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찮은 금리부담 투자손실 우려돼요

미국 부동산 투자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업체들의 부실화에 이어 옵션 모기지 프로그램이라는 복병이 등장했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놓고 보면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서브프라임보다 옵션 모기지 프로그램이 더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다운페이를 5~10%가량 적용받는 현지 교포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자기자본을 최소 30% 이상 필요로 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거의 피해가 없다. 그러나 옵션 모기지 프로그램은 이와 상황이 다르다.우선 옵션 모기지 프로그램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미국 모기지 프로그램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중은행만 취급하는데 비해 미국은 일반 중개업소에서도 모기지 상품을 자유롭게 판매한다. 미국은 금융과 부동산을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두 영역이 연관돼 있다. 국내에서처럼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생각해서가 아니다. 미국 사람들에게 집은 거주의 개념일 뿐 소유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을 구입할 때 절대로 자기자본을 100% 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부동산 계약 시 모기지 프로그램을 반드시 포함하는 것이 관례다.미국 부동산은 금융시장이 너무 발달돼 있기 때문에 사전에 정확히 이해하지 않으면 투자 실패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옵션 모기지란 매수자가 주택을 구입할 때 필요한 모기지에 일정한 옵션이 적용돼 있는 상품이다. 일반적인 모기지가 고정금리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 비해 옵션 모기지는 계약자의 선택에 따라 금리가 변한다.지난 수년간 저금리 기조를 보인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일반 모기지보다 초기 부담금이 적다는 점은 옵션 모기지를 선택하게 만든 이유였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 미 금융 당국자들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옵션 모기지 프로그램의 유용성을 홍보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옵션 모기지 상품은 거래 체결 시 수수료도 많아 지난 2~3년간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판매에 열을 올릴만했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 주정부 자료에 따르면 2006년 말 현재 주택 구입자 5명 중 1명이 옵션 모기지 상품을 선택했으며 지난해 부동산 거래 물건의 반 정도가 옵션 모기지 상품으로 통해 거래됐다.옵션 모기지 프로그램은 최저 페이먼트(Minimum Payment)와 이자만 상환하는(Interest Only) 상품, 15년 만기 상환(15Year Amortization), 30년 만기 상환(30Year Armortization) 등 4가지다. 이 가운데 최저 페이먼트는 은행이 정한 최저 이자율로 시작해 매년 일정 수준씩 금리가 인상되는 상품이며 이자만 상환하는 상품은 말 그대로 원금 없이 이자만 매달 상환하는 프로그램인데 이 역시 금리 변화가 유동적이다. 15, 30년 만기 상환 역시 고정금리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은 2~3년 후부터 금리가 변동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해외 투자가 활성화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아직 금리 변화 여부를 알 수는 없지만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2~3년 후부터는 금리 부담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이뿐만 아니라 옵션 모기지 프로그램은 연체 이자율과 조기상환 수수료도 일반 모기지 상품에 비해 훨씬 많다. 모기지 계약서에 ‘That the mortgagor will pay the mortgage money and interest, and ~(고객이 원금과 이자를 내야 한다)’고 명시돼 있으면서 개인 서명란이 있으면 추후 채무 불이행 시 금융사가 담보물을 처분하거나 개인에 대해 직접 소송을 걸 수도 있다. 이런 것을 대비해 상환 청구 불가 모기지(non-recourse mortgage) 상품도 있지만 이를 판매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미국 집값이 약보합 내지는 하락세에 접어들 경우 금리 부담에 따른 대규모 투자 손실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