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2000시대 투자 전략

스피지수가 질주에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연초 증권 전문가들은 올해 코스피지수의 최고점을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가장 낮게 예측한 증권사는 1580선으로 봤고 가장 높게 예측한 경우에도 1780선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코스피지수가 1434이므로 대략 10~25% 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측한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최근 증권사들은 뒤늦게 코스피지수 최고치를 높게 수정하기 바쁘다. 이제는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코스피지수가 2300선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다.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주가 전망이 이처럼 어긋난 이유로 몇 가지를 들고 있다. 우선 경제 전망 자체가 크게 틀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초 각종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다소 낮게 잡고 L자형 불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기업 설비 투자가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내수와 수출 증가세가 높아졌다. 북핵 문제 완화로 지정학적인 리스크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경제연구소들은 경제성장률을 적어도 0.1~0.2%포인트 이상 수정하기 시작했다. 국책기관인 한국은행도 당초 예상치(4.4%)보다 0.1%포인트 높은 4.5%로 상향 조정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일반 투자자들의 눈으로 보면 증시 전망 자체의 신뢰성이 매우 낮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전문가들도 맞추기 어렵다는 주가는 도대체 어떻게 형성될까. 주가에는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는 모든 정보가 즉시 반영된다. 미래의 예측 가능한 정보까지 반영될 정도다. 따라서 미래의 예측하지 못한 정보만이 추가적으로 주가를 움직여 간다는 말이 성립된다. 이런 속성으로 인해 주가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인 셈이다.올해 증권 전문가들의 주가 전망이 빗나간 이유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세계적으로 단기자금이 넘쳐흐르는 유동성 상황을 과소평가한 결과다. 최근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유동성은 각국 증시 예측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둘째, 국내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를 잘못 해석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규제로 자금흐름이 변화하고 있고 예상과 달리 경상수지와 주가 간의 관계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내 경기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조선 기계 철강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가 이어지고 있고 기업의 설비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경기선행지수가 예상외로 상승세를 보이는 등 일반적으로 주가 전망에 사용하는 각종 변수들의 변화도 심하게 발생하고 있다.마지막으로 국제 여건도 예상 밖으로 움직였다.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 등이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다.특히 증권 전문가들이 가장 당황하고 있는 부분은 경제 변수 간의 상관관계가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추세나 상관관계를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상관관계가 크게 변화하면서 흔들린다면 잘못된 예측은 불가피해진다. 이래저래 증시 예측가들의 수명은 짧아질 것 같다. 지금도 주가를 잘못 예측한 전문가들이 투자자들의 비난을 받으면서 직장에서 해고될 지경이라고 한다. 이 같은 대세 상승기조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선호 현상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늙어가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주식 펀드에 적립식으로 장기간 투자하고 있는 40대들, 저금리로 인해 채권상품이나 예금보다는 주식 펀드를 애용하는 20~30대, 침체되는 부동산보다는 수익률이 높은 펀드를 선택하는 50대들. 이런 현상은 종국적으로는 국내 주식시장의 미래를 매우 밝게 해준다. 특히 지금과 같은 폭등 장세에서는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내재 가치를 반영하는 것을 넘어서 앞으로 고령화 시대에 벌어질 장기적인 주가 상승세를 미리 반영하는 듯하다.그렇다면 펀드 수익률은 어떨까.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내 주식 펀드의 상반기 수익률은 34%에 달한다. 해외 주식 펀드 수익률이 15%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또 지난해부터 상반기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해외 리츠 펀드는 최근 3개월 동안 연초 대비 2.48%나 수익률이 하락했다. 해외 리츠 펀드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작년의 높은 수익률만 보고 자금을 넣은 개인 투자자에게 근심을 크게 안겨 주고 있다. 역시 과거의 수익률만을 보고 상품에 가입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또 한 번 우리들에게 일깨워 주는 사례인 셈이다.주가지수 2000 시대에는 어떤 전략으로 임해야 할까. 코스피지수가 너무 급속하게 오르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하반기 투자 전략이나 위험 관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첫째, 단기적인 주가 전망을 이용하지 않고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앞으로 고령화 시대가 더 심화되면 주식 자산이 가장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국내가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분명히 고령화 시대를 잘 극복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향후 1~2년간의 주가 전망으로 주식 투자를 하면 곤란하며 적어도 5년 내지 10년을 바라보고 장기간 투자해야 한다. 둘째, 다양한 펀드를 잘 골라서 시장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국내 주식에 투자할 경우 대형주 펀드, 인덱스 펀드, 중소형주 펀드 등을 잘 섞어서 분산 투자해야 한다. 한두 개의 펀드에 승부를 거는 식의 투자는 피해야 한다.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의 경우 글로벌 펀드, 유럽 펀드, 아시아 펀드, 브릭스 펀드와 같이 여러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에 먼저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후 중국 인도 베트남 일본과 같이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로 보완하는 것이 좋다. 셋째, 자금을 투입하는 방법은 적립식 투자가 가장 좋다.만약 적립식으로 장기간 투자하기 부담스러우면 적어도 4~5차례 분할해서 투자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넷째, 연금 상품을 투자할 때 채권형 상품이나 혼합형 상품을 많이 이용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펀드에도 투자하는 변액연금이나 변액유니버설보험은 나중에 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좋은 상품이다. 하지만 저금리가 예상되는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이 너무 높아 수익률이 그리 높지 않을 전망이다. 또 주식 펀드를 이용한 변액보험 상품도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을 골고루 섞어서 투자하는 상품이 바람직하다.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