한영진 신한PWM 프리빌리지 강남센터장

‘신한은행 PB 인증서 1호 프라이빗뱅커(PB).’ 한영진(53) 신한PWM 프리빌리지 강남센터장을 소개할 때면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다. 실제로 그는 신한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센터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진화할 때마다 ‘산파’ 역할을 도맡아 왔다. 1990년대 중반부터 VIP 고객의 자산관리를 시작해 올해로 20여 년째 국내 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Dinner with PB­­­] 20년 경력 베테랑 PB의 금융 자산 50억 원 굴리기
신한은행의 PB센터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변화를 거듭해 왔다. 1990년대 VIP멤버스 클럽 형태로 운영되던 신한은행의 PB 서비스는 2002년 PB센터를 정식으로 출범시켰다. 이후 꼭 10년 뒤인 2012년 은행과 증권의 협업 시스템인 PWM 모델을 처음으로 도입한 신한은행은 지난 4월 15일 25개 PB센터를 모두 PWM센터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2000년대 후반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겪으며 고객들의 자산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은행과 증권 각 분야의 전문성을 융합하는 게 필요하다는 신한금융그룹의 판단이 뒷받침된 결과다. 신한 PB 서비스는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 신한PWM 중에서도 예탁 금융 자산 50억 원 이상의 고객을 위해 특화된 PWM센터인 프리빌리지(Privilege)센터가 그것이다. 4월 말 현재 프리빌리지센터는 서울센터와 강남센터 두 곳이 있다.


신한PWM 모델은 은행과 증권의 협업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업계에서뿐 아니라 고객들 역시 관심이 큽니다. 다른 은행의 PB 서비스와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처음 신한PWM 모델을 준비하기 시작한 게 2011년 말부터입니다. 당시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등을 겪으면서 금융시장 역시 요동을 치던 시기였습니다. 차이나펀드가 대폭락하고 키코(KIKO) 등 파생상품으로 손해 본 투자자들이 속출했죠. 저를 포함해 동료들 역시 그 과정을 겪으면서 다시 한 번 깨달은 것이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은행의 PB야말로 정말 도덕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은행 PB들도 증권 상품에 대해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했고요. 현재 신한PWM센터의 상담실 구조를 살펴보면 이 같은 특징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우리 센터는 고객상담실 5개 중 3개 룸을 은행과 증권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해놓았거든요. 만약 고객이 은행 PB와 상담을 하다가도 재테크 포트폴리오상 증권 상품이 필요하다면 이곳에서 연이어 증권 PB와 상담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은행 PB가 증권 상품에 대해 설명하는 일은 절대 없을뿐더러 이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각각의 상품에 대해 최고의 전문가들이 장단점을 짚어주고 정확한 설명을 제시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연속성을 잃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갈 수 있는 겁니다.”


2012년 7월 신한PWM 프리빌리지 강남센터 신설 준비위원장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신한PWM 프리빌리지센터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신한은행의 PB 서비스가 시대에 따라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그만큼 금융 고객들의 필요가 달라짐에 따라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 신한은행이 PB라는 용어 대신 PWM 모델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단순히 고객의 재테크를 위해 자산관리 전략을 돕는 PB(Private Banker)가 아니라 절세와 상속 등 전반적인 자산관리를 돕는 WM(Wealth Management)의 역할까지 확대해 가겠다는 겁니다. 신한PWM은 그런 의미에서 은행과 증권이 서로의 영역을 뛰어넘어 고객들의 입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는 데 의미가 큽니다. 그중에서도 프리빌리지센터는 50억 원 이상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PWM센터입니다. 10억 원을 가진 자산가와 50억 원을 가진 자산가는 같은 1억 원이라도 운용 전략이 다를 수밖에 없거든요.”


프리빌리지 강남센터를 찾는 고객들의 투자 성향 또한 일반 고객들과는 차이가 있나요. 최근 50억 원 이상 자산가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투자처는 어디인가요.
“요즘 PB센터를 찾는 고객들의 경우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것보다는 절세나 상속 등 자산관리에 관심이 많아진 건 맞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이 기본적으로 다양한 비과세 상품에 가입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예탁 금융 자산 50억 원 이상인 고객들의 경우 투자 상품에도 꽤 관심이 높은 편입니다. 나름대로는 안전성을 추구하면서도 남들이 하는 것만큼은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고 싶어 하고, 또 늘 같은 방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투자처를 찾으려는 욕구도 크고요. 현재는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아무리 안전형 투자자라 하더라도 기존처럼 예·적금에만 의존해서는 자산관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대명사인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초자산을 구조화해 정기예금보다 2배 정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상품입니다. 기초자산 가격과 중도 상환 조건 등 상품 내용을 꼼꼼히 챙겨 가입한다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Dinner with PB­­­] 20년 경력 베테랑 PB의 금융 자산 50억 원 굴리기
센터장님이 고객들의 투자 전략을 세울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PB라면 고객의 돈을 내 돈처럼 관리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객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나의 투자 원칙에 고객이 맞춰가도록 하는 편입니다. 요즘은 고객들도 정보 입수가 워낙 빠르니까 ‘어디에 뭐가 좋다더라’는 얘기를 들으면 무리해서 욕심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그럴 때 전체적인 포트폴리오를 따져봤을 때 고객이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라면 위험을 대비할 수 있도록 고객을 설득하는 것 또한 PB로서 중요한 역할이라고 봅니다. 한번에 큰 위험을 수반하는 대신 고객들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위험을 분산시키는 편입니다. 물론 이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프리빌리지센터의 고객들은 금융 자산 규모에 따라 상대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다릅니다. 이런 경우 고객들의 투자 성향이나 요구에 따라 맞춤식 상품을 별도로 관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최대한 귀 기울여 고객의 요구를 듣되, 고객의 요구에 무조건 끌려가면 안 된다는 겁니다.”
[Dinner with PB­­­] 20년 경력 베테랑 PB의 금융 자산 50억 원 굴리기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었나요.
“1999년 만났던 고객 한 분이 생각납니다. 당시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금융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투신권에서만 취급하던 상품들이 금융권 벽이 허물어지며 은행에서도 판매하기 시작한 거였습니다. 단위금전신탁이 대표적이었는데 은행 상품 중에서는 최초로 가입 고객들에게 손실을 입혔습니다. 당시만 해도 은행 상품으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개념조차 없던 고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분은 자녀의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큰 수익을 내달라며 자금을 맡겼는데 그 돈을 잃게 됐으니 얼마나 상심했겠습니까. 그때 처음으로 동해까지 달려가서 고객을 찾아뵙고 무릎을 꿇고 죄송함을 표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사건 이후 PB 영업을 하면서 나름대로 포트폴리오 제안 영업의 원칙을 갖게 된 계기가 됐죠.”


고객들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기본 매뉴얼이 있나요. 50억 원을 기준으로 합리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주신다면.

“사실 자산관리 원칙은 PB 팀장의 철학과 경험, 노하우, 그리고 고객 성향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에 ‘이것만이 정답이다’라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 보여드리는 표가 50억 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기본적인 포트폴리오입니다. 실제 우리 프리빌리지 강남센터에서 VVIP 고객들에게 제안해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기도 합니다. 보험을 포함한 대표 비과세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위축돼 있던 시장에 충분히 대비하면서도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면 즉시 상품으로 투입할 수 있도록 유동성이 확보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센터장님께서 최근 가장 눈여겨보는 투자처는 어디입니까. 고객들에게 추천한다면.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면서 반드시 고려할 점은 지금 좋은 곳이 아니라 ‘앞으로 좋을 곳’을 찾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요즘에는 과거와 다른 상황인 중국 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첫째 이유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들 수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국가들이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에 도달했으나 아직도 중국은 깊은 조정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당시에 버블을 인정하더라도 과도하게 저평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둘째로 시진핑 정부의 집권 2년 차에 대한 정책 기대감도 작용합니다. 지난해 시장 기대와는 반대로 시장 친화적인 정책보다는 구조조정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산적한 문제들이 잡음을 일으키겠지만 남은 9년에 대한 시진핑의 경제 정책들이 제자리를 찾는다면 저평가된 주식 자산들이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사실 중국 투자가 조심스러운 것은 이미 중국은 브릭스 펀드 등에 걸려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겁니다. 2007년에서 2008년 무렵까지 각 금융기관에서 이 상품들을 마구 팔았다가 엄청난 손해를 내고 있지 않습니까. 이분들의 경우는 과거의 상품은 손실을 입더라도 해약을 하고 올해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탈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정통 스테이크 하우스 붓처스컷에서 즐기는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
[Dinner with PB­­­] 20년 경력 베테랑 PB의 금융 자산 50억 원 굴리기
외식 전문 기업 (주)SG다인힐에서 운영하는 붓처스컷은 아메리칸 스타일의 스테이크 하우스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 1차 웻에이징(wet aging) 과정을 거친 뒤 다시 드라이에이징(dry aging)하는 숙성법을 통해 꽃등심, 뉴욕 스트립, 티본, 엘본 등 스테이크 육질을 향상시켰다. 여기에 자체 연구·개발한 그릴을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스테이크 하우스들과 차별화된 맛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안심, 뉴욕 스트립, 립 아이를 한번에 맛볼 수 있는 붓처스컷 샘플러(Butcher’s Cut Sampler), 프리미엄 버거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후레시 트리플 버거(Fresh Triple Buger)’와 ‘랍스타 버거(Lobster Buger)’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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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칭 와인 시나몬향이 매력적인 스테이크 하우스

스테이크 하우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컬트와인 K빈트너스의 세컨드 와인으로 묵직한 흙냄새와 시나몬향이 매력적이다. 입 안에서 퍼지는 부드러운 타닌과 적당한 산도는 와인의 균형을 조화롭게 맞추고 있다. 캘리포니아 컬럼비아밸리의 포도밭은 카스카데 마운틴(cascade moutains)을 따라 형성돼 있는데, 이 지역은 차가운 바닷바람의 영향이 적은 대신 기온이 따뜻하고 일조량이 높으며, 연간 152~203cm의 적은 강수량으로 건강하게 잘 익은 프리미엄급 와인 산지가 형성됐다. 적은 강수량과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은 와인에 활력을 주고 풍부한 향과 원숙한 과일 풍미를 선사한다.



이정흔 기자 verdad@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요리 및 와인 협찬 (주)SG다인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