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자 KB국민은행 수지PB센터장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독특한 이름 덕분일까. 평소에도 ‘황후 센터장‘으로 불린다는 그는 “내가 황후가 아니라 고객을 황후처럼 만들어 주는 자산관리 전문가”라는 말로 자신을 소개한다. 황후자 KB국민은행 수지PB센터장을 만나 와인 한 잔과 함께 골드 시니어들을 위한 재테크 조언을 들었다.
[Dinner with PB­­­] “골드 시니어들의 관심은 변액연금보험과 롱쇼트펀드죠”
“때로는 심부름꾼, 때로는 집사처럼.” 고객을 황후로 만드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황후자 KB국민은행 수지PB센터장이 내놓은 답이다. 고객의 토지 보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기도 하고, 때로는 정성 가득 담은 도시락을 싸 들고 등산길에 따라나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 같은 노력이 뒷받침된 덕분일까. 2003년 처음으로 프라이빗뱅커(PB) 업무를 시작한 황 센터장은 KB국민은행 내에서도 여러 차례 그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사내 최우수 PB로 선정되며, KB국민은행 PB 브랜드인 ‘골드앤와이즈(Gold& Wise)’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영예도 안았다. 분기별 각종 개인 평가를 종합해 매긴 점수에서는 3등 이하로 떨어져 본 적이 없을 정도다.


지난해까지 강남PB센터 팀장으로 근무하다 2014년 1월 센터장으로 승진하면서 수지PB센터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처음으로 센터장을 맡은 만큼 책임감이 클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KB국민은행에는 모두 1200여 개 점포가 있는데 이번에 53명이 신임 지점장으로 인사가 났습니다. 그중 여성 지점장은 3명인데, 제 이름이 그중에 들어가 있다니 영광이죠. 다른 것도 아니고 고객들의 자산관리를 돕는 일이다 보니 책임감이 정말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공부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2008년 건국대 부동산 대학원을 졸업하고 2011년에는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높게 평가받아서 센터장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수지PB센터는 KB국민은행 지점 중에서도 몇 안 되는 ‘골드 시니어 은퇴특화센터’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고객들의 성향 또한 뚜렷할 것 같은데요.
“잠실 아시아선수촌PB센터를 거쳐 강남스타PB센터에서 6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아시아선수촌에도 숨어 있는 초고액자산가들이 꽤 많지만 강남스타PB센터는 최소 예탁금 30억 원 이상의 슈퍼리치들이 주 고객입니다. 대부분 30~50대가량의 남성들인데, 강남 지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죠. 이와 비교해 수지PB센터 고객들은 평균 연령이 70~80대로 CEO나 고위 공무원으로 일하다 은퇴한 분들이에요. 강남에도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지만 도시 외곽에서 조용하게 노후 생활을 즐기려는 분들이죠. 그야말로 골드 시니어 고객들에게 특화된 PB센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골드 시니어 은퇴특화센터라고 하니 PB센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도 다른 곳과는 차이가 클 것 같습니다.
“네, 아무래도 PB센터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PB센터 내에 영화관이나 스크린골프 같은 여가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영화를 상영할 때마다 센터 내에 PB들과 함께 콜라 같은 음료수를 준비해 놓기도 하고요. PB들이 직접 고객들의 집으로 찾아가 만남을 갖기도 하고, 최근에는 트레킹이나 등산, 골프 등을 함께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치 그분들과 오래 마음을 나눈 친구처럼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지PB센터를 찾는 골드 시니어들이 재테크 투자에서 가장 관심을 보이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요즘 이분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무래도 절세와 가업승계입니다. 자신이 운영하던 사업체를 물려주는 것 외에도 부동산 등을 포함해 200억~500억 원대에 달하는 자산을 어떻게 자손에게 넘겨줄지 관심이 큽니다. 최고 상속세율이 50%에 달하니까, 상속 전략을 제대로 준비해 놓지 않으면 오히려 자손들이 재산을 물려받고도 고생할 수 있다는 걸 너무 잘 아는 겁니다.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데도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특히 은퇴한 부유층들의 경우는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리려는 욕구보다는 현재의 자산을 어떻게 하면 잘 지킬 수 있을까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지난해까지는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자산가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커서 주가지수와 연계돼 있는 원금보장형 ELS와 환율, 골드, 부동산 지수 등과 연계된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증권(DLS)에 관심을 가지시고 큰 금액의 자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골드 시니어 고객 중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나요.
“오늘 센터를 찾아 온 60대 노부부가 있습니다. 현금 5억 정도 되는 자산을 앞에 내놓으면서 대뜸 한다는 말이 ‘자신들을 좀 설득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자초지종을 듣고 보니 최근 한 부동산에서 광교 신도시에 상가를 소개받았는데 수익률 6%를 보장하더라는 겁니다. 수익률 6%라 하면 꽤 솔깃할 만한데, 막상 투자를 하려니 불안하셨던 겁니다. 연세가 있으니 추후에 관리도 어려울 것 같고, 취·등록세 등 세금 문제도 고려해야 하니까요. 더욱이 이분들은 이미 부동산 자산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습니다. 잠실에도 185.1㎡ 아파트가 있어서 전세를 놓고 있고, 수지에도 현재 거주 중인 204.9㎡ 아파트가 있고요. 아파트 상가도 갖고 있어서 임대수익이 나오고 있고요. 그러니까 같은 금액을 금융상품에 투자해서 수익률 4~5% 정도로 맞춰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찾아 달라는 거였습니다.”
[Dinner with PB­­­] “골드 시니어들의 관심은 변액연금보험과 롱쇼트펀드죠”
[Dinner with PB­­­] “골드 시니어들의 관심은 변액연금보험과 롱쇼트펀드죠”
앞의 사례처럼 골드 시니어들의 경우 부동산 자산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자산관리에 있어서도 부동산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입니다. 아무리 부동산 시장이 죽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도 골드 시니어들은 여전히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으로 자산을 불린 경험과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는 세대이기 때문이죠. 워낙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세대이기 때문에 부동산을 빼면 자산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노부부의 사례처럼 이분들도 최근에는 부동산 자산을 금융 자산으로 돌리고 싶어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60대 이상 은퇴 고객들일수록 아무래도 투자 경험이 적고 낯선 금융 투자보다는, 늘 하던 대로 부동산 투자에 눈을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 같은 PB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금융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더라도 선뜻 시도하지 못 하는 분들이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설득하는 데 공을 많이 들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대신 금융으로 눈을 돌리는 골드 시니어 고객들이 어느 정도 늘고 있나요.
“네. 우리나라 골드 시니어 고객들의 경우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워낙 높습니다. 골드 시니어들의 자산 비중을 살펴 보면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이 75%, 금융 자산이 25%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부동산 자산 비중이 80~90%에 달했을 정도였어요. 전체적인 포트폴리오가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분명한 건,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계속될 거라는 겁니다. 최근 들어 부동산 경기가 악화된 영향도 있고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금융 자산 비중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거든요. 미국 같은 선진 시장만 보더라도 부동산 자산과 금융 자산의 비중이 거의 50% 정도씩으로 맞춰진 경향을 보입니다. 그만큼 우리 역시 금융 자산 시장이 커질 여지가 그만큼 큰 겁니다.”


그렇다면 이분들과 같은 골드 시니어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금융상품은 무엇인가요.
“최근 골드 시니어들은 부동산이든 금융상품이든 투자를 결정할 때 현금흐름을 굉장히 중요하게 따지는 편입니다. 부동산의 경우 기존처럼 장기간 묻어 놓았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보다는 매달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을 찾는 분들이 많고요. 금융상품 역시 오랫동안 투자 금액을 내다가 만기가 됐을 때 목돈을 찾는 것보다는 월마다 이자가 지급되는 월지급식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중에서도 저희 센터에서는 변액연금보험을 많이 권해드리는 편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변액연금보험 안에 ELS를 넣은 일종의 변종 변액연금 상품에 관심이 많아요. 골드 시니어 고객들이 ELS를 꺼리는 이유는 세금 폭탄 때문인데 변액연금 속 ELS 상품은 비과세가 되거든요. 주식형 펀드는 몇 년 전부터 롱쇼트펀드가 뜨겁습니다. 특히 롱쇼트펀드의 경우에는 장기 투자와 단기 투자를 적절히 운용할 수 있는 펀드매니저의 역량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롱쇼트펀드의 경우 펀드운용사의 운용 실적을 찬찬히 따져 본 뒤 신중하게 결정하는 편입니다. 단기적으로 최근 1~2년 실적이 좋았다면 그건 운일 수도 있거든요. 적어도 5~10년 동안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는 운용사를 선택해 거래하고 있습니다.”



‘도심 속 자연 공간’ 낙원에서 즐기는 양념갈비
[Dinner with PB­­­] “골드 시니어들의 관심은 변액연금보험과 롱쇼트펀드죠”
메이필드 호텔의 한식당 낙원은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갈비 전문 식당이다. 1982년 메이필드 호텔이 들어서기 이전부터 한옥의 멋과 풍미를 간직한 명품 한식당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마당 한가운데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는 초례청은 비즈니스 다이닝 장소로 제격이다. 초례청은 본래 전통 혼례를 올리던 장소인데 최근 한국식 프라이빗 다이닝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금장을 입힌 단청은 화려하면서도 기품 있는 멋을 자아내고 있다. 낙원의 대표 메뉴는 국내산 한우 양념갈비. 청정 지역인 강원도 철원에서 직접 사육되고 엄선된 1++등급의 국내산 한우에 한약재, 표고버섯, 과일, 벌꿀을 사용한 양념을 숙성시켜 만들었다.
[Dinner with PB­­­] “골드 시니어들의 관심은 변액연금보험과 롱쇼트펀드죠”
매칭 와인 건강한 백년 장수를 기원하는 산타 헬레나 100+
산타 헬레나는 1942년 VSP그룹에 의해 설립된 글로벌 와이너리다. 칠레 최고의 와인을 전 세계에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고품질 와인에 집중하고 있다. 100+는 산타 헬레나의 상징인 수령이 100년이 넘은 올드바인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1910년에 심어진 올드바인이 펼쳐진 이 지역은 겨우 10헥타르에 불과하며, 안데스 산맥이 병풍처럼 펼쳐진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한낮의 태양과 밤중의 안데스 산맥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만들어 내는 큰 일교차가 포도의 품질을 더욱 뛰어나게 만들어 준다. 100%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들어졌으며 올드바인의 깊이를 담고 있다.


이정흔 기자 verdad@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요리 및 와인 협찬 메이필드 호텔·길진인터내셔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