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뉴 에스컬레이드는 운전자를 세 번 놀라게 하는 차다. 우선 차를 처음 보면 묵직한 외관에 놀라게 된다. 제너럴 모터스(GM)는 뉴 에스컬레이드를 ‘럭셔리 유틸리티 차량(LUV)의 대명사’라면서 이 차를 운전하면 마치 거대한 항공모함을 직접 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라고 설명한다. 시승 전 외관이 주는 인상은 GM의 설명처럼 거대한 항공모함을 연상케 했다.사실 처음 차를 전달받았을 때 기자는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시가 1억 원이 넘는 LUV를 시승해 보는 것도 그렇지만 외형이 생각보다 큰 점도 부담이 됐다. 마침 차량을 전달받기로 한 장소 부근에 국산 SUV 중 최대 크기인 그랜드 카니발이 있어 외형을 비교해 봤다. 기아 그랜드 카니발의 경우 전고(높이)가 1780mm, 전장(앞뒤 간격)이 5130mm, 전폭(좌우 간격) 1985mm인데 비해 에스컬레이드는 전고가 1925mm, 전장이 5140mm, 전폭이 2010mm로 훨씬 크다.차량에 탑승해보니 운전석 높이가 국내 중소형 차량의 두 배 정도였다. 에스컬레이드에는 2.6톤의 무게를 유지하기 위해 22인치 휠이 장착돼 있다. 그러니 전고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외관은 캐딜락 패밀리 룩을 대부분 수용해 디자인했다. 보닛에서 범퍼까지 90도로 각이 서 있는 전면부와 세로 3단의 헤드라이트는 일반적인 캐딜락의 모습이다. 다만 눈에 띄도록 라디에이터와 전면부 상당수, 사이드 미러 아래 부분까지를 크롬으로 도금한 것은 다소 눈에 거슬린다. 측면부 역시 창문 유리 아래쪽과 문 중간 부분, 차량 아래 부분 등을 3단 크롬 도금 처리했다. 차량의 검은색과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지만 어쩐지 과유불급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주행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내부는 마치 우주선과 같은 느낌으로 설계됐다. 시동과 동시에 계기판의 막대가 360도 회전한 뒤 경쾌한 엔진 소리가 들렸다. 올림픽대로를 타고 미사리 방향으로 향했다. 황사 경보가 내려진 때문인지 도로는 한산했다. 속도를 내기 위해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았다. 초반 주행력은 다소 무거운 듯 했지만 속도가 나자 전체적으로 중후함이 느껴졌다. 시속 100km가 넘자 차량의 정숙미가 고급 세단 수준이다. 뉴 에스컬레이드를 타고 두 번째로 놀란 점이다. 뉴 에스컬레이드는 2007년형 6.2리터 알루미늄 스몰 블록 V8 VVT엔진을 장착해 403마력에 토크가 57.65 kg·m이나 된다.오디오와 에어컨 작동 버튼은 아날로그 세대에 익숙하도록 디자인돼 있다. 시트는 7인승으로 1열 시트는 탑승자 체형에 맞출 수 있도록 전동 조절식 시트가 설치됐으며 2, 3열 시트 모두 분리형이다. 오디오는 5.1채널 보스 서라운드 시스템이며 DVD는 파나소닉을 사용하고 있다. 스피커는 9개, CD는 최대 6장까지 넣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놀란 것은 안전 부분이다. 뉴 에스컬레이드에는 전복 가능성을 줄여주는 최첨단 안전 시스템인 스태빌리트랙(StabiliTrak)이 장착돼 있고 전복 사고 시 모든 탑승자를 보호하는 헤드 커튼 사이드 에어백과 업계 최초로 도입한 360도 앞좌석 안전벨트 프리텐셔너 액티베이션 시스템 등이 설치되는 등 안전도를 향상시켰다. 값은 1억1600만 원이며 22인치 알로이 휠을 장착하면 1억200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