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대륙 호주…샹그릴라가 따로없네
7월의 호주는 겨울이다. 수많은 북반구 사람들이 남반구의 호주로 앞 다퉈 여름휴가를 떠나는 것도 그 때문이리라. 하지만 더 있다. 우리가 호주에 가야만 하는 이유. 42km의 아름다운 해변이 이어지며 세계 부호들의 별장이 즐비할 정도로 럭셔리한 휴양지인 골드코스트. 고풍스러운 옛 건축물들이 즐비해 유럽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낭만의 도시 멜버른. 각양각색의 두 도시를 가 본 것만으로도 호주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다. 그리곤 이 말이 절로 나온다. 오지(Aussie)! 오지(Aussie)!출장 차 호주에 갈 예정이라고 하자, 지인들의 반응이 두 부류로 나뉜다. 호주에 가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나도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는데, 좋겠다”고 하고, 호주에 한 번이라도 가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정말 좋겠다, 정말 멋진 곳이고 내 인생에 있어 꼭 한 번 다시 가보고 싶은 나라다”며 호들갑을 떤다.호주는 한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 1, 2위에 꼽을 만큼 동경해 마지않는 나라다. 호주에 가 보지 않은 사람들보다 한 번이라도 가 본 사람들이 더욱 그곳에서의 꿈같은 시간을 다시 한 번 갖길 원한다. 한국과의 시차도 1시간 밖에 나지 않아 도착하자마자 바로 낯선 경험 속으로 뛰어들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호주 마니아’가 될 채비를 마치고 지난 7월 1일 호주행 캐세이패시픽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세계 3대 해변으로 꼽히는 골드코스트. 남부 퀸스랜드에 있는 골드코스트는 겨울철 평균 기온이 섭씨 21도 정도로 높은 편이고, 연중 300일이 맑은 날일 정도로 ‘휴양지다운’ 기후가 자랑이다. 골드코스트 공항은 국내선만 운행하기 때문에 인근 국제공항인 브리즈번 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밟았다. 골드코스트는 브리즈번 국제공항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다. 공항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이동한 곳은 골드코스트 최고급 호텔로 손꼽히는 ‘콘래드 주피터스 카지노(Conrad Jupiters Casino)’. 골드코스트 나이트 라이프의 하이라이트는 콘래드 주피터스 카지노, 룰렛 게임, 호텔의 쇼 등 다양한 게임과 쇼를 즐기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4시간 영업하며 드레스 코드도 그다지 까다롭지 않다. 게임의 종류는 룰렛, 블랙잭, 슬롯머신, 키노, 그리고 2개의 동전을 던져 앞뒷면의 여부에 승부를 거는 투업(Two-Up) 게임 등을 비롯해 총 9가지다. 또 회원만 들어갈 수 있는 클럽 콘래드도 있다.화려함의 극치를 경험해 보고 싶다면, 골드 코스트의 명소 중 하나인 베르사체 호텔에 가볼 것. 팔라조 베르사체 호텔은 클래식한 로마시대와 유럽의 화려한 궁전 디자인이 어우러진 호텔이다. 화려하고 관능적인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의 분위기가 그대로 녹아 있는 패션 리조트로 유명세를 탔다. 황금빛의 로비와 강렬한 원색의 바닥 장식, 모래가 깔린 야외 수영장은 화려하고 세련됐으며, 레스토랑의 작은 티스푼에서부터 객실의 슬리퍼 타월까지 모두 베르사체 제품으로 준비돼 있다. 호텔 복도마다 멋들어지게 걸린 베르사체 패션 사진들은 이곳이 호텔인지 패션쇼장인지 분간이 힘들게 한다. 명품 베르사체의 마니아라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하다.골드코스트에는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여흥거리도 많다. 드림월드, 워너 브라더즈 무비월드, 시월드, 웨트 앤드 와일드 워터 파크 등 공을 많이 들인 테마파크에서 가족들과 함께 즐겁고 신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시월드에서는 코앞에서 돌고래 쇼를 감상하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드림월드에서는 거대한 호랑이의 앙증맞은 재롱을 보면서 스테이크를 썰 수 있다. ‘대자연과 함께 하는 만찬’을 가족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것. 세계 최대의 인공 호수 ‘샤크 베이’에서는 갖가지 해양 생물을 만날 수 있다. 상어 가오리 그루퍼 열대어 등이 환상적인 바닷속을 연출한다. ‘야생 동물원’이 있는 드림월드에선 거대한 호랑이 우리 안에서 식사할 수 있는데, 식사 후엔 호랑이를 직접 대면하고 만져보는 이벤트도 갖는다. 이 밖에도 코알라, 비단뱀, 악어 등 다양한 동물을 직접 보고 안아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골드코스트는 말 그대로 금빛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진 곳이다. 이 아름다운 모래밭 위에 세워진 고층 건물들은 이국적인 매력을 고스란히 전한다. 특히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주거용 빌딩으로 꼽히는 ‘Q1 전망대’ 꼭대기 77층에서 360도로 바라다 보이는 골드코스트의 모습은 장관을 이룬다. 또한 갑부들의 요트들이 빼곡하게 늘어서 있는 선착장인 동시에 명품 숍과 고급 브랜드 숍들이 즐비한 ‘마리나 미라지’에서 요트로 1시간가량을 가면 나오는 사우스 스트래드브로크 섬의 ‘맥라렌즈 랜딩’에서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끝없는 해변을 자동차를 타고 내달리는 경험은 골드코스트가 아니면 해보지 못할 것이다.골드코스트의 중심인 서퍼스 파라다이스(Surfer’s Paradise)는 이름 그대로 서퍼들의 천국. 해변 근처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고층 호텔과 쇼핑 아케이드, 레스토랑, 나이트클럽 등이 즐비하다. 겨울에도 섭씨 20도 이상의 훈훈한 날씨를 유지하는 이곳에선 1년 365일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도심엔 수영복만 걸치고 서핑보드를 옆에 낀 늘씬한 선남선녀들이 꽉 들어차 있다. 바다는 서핑과 수영을 하는 사람들로 그리고 해변은 일광욕이나 비치볼을 하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서핑에 감이 없는 방문객들이 무작정 바다로 나갈 순 없는 일. 액티비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헬리콥터를 타고 해안 감상하기,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해안을 따라 질주하기, 노곤한 몸을 풀기 위한 고급 스파 체험 등을 다양하게 체험해볼 수 있다.감성을 일깨우는 골드코스트를 뒤로하고 국내선을 따라 도착한 곳은 호주 제2의 도시 멜버른. 호주 시티 관광이라고 하면 아직도 시드니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런 고정관념은 멜버른에 도착하면서 여지없이 깨진다. 세련된 문화와 완벽한 교통 체계, 최신식 호텔 시설들, 그리고 멜버른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만나는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목가적인 풍경….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곳, 멜버른이다.7월의 멜버른은 한겨울로 치닫고 있었기 때문에 두꺼운 외투에 머플러를 친친 동여매야 할 정도로 추운 날씨를 보였다. 혹자는 멜버른의 하루에 사계절이 모두 담겨 있다고 말한다. 아침과 밤엔 몸을 움츠리고 다녀야 할 정도로 추운 기온이지만 낮엔 얇은 재킷하나만 입어도 될 만큼 따뜻해 일교차가 심한 편이다. 영국의 후예들이 이주해 와 세운 도시답게 날씨 또한 영국과 매우 닮아 있다. 특히 겨울에는 차가운 비가 내려 꽤 추운 편이다. 한여름 낮 최고기온은 종종 섭씨 35도를 넘는 경우가 있으나, 한국의 여름 날씨와는 달리 건조해 불쾌지수는 높지 않다.19세기 말 골드러시를 타고 만들어진 멜버른은 오늘날에도 웅장하고 멋진 건축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즐거운 착각에 빠질 수 있다. 또한 각 도로들이 깔끔하게 만나면서 질서정연하고 균형 잡힌 격자 모양을 이룬 지도를 보다보면 멜버른이 계획도시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공간이 제자리에 정돈된 듯 보이는 이 도시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이주민들이 멜버른은 도시 건설 초창기에 이탈리아나 그리스 출신의 많은 이주자들로 구성된 다민족 도시다. 론스데일 스트리트 주변의 그리스인 거주 구역, 빅토리아 스트리트의 베트남인 거주 구역부터 차이나타운의 중국 문화, 콜린스 스트리트의 패리스 엔드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기 그지없다. 시내에는 각국의 특색 있는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이 즐비하고, 페스티벌에서는 각양각색의 민족의상을 볼 수 있다.다양한 문화가 용광로에 들어온 듯 뒤섞인 멜버른은 호주를 대표하는 문화 도시로 크고 작은 각종 공연이 연중 이어진다. 호주의 문화 중심지로서 멜버른의 위상은 영화와 요리 축제, 대규모 예술 전시회, 초호화 뮤지컬 등 지칠 줄 모르고 이어지는 문화 프로그램에서 엿볼 수 있다.멜버른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상징물은 바로 ‘트램’이다. 교통수단으로 중후한 건물들과 공원들 사이를 누비며 경적을 울리는 트램(시가 전차)은 ‘차도엔 버스, 지하엔 전철’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겐 분명 이국적이다. 트램은 멜버른 시민들의 발과도 같은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시내 어느 곳이라도 이 전차만 이용하면 만사형통이다. 멜버른에 왔다면 한 번쯤은 꼭 트램을 이용해 보길 권한다. 전차를 사용할 때는 전차번호와 최종목적지를 확인하고 탑승해야 하는데 사람이 많거나 혹은 너무 적거나 하면 그냥 지나쳐 가므로 손을 들어 신호를 하든지 하는 방법으로 차를 세울 수 있다. 그리고 내릴 때는 차 안 천장에 매달려 있는 끈을 잡아 당겨 운전사에게 알려준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골드코스트와 멜버른. 기후와 문화 사람들의 생활방식까지…. 너무나 달라서 한 나라라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공통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관광 대국 호주답게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도시가 돌아가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가는 곳마다 넘치는 환희와 놀라움.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호주를 찾아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골드코스트까지 직항은 없고, 서울~브리즈번 콴타스(QF), 대한항공(KE)등의 항공이 운행하고 있다. 골드코스트를 갈 경우, 브리즈번 도착 후 코치트랜스의 공항 리무진 버스로 골드코스트까지 이동해야 한다. 브리즈번~골드코스트의 소요 시간은 1시간 40분이다.캐세이패시픽 항공이 서울~홍콩~멜버른 루트를 매일 운항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면 서울~시드니 직항과 시드니~멜버른 국내선을 타게 된다. 스케줄은 현지 도착이 이른 아침인 캐세이패시픽 항공이 여행하기 좋다.골드코스트·멜버른(호주)=김지연 기자 jykim@moneyro.com취재협조: 호주정부관광청 (02)399-6502©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