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펀드·ETF·섹터펀드 고수익률 행진 장난아니네…

올 들어 국내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잇단 악재로 증시가 폭락하다가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만한 호재가 등장하며 급상승,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것.연초 효과를 무색하게 만들었던 박스권 장세는 지난 2월 28일 차이나 쇼크를 시작으로 급락하기 시작하더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우려까지 겹치자 코스피지수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가들의 관심을 단번에 집중시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국가 신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작용하며 사상 최초로 주가지수 1500을 돌파했다. 그야말로 ‘널뛰기’ 장세의 연속이다. 이 같은 급등락 장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도 고민에 빠졌다. 향후 지수 전망과 주식 편입 비중을 조정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미래를 반영하는 주식시장이 과거의 잣대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주가 수준에 도달했다면 더 이상 과거의 잣대로 들이대거나 예전 시각으로 시장을 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장세 흐름도 읽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수익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증시 전문가들은 직접 투자를 자제하고 원금이 보장되는 간접 투자 상품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구체적으로는 △배당주 펀드 △인덱스 펀드(ETF) △섹터 펀드 △시스템 펀드 △해외 펀드(일본)가 ‘널뛰기’ 장세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추천했다. 정보가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에 남들보다 한발 앞서 좋은 투자처를 찾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원금을 최대한 보장받으면서도 분산 투자가 가능한 안정적인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펀드 상품을 통해 투자하면 한 종목에 투자하는 데 따른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가가 급락하거나 급등하는 등 시장 상황이 급변할 때에도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다.중장기 투자에 유리한 ‘배당주 펀드’배당주 펀드는 말 그대로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투자하는 기업의 주가 상승을 통한 시세 차익보다는 꾸준한 배당금을 겨냥해 운용되기 때문에 단기 투자자보다는 중장기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주식시장 하락기나 지루한 횡보 장세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경우가 많아 가치주 펀드 범주에 속하기도 한다.투자 대상 종목의 주가가 예상 배당수익률 이상으로 오르면 주식을 팔아 시세 차익을 얻고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배당 시점까지 주식을 보유해 배당금을 받아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우리CS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프론티어배당주혼합형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주식 편입 비율이 60% 이상인 펀드에 1년 이상 가입하면 수익금 일부에 대해 비과세 혜택도 주어진다.대우증권은 “고배당이 기대되는 3, 6, 9월 결산법인 배당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특히 시장이 조정을 받는 시점에서는 시세 차익과 배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대표지수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우리투자증권도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낮아진 시중금리와 증시 급등락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인덱스 펀드는 1976년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특정한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도록 포트폴리오가 구성된 펀드다. 특히 특정 지수를 추종하면서도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ETF(Exchange Traded fund)는 오르내리는 조정장에서도 빛을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굿모닝신한증권은 “변동성이 크지 않은 펀드를 선정하는 수고와 투자 시기의 위험을 배제하면서 시장을 쫓아가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원한다면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FT에 투자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투자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TF의 강점 중 하나는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어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가 시장지수가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들면 증권사에서 ETF를 빌려 매도한 다음 주가가 하락하면 다시 되사는 방법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인덱스 펀드의 또 다른 무기는 바로 운용 수수료다. 예를 들어 시장 수익률이 10%라고 가정할 때 모든 수수료를 제외한 일반 주식형 펀드의 운용 보수는 1.4%로 인덱스 펀드의 0.2%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매매 수수료도 주식형 펀드는 1.35%, 인덱스 펀드는 0.25%에 불과하다. 또 주식형 펀드는 일정 부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관리 비용이 발생하지만 인덱스 펀드는 모두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어 관리 비용도 들지 않는다. 이런 비용의 차이가 수익률 차이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인덱스 펀드 평균 수익률과 추종 지수인 KOSPI200의 연단위 수익률의 차이는 1~3%이며, 적극적으로 운용되는 인덱스 펀드일 경우 그 차이는 3~8%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시스템펀드·섹터펀드도 각광동양종금증권은 시스템 펀드가 널뛰기 장세에서 ‘제격’이라고 추천했다. 주가가 하락하면 매수하고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매도해 수익이 쌓여가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기계적으로만 운용되는 상품이다.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주가 등락이 자주 일어날수록 수익이 늘어나게 된다”며 “시스템 펀드의 경우 위험과 수익이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 상품의 중간 정도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한투자증권은 지난 3월 말부터 일본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시스템 펀드 ‘대한 재팬 오토시스템 주식혼합형펀드’를 출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신탁자산의 60~90%를 도쿄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에 투자하고 나머지 자산은 국내채권 및 유동성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상훈 대투증권 마케팅본부장은 “일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점차 커지고 있어 시스템 펀드를 통한 추가 수익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최근에는 부동산, 천연자원, 명품 브랜드 산업, 헬스 케어 등 특정 산업에 투자하는 섹터 펀드가 틈새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 일본 한국 증시의 동반 급락세를 경험하면서 투자 지역 분산만으로는 리스크 관리가 어렵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세해졌기 때문이다.섹터 펀드는 특정 업종의 유망 기업에 골고루 투자하고 있어 국가별 증시 변동 및 상관관계가 낮아 분산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해외 펀드 투자로 증시 변동성 대비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면 해외 투자를 통해 위험을 분산할 필요도 있다. 삼성증권은 이와 관련, 변동성이 큰 이머징 개별 국가보다는 선진 시장 위주의 투자가 바람직하다며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가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엔화 약세를 배경으로 한 일본의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 대한 세계의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선진국으로부터 엔화 절상 압력도 높아지고 있어 환차익을 노린 엔화 투자도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