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풍을 넘어 신드롬으로

[SPECIAL REPORT] 조선에서 온 그대, 정도전
대한민국이 ‘정도전’으로 들썩이고 있다. 처음에는 남심(男心)을 흔들더니 이제는 여심(女心)까지 사로잡았다. 열풍을 넘어 거의 신드롬 수준. 그 시작은 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이 인기를 끌면서부터다. 아닌 게 아니라 고려왕조에서 조선왕조로 교체가 일어나는 시기, 조선건국의 설계자로 알려진 정도전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 ‘정도전’은 정통 사극이라는 한계와 널려 있는 스포일러, 이렇다 할 스타 연기자 한 명 없이도 수많은 충성 시청자들을 거느리며 연일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 흐름을 타고 출판계에서도 정도전 관련 도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 심지어 10여 년 전 출간됐던 관련 도서까지 개정판으로 재출간되고 있을 정도다.

도서뿐만이 아니다. 왜 지금 정도전에 열광하는가에 대한 다양한 분석들이 여러 시각에서 이뤄지고 있고, 지금껏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았던 정도전이라는 역사 속 인물에 대한 새로운 조명도 활발하다. 재밌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정도전’을 보며 현실 정치를 떠올리고, 그 속에서 지금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는 점이다. 드라마 ‘정도전’을 집필하고 있는 정현민 작가가 약 10년간 민주노동당을 거쳐 민주당, 새누리당 국회의원 보좌관을 했다는 이력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600년 이상의 시공을 초월해 2014년 다시 부활한 정도전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을까.


글 박진영·이정흔 기자│사진 서범세 기자│전문가 기고 이주한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안미헌 한국비즈트레이닝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