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뉴타운 대상지의 가격은 지금 ‘정중동’이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시장이 빠르게 식으면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춘 데다 개발 밑그림조차 나오지 않아 선뜻 투자를 결정하기가 어려운 시점이기 때문이다. 뉴타운을 신청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세부 개발 계획 마련을 위해 얼마 전에야 용역을 의뢰한 상태여서 경기도 뉴타운사업팀조차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경기뉴타운의 시범지구 격인 부천시 3개 뉴타운이 아니라면 움직임은 더욱 뜸하다. 작년 11월 뉴타운 발표를 전후로 약간의 거래가 있었을 뿐 올해 들어서는 거래가 드문 편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6평 이상은 매매가 까다로워진 것이 매매 부진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분양가 상한제가 9월부터 시행되면서 재개발 투자의 메리트도 상당히 줄었다. 조합원 부담을 일반 분양자들에게 전가해 왔던 그동안의 관행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기 뉴타운 중에 유망한 곳이 제법 많다고 분석한다. 노후화로 인해 거주가 불편할 뿐 입지 여건이 신흥 택지지구보다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미 기반 시설이 충분히 갖춰졌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 때문에 고생하는 웬만한 재개발 구역보다 낫다는 것이다. 특히 규모가 크거나 역세권이라면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뉴타운 지역 내 다세대 및 다가구 주택은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적용되지 않아 자금 마련이 상대적으로 쉽고 가격도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투자 여건이 나쁘지 않다”며 “교통 여건 개선 호재가 있는 뉴타운에서 급매물이 나오면 관심을 둘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중에도 고양시 원당지구, 군포시 금정역세권, 광명지구, 안양지구 등은 나름대로 기대가 큰 지역들이다.고양시 원당지구고양시 원당뉴타운은 130만㎡(39만3939평) 규모로 주교동과 성사동 일대 노후 주택 밀집 지역이다. 저층 다가구 및 다세대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예전부터 재개발 사업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고양시는 원당뉴타운이 선정되자 준비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개발 계획은 백지상태에 가깝지만 1년간 지적고시 등을 거쳐 촉진지구를 선정하고 향후 2년 동안 사업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사업 완공 시점은 2015년이다.원당뉴타운은 기반 여건이 좋아 주목받고 있다. 지구 안에 고양시청이 있고 고양대로만 건너면 덕양구 문화체육센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서울외곽순환고속국도 원당IC 개통으로 수도권 남부와 북부 이동이 한결 수월해졌다. 서울과 일산으로 가는 길도 다양하다. 주변이 그린벨트 지역이어서 녹지도 풍부한 편이다. 다만 교외선 지상화와 유흥업소 과다 등이 거슬리는 부분이다.현재 지구 안에는 성사주공 1·2단지가 재건축 중인데 3137가구가 새로 지어진다. 분양권은 가장 비싼 아파트가 평당 1000만 원 선인데 사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2000만~3000만 원은 더 낮춰야 매수자에게 매물이 나왔다고 겨우 말이라도 붙여 볼 수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재개발 지분 가격은 거래가 워낙 적어 시세 정하기조차 쉽지 않다. 평당 1200만~1500만 원 정도에 매물이 나와 있다.광명시 광명지구광명시 광명지구는 87만4990㎡(26만5158평) 규모로 광명4·5·6동과 철산4동 일원이다. 자동차 출입이 어려울 정도로 생활 환경이 열악하다. 광명뉴타운은 현재 크기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 광명시가 구도심 전체(90여만 평)에 대한 개발 용역을 의뢰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광명뉴타운에 포함되는 지역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광명시 측은 10월쯤에는 지구지정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업 완공은 2015년으로 잡았다.광명뉴타운의 최대 장점은 서울과 가깝다는 것이다. 서울과 동일 생활권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이나 철산역을 이용하면 30분대에 서울 중심부와 강남권에 도착할 수 있다. 개발 호재도 많다. 광명뉴타운 예정지 인근에 경전철사업, 광명역세권 택지개발(60만평), 경륜장 개장 등이 예정됐다. 10km 남짓의 광명 경전철이 완공되면 경수선 관악역과 KTX 광명역 그리고 지하철 7호선 철산역이 이어진다.시세는 크게 변화가 없는 상태다. 좋은 입지 때문에 이미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분석이다. 뉴타운 발표 무렵에도 큰 폭의 호가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 지분 10평 정도의 호가는 평당 1200만~1300만 원, 20평대는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뉴타운 내 아파트는 평당 800만 원대이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벗어나면 평당 1000만 원 훌쩍 넘는다.안양시 안양지구안양시 안양지구는 경부선 안양역 서쪽에 있는 안양1·2·3동, 석수2동, 박달1동 등 176만2000㎡(53만3939평)다. 안양역과 구시가지 상업지역과 접했으며 중앙로가 뉴타운 중심을 지나간다. 1번국도 경수산업도로가 동쪽 편에 뚫려 있다. 안양뉴타운이 경부선 안양역 동쪽 신시가지처럼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게 늘어설 날은 아직 멀었다. 사업 완공시점을 2020년으로 잡아 1차 뉴타운 중 가장 늦게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안양시는 도시재정비촉진지구 지정 타당성 조사를 위해 용역을 맡겼으며 늦어도 내년 말에는 지구지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사업 시행은 2011년 이후다.안양뉴타운도 서울과 거리가 멀지 않다. 광명뉴타운보다는 떨어져 있지만 서울 강남권과의 거리는 20km대에 불과하다. 가격은 대지 7평짜리 연립주택은 작년 초까지 5000만~6000만 원이면 구입이 가능했으나 지금은 2배 정도 비싸졌다. 물론 안양뉴타운에서도 매매 사례는 찾기가 쉽지 않고 약보합세가 지속되고 있다.군포시 금정 역세권지구군포시 금정역세권 뉴타운은 금정동, 산본1·2·3동에 자리 잡으며 경기뉴타운 가운데 유일하게 중심형으로 개발된다. 상업·공업지역은 물론 역세권이 함께 섞여 있어 주거 기능뿐만 아니라 도시 중심부 기능도 겸한다. 불량 주택도 많고 도시 기반 시설이 대부분 낡아 재정비 여론이 높았던 지역이다.57만6970㎡(17만4839평) 규모로 2015년 완공 예정이다. 군포시는 9월 쯤 재정비지구 지정 고시를 받은 뒤 세부 개발 계획 수립을 11월까지 끝내고 2009년 1월까지 결정 고시를 완료한다는 생각이다.투자 시 주의사항은 금정역 주변 먹자골목 상인들의 뉴타운 개발 반대 여론이다. 상업지구는 생존권 보장 차원에서 그냥 두자는 주장인데 군포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어 개발 기간 연장이 우려된다.금정역세권 뉴타운은 산본신도시와 가까워 수익률 계산이 상대적으로 쉬운 지역으로 꼽힌다. 산본 시세와 비교하면 뉴타운 아파트 가격 추정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정역세권 지분가격은 산본신도시 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뉴타운의 전망이 밝은 것과 수익성이 높은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분양가 상한제 영향이 얼마나 클지 지분 쪼개기가 성행하지는 않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또 “지방자치단체들이 사업을 기한 내에 마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겠지만 조합원 갈등 같은 돌발 변수 발생으로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사항”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