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CA투신운용 베트남아세안플러스펀드

상반기 수익률 상위권에 올라 있는 해외 펀드는 대부분 중국 펀드다. 그만큼 중국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다른 국가의 주식시장을 압도했다. 반면 올해 초 각광을 받았던 베트남 펀드는 조정이 길어지면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졌다. 최근 1∼3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이고 6개월 수익률도 10%대에 머무르고 있다.하지만 정작 올 상반기에 수익률 1위를 기록한 해외 펀드는 ‘중국 펀드’가 아니었다. 이보다 주식시장의 상승률이 훨씬 낮았던 베트남과 아세안 5개국에 투자하는 펀드가 차지했다.바로 농협CA투신운용이 판매하는 ‘베트남아세안플러스펀드’가 그 주인공이다. 이 펀드는 지난해 12월 설정돼 지금까지 1800억 원의 수탁액을 달성했으며 올 초 이후 수익률이 무려 46%에 달한다.이 펀드의 주요 투자처는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고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성공적 개최 등으로 투자 메리트가 한층 커지고 있는 베트남이다. 그러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베트남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아세안 국가와 한국 시장에도 일부 투자한다.실제 이 펀드의 최근 포트폴리오를 보면 베트남 주식 및 파생상품의 편입 비중이 10%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한국 주식이 28.37%, 싱가포르가 20.27%, 태국 10.74%로 오히려 비중이 베트남을 능가한다. 본래 이 펀드는 초기에 베트남 20%, 아세안 5개국 45%, 한국 25%, 유동성 10%의 비율로 투자를 시작했다. 그리고 향후 시장의 성숙도에 따라 베트남 비중을 최대 40%까지 늘릴 계획이었다.그러나 베트남 시장이 지난 3월 이후 장기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국가별 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했다. 최근 베트남 시장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아세안플러스펀드’가 여전히 최고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은 이처럼 베트남을 비롯, 아세안 국가와 우리나라 시장에 탄력적으로 분산 투자하기 때문이다. 또 이런 분산 투자로 인해 이 펀드는 변동성 부분에서 한국 증시와 비슷한 1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이머징 마켓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수익성도 꽤 안정적이다.베트남과 아세안 국가의 주가 움직임은 서로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에 수익률 등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농협CA투신 김은수 마케팅담당 상무는 “베트남은 성장성이 매우 큰 매력적인 시장임에는 틀림없지만 아직까지는 자본시장이 성숙돼 있지 않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크다”며 “아세안 국가 및 국내 시장에 분산 투자함으로써 이런 투자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 펀드가 중국 펀드를 제치고 올해 해외 펀드 수익률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농협CA투신이 베트남 및 아세안 지역에 투자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CAAM(Credit Agricole Asset Management) 싱가포르라는 현지 투자 전문 운용사와 공동으로 이 펀드를 운용하는 데 있다. 농협CA투신은 농협과 프랑스의 세계적인 자산운용회사인 CAAM이 공동 출자한 회사이며 CAAM 싱가포르는 CAAM이 100% 출자한 현지법인이다.CAAM은 1989년 CAAM 싱가포르를 설립해 베트남과 아세안 시장에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투자해 오고 있다. 따라서 현지에 대한 시장 정보와 전문성 투자 노하우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CAMM은 1988년과 1989년에 이미 세계에서 처음으로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하기도 했다. ‘베트남아세안플러스 펀드’의 해외 운용을 맡고 있는 CAAM 싱가포르의 수석 펀드매니저인 레지날드 탄(Reginald TAN)은 “베트남은 지난해 새로운 성장의 시대로 진입했으며 베트남 정부의 개혁 프로그램이 성공리에 진행 중”이라며 “특히 기업공개 확대 등으로 인해 주식시장도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고 말했다.그는 또 “아세안 시장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급속한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외환 보유액 증가와 경상수지 흑자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현재 농협CA투신운용은 이 펀드의 국가별 투자 비중과 한국 투자를 맡고 있다. CAMM 싱가포르는 베트남과 아세안 국가의 종목 투자를 전담하는 방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분업도 탄력적으로 조정된다.대표적인 사례가 ‘태광비나’다. 나이키 브랜드의 신발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조만간 베트남 증시에 상장될 베트남 기업이지만 농협CA투신운용이 투자를 결정했다. 농협CA투신운용이 CAMM보다 이 회사의 내용을 더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농협CA투신운용과 CAMM 싱가포르는 매월 지역별 시장에 대한 평가를 내놓고 이를 기반으로 투자 비중을 조정하고 종목을 선정한다. 예를 들어 베트남 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하면 비중을 최대한 줄이고 대신 전망이 좋은 한국 시장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농협CA투신운용의 양해만 부장은 “베트남과 아세안 국가는 물론 한국 역시 올해 주가지수 상승률이 40%가 안 됐는데도 펀드 수익률이 40%를 넘을 수 있었던 것은 탄력적으로 투자 비중을 조절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현재 농협CA투신의 ‘베트남아세안플러스 펀드’는 선취 판매 수수수료와 환매 수수료가 부과되는 클래스A와 선취 판매 수수료가 없는 클래스C 두 종류가 있다. 클래스A는 90일 미만 환매 시 이익금의 70%를 징수한다. 클래스C는 90일 미만은 이익금의 70%, 1년 미만은 이익금의 30%를 징수한다. 농협CA투신은 ‘베트남아세안플러스 펀드’ 이외에도 CAAM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코리아재팬펀드’, ‘코리아차이나펀드’를 운용하고 있다.글 김태완 한국경제신문 기자 twkim@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