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앞서 가는 모든 것에는 하나의 특징이 있다. 다른 이들이 생각지 못한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점이다. 스위스 시계 명가인 ‘태그호이어’ 역시 그렇다. 태그호이어가 까다로운 미국의 대통령과 유명 인사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비결은 무얼까. 첨단 기술과 노련함이 고스란히 농축돼 있는 역사속에 그 답이 있다.146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스위스 전통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의 역사는 늘 현재진행형이다. 태그호이어는 1860년 창사한 이후 혁신적인 도전 정신을 기반으로 스위스 시계 역사의 선두 주자로 역할을 다해 왔다. 창립자 에드워드 호이어(Edouard Heuer)는 1840년 스위스 베른의 캔턴에 위치한 ‘브뤼그’에서 신발을 만드는 장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열네 살부터 상티미에의 작은 시계 제조회사에서 혹독한 도제 생활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2년 동안 경험을 쌓은 그는 당시 상티미에의 가장 중요한 거래처 중 하나였던 ‘루이스 키어너 앤드 선스(Louis Kierner & Sons)’에 품질 검사관으로 입사한다. 그는 그곳에서 4년을 더 근무했고, 20세에 ‘에드워드 호이어-파브리크 올로제리(Fabrique d’Horlogerie)’라는 이름의 자신의 시계 제조 스튜디오를 상티미에에 마련했다. 그때가 1860년, 태그 호이어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7년 후인 1867년 그는 스튜디오를 비엘로 옮겼다. 그 사이에 창립자 에드워드 호이어는 수많은 시계 특허를 획득했다. ‘와인딩(Winding)’ 시스템을 비롯해 ‘칼럼 휠(Column Wheel)’, 크라운을 감아 충전시키는 ‘포켓 워치 크로노그래프(Pocket Watch Chronograph)’와 ‘진동 기어(Oscillating pinion)’ 등이 바로 그것이다. 브랜드의 기초가 완성돼 가는 중요한 시기였다.앞서가는 기술과 독창적인 디자인태그호이어는 항상 한발 앞서 가는 기술의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창조해냈다. 에드워드 호이어는 1888년 다시 두 개의 특허를 취득한다. 하나는 ‘크로노그래프’에서, 다른 하나는 ‘플라잉 백 핸드’에서였다. 1916년 세계 처음으로 100분의 1초까지 측정이 가능한 ‘마이크로그래프 스톱워치’의 개발에서부터 2004년 자동차의 엔진 구조에서 착안해 벨트 구동 방식으로 작동하는 혁명적인 ‘모나코 V4(Monaco V4)’의 발명까지 태그호이어의 기술적 업적은 시계 역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수많은 발자취를 남겼다.2005년에는 인류 역사상 가장 정확하고 뛰어난 무브먼트인 ‘칼리버 360’을 선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보통 스위스 최상의 무브먼트들이 시간당 2만8000번의 진동을 하는데 비해 태그호이어는 시간당 3만6000번의 진동수를 가진 ‘칼리버 36’을 소개해 세상을 놀라게 한 게 불과 몇 해 전이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는 칼리버 36보다 무려 10배가 더 빠른, 시간당 36만 번의 진동수를 자랑하는 ‘칼리버 360’ 콘셉트의 크로노그래프도 선보였다. 그리고 2006년 바젤에서는 이 콘셉트 워치를 실질적인 모델인 ‘카레라 칼리버 360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일류만을 고집하는 시계 애호가들은 지금까지의 시계 중 가장 정확한 메커니컬 시계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세계가 태그호이어를 진정한 ‘명품’으로 인정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태그호이어는 디자인으로도 승부를 건다. 태그호이어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은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마니아를 양성할 정도로 뚜렷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1950년대의 전설적인 카레이싱 대회였던 ‘카레라 파나메리카나 랠리’에서 이름을 따온 카레라 라인이나, 편안함을 극대화한 링크 형태의 인체공학적인 브레이슬릿의 디자인, 수상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스포티하고 남성적인 ‘뉴아쿠아레이서’, 도발적인 ‘포뮬러1’, 메르세데스벤츠 SLR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SLR 크로노그래프’ 등의 제품들이 그것을 잘 설명해준다.각계각층의 셀러브리티태그호이어는 특히 미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자동차의 제왕’이자 포드사의 오너였던 헨리 포드는 1929년 생일선물로 직원들에게 골드 호이어 크로노그래프를 선물 받은 바 있다. 또 1945년 봄, 아이젠하워 장군은 베를린의 미국 대사관에서 태그호이어 스테인리스 스틸 크로노그래프를 구입했다. 이 밖에도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로버트 케네디, 찰턴 헤스턴, 잭 레먼 등의 명사들이 태그호이어 시계를 착용했다. 각 분야의 최고의 스타들과 함께하는 광고 캠페인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04년 12월 테니스계의 신성 마리아 샤라포바, 중국 출신의 미국 NBA 농구선수 야오밍과 광고 계약을 맺어 큰 이슈를 몰고 왔다. 연이어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영화배우인 브래드 피트, 우마 서먼과 또 다른 광고 계약을 체결하고 유명한 F1 레이서인 후안 파블로 몬토야와를 글로벌 홍보 대사로 발표해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샤라포바와 타이거 우즈, 키미 레이코헨 등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로 구성된 태그호이어의 글로벌 앰배서더 그룹에 브래드 피트와 우마 서먼 등의 할리우드 스타들이 영입되면서 ‘스포츠와 관능미’라는 완벽한 퓨전 브랜드로 거듭나게 됐다. 또한 각계각층의 홍보 대사들의 광고 캠페인은 유명 사진작가인 패트릭 드마셸리에가 촬영을 맡아 그들만의 개성을 과감하면서도 절제된 스타일로 표출한 것으로 유명하다.할리우드의 최정상급 배우들과 유명 스포츠 스타들을 통한 마케팅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태그호이어.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한 이미지를 동시에 부각하면서 명품 시계의 위상을 확고히 굳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