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조영남 ‘1000만~2000만 원’

조영남, 최백호, 하정우, 구혜선, 심은하, 그리고 최근에는 윤은혜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국내 대표적인 ‘아트테이너’라는 점이다. 탤런트와 가수로 연예계를 주름잡는 이들이 줄지어 ‘미술계’에도 발을 들여놓고 있다. 특히 이들의 작품은 독특한 개성이 묻어나 작품성에서도 인정을 받으며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위) 하정우의 작품 ‘하와이 페스티벌’(왼쪽)과 조영남의 작품 ‘극동에서 온 다섯 가지 행복’.(아래) 왼쪽부터 국내 대표적 아트테이너 하정우, 조영남, 윤은혜.?
(위) 하정우의 작품 ‘하와이 페스티벌’(왼쪽)과 조영남의 작품 ‘극동에서 온 다섯 가지 행복’.(아래) 왼쪽부터 국내 대표적 아트테이너 하정우, 조영남, 윤은혜.?
서울 청담동에서 4월 27일까지 이어진 ‘10 꼬르소 꼬모(10CC) 서울-6주년 기념 전시회’. 이곳에 등장한 한 미술작가에게 카메라 세례가 쏟아진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배우 윤은혜. 10CC의 서울 오픈 6주년 기념을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패션 일러스트계의 세계적인 거장 토니 비라몬테스의 한국 전시회 중 한국의 아티스트 6명이 참여한 ‘전시 속의 전시’를 마련했다. 그는 6인의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것이다.

윤은혜뿐만이 아니다. 구혜선, 하정우 등은 꾸준하게 전시회를 개최하며 미술계에서도 꽤 주가를 높이고 있다. 구혜선은 2009년 서울 인사동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와 국제 아트페어 홍콩 컨템퍼러리에 초청 작가로 참여할 만큼 화가로서의 인지도 역시 상승하고 있다. 자유분방한 기질의 드로잉과 공예가 특징이다. 의자, 조명 등 공예품이 점당 수백만 원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값은 호(가로 22.7cm·세로 15.8cm)당 10만~20만 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현재 국내 미술 시장에서 신인 작가가 호당 5만∼10만 원에 팔리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2010년 첫 개인전 이후 최근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하정우는 미술 시장에서도 ‘완판 작가’로 입지를 탄탄히 굳히고 있다. 지난 3월부터 4월 초까지 서울 청담동 까르띠에 메종과 남산 표 갤러리 두 곳에서 개인전을 열어 60여 점의 작품을 출품, 전시 시작과 동시에 대부분 판매하며 미술작가로서 ‘이름값’을 증명했다. 지난해 3월 미국 뉴욕에서 한 달 동안 연 전시에서도 16점을 모두 판매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팝아트와 표현주의의 화풍으로 미술계에서도 ‘기대가 되는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그의 작품 가격 역시 상종가를 치고 있다. 그의 그림이 거래되는 가격은 호당 20만~30만 원 선으로 실제 최근 거래된 작품의 최고 가격은 18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트테이너 중 가장 높은 ‘그림 값’을 자랑하는 이는 단연 조영남이다. 1973년 첫 개인전을 열어 올해로 41년째를 맞은 중견 화가다. 주로 화투, 태극기, 코카콜라 등을 소재로 한 다양한 팝아트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그의 그림 가격은 호당 30만~50만 원 선으로 웬만한 중견 작가를 넘어서는 수준. 실제 그는 인터뷰를 통해 “그림 가격은 갤러리에 능력대로 팔라고 한다”며 “객관적으로 1000만~2000만 원 정도에 거래된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외에도 배우 강석우, 김혜수, 심은하, 가수 나얼, 배일호 등이 개인전이나 자선경매와 같은 비영리 행사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공개한 바 있다. 실제 지난해 5월 서울오픈아트페어 자선판매에서도 강석우의 100호와 30호 유화 작품이 각각 700만 원과 500만 원에, 또 김혜수 역시 그의 작품 ‘레이닝 어게인’을 500만 원에 판매했다. 심은하의 수묵화는 2009년 비공개 경매에서 500만 원에 낙찰, 하한선이 형성되며 화가로서도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정흔 기자 ver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