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들의 체크 포인트

4월 둘째 주. 세계 골퍼들의이목을 한데 모은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가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열렸고,우승컵의 주인공은 잭 존슨(31·미국)으로결정됐다. 올해도 골프 규칙과 관련해주목해야 할 상황이 있었다.올해 대회를 중심으로 아마추어 골퍼들이간과해서는 안 될 골프 규칙 몇 가지를살펴본다.클럽이 손상됐을 때2007 마스터스 4라운드 11번홀(파4·길이 505야드). ‘아멘 코너’의 시작 홀답게 이번 대회 평균타수 4.5096타로 오거스타내셔널GC 18개 홀 중 가장 어려운 홀로 밝혀졌다. 우승 경쟁에 합류하려던 타이거 우즈의 드라이버 샷이 페어웨이 오른쪽을 벗어났다. 볼은 골프장 측이 코스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심어 놓은 소나무 숲에 멈췄다. 우즈가 가서 보니 하필 볼은 나무줄기 바로 옆에 멈춰 있어 제 스윙을 하기 어려운 위치였다. 백스윙은 그런대로 할 수 있지만 팔로스루 때 클럽이 나무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우즈는 때가 때인지라, 4번 아이언을 빼 들고 스윙(펀치샷)을 강행했다. 딴에는 임팩트 직후 클럽을 멈추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관성’이 어디 사람 뜻대로 되는가. 우즈가 볼을 쳐낸 다음 클럽샤프트는 소나무 줄기에 부딪쳤고 샤프트는 못쓰게 구부러져 버렸다. 샷을 하고 난 뒤 우즈는 화가 났던지, 샤프트를 무릎에 대고 완전히 구부려버렸다. 두 동강이를 내버린 것.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시 상황을 중계하던 한 방송사 해설가는 “저럴 경우 클럽을 교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5분이 지났을까. “클럽을 교체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정정했다.이 경우는 정상적인 플레이 과정에서 클럽이 손상됐으므로 다음 셋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①그 클럽으로 잔여 경기를 한다. ②경기를 지연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리한 다음 쓸 수 있다. ③경기를 지연하지 않는 범위에서 다른 클럽으로 교체할 수 있다. 우즈는 남은 홀에서 다른 클럽으로 교체하지 않고 13개 클럽으로 대회를 마쳤다.만약 우즈가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아 클럽을 골프백이나 지면에 내동댕이치다가 손상됐다면 교체하거나 수리할 수 없다. 우즈는 1999년 투어챔피언십에서도 볼을 치려다가 바위를 쳐 클럽이 부러진 적이 있다.다운스윙을 멈췄을 때올해 2라운드 13번홀(파5). 우즈가 티잉 그라운드에서 백스윙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큰 새가 위로 날아왔다. 그러면서 그 새의 그림자가 우즈의 볼 주변에 어른거렸다. 이미 백스윙을 시작했는데 난처한 상황이었다. 우즈의 스윙 스피드는 시속 130마일. 엄청난 스피드다. 그런데 우즈는 스윙을 완전히 멈추게 할 수 없어 볼 위로 클럽헤드를 지나가게 했다. 동반자 폴 케이시는 “그런 스피드로 스윙하다가 스윙 궤도를 엉뚱한 곳으로 바꾼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일”이라며 혀를 내둘렀다.이 경우 다운스윙이라도 스윙을 멈추거나, 멈출 수가 없어 스윙 궤도를 바꿔 클럽헤드가 볼 위로 지나가게 하면 스트로크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칠 의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우즈처럼 다운스윙 도중에 스윙을 멈추거나 다른 방향으로 틀 수 있는 골퍼들이 얼마나 있을까. 우즈는 그 뒤 “내 허리 손목 어깨 다리가 결딴나는 줄 알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스프링클러 덮개가 방해될 때‘꽁지 머리’로 유명한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 올해는 최종 라운드 15번 홀(파5)에서 볼을 두 번이나 그린 앞 워터해저드에 빠뜨린 끝에 ‘쿼드루플 보기(4오버 파)’를 범했는데, 2년 전 4라운드 때는 1번 홀(파4)에서 경기위원과 언쟁을 벌였다. 어프로치샷을 한 볼이 그린에 오르지 못하고 그린을 갓 벗어난 지점에 멈췄다. 퍼터로 처리해도 좋은 상황이어서 퍼터를 집어 들었는데, 플레이선상에 스프링클러 덮개가 놓여 있었다.히메네스는 동반자인 최경주에게 “구제받을 수 있느냐”고 물었고 최경주는 “내가 알기에는 구제받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히메네스는 이번에는 경기위원을 불러 어필했다. 그러나 경기위원도 “구제받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마추어 골퍼들도 가끔 맞닥뜨리는 장면이다. 결론은 최경주나 경기위원의 말처럼 구제받지 못한다. 그곳에서 웨지를 사용하면 스프링클러 덮개가 하등의 방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퍼터로 그냥 치든가, 웨지로 볼을 띄워 쳐야 한다. 물론 그 상황에서 스프링클러 덮개가 스윙을 하거나 스탠스를 취하는데 방해가 되면 구제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