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새 투자패턴 점검

천루 같은 고층 아파트는 가라! 이젠 저밀도 단지 시대다.”고급 주택 수요층을 타깃으로 한 저밀도 단지 분양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저밀도 단지의 출현을 고급 주택 시장의 세대교체로까지 점치는 분위기다. 물론 여기에는 틈새상품을 개발해 불황을 타개하려는 건설업체들의 분양전략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좀더 깊숙이 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주5일 근무제가 보편화되고 주거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심보다는 서울 외곽의 한적한 고급 단독주택들이 고소득층의 주거지로 각광 받고 있다.현재 수도권 곳곳에 지어지고 있는 저밀도 단지는 타운 하우스, 테라스 하우스, 골프장 빌리지, 빌라주택 등이 있다. 2~3층 규모로 지어지는 데다 녹지공간이 풍부해 자연친화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가장 대표적인 저밀도 단지는 타운 하우스. 타운 하우스란 커뮤니티 시설을 공유하되 주거공간과 정원 등이 별도로 마련돼 있는 주거형태를 말한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선 보편화된 주거형태다. 현재 용인 죽전지구에서 극동건설이 69~78평형으로 구성된 타운 하우스 ‘스타클래스’를 분양하고 있다. 지상 3층으로 지어지고 48가구가 공급된다. 입주민을 위해 피트니스센터, 게스트 룸, 골프연습장, 주민 공동회의실 등 커뮤니티 공간도 마련된다. 용인 동백지구에서는 세종건설이 ‘세종그랑시아’ 55가구를 분양한다. 2개 단지에 각각 32, 23 가구로 지어지는 세종그랑시아는 110평짜리 단독주택으로 가구별로 40평 정도의 정원이 딸려 있다. 리셉션 룸과 피트니스센터 등 주민편의시설도 갖췄다. 월드건설은 연내 파주 교하지구에서 타운 하우스 143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블록형 단독주택은 새롭게 구상되고 있는 틈새 중의 틈새상품이다. 토지공사나 주택공사가 분양한 블록형 단독주택지에 건설되기 때문에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졌다는 것이 장점이다. 타운 하우스가 연립주택과 전원주택이 결합된 개념이라면 블록형 단독주택은 전원주택이나 펜션에 가깝다. 블록마다 독채로 지어지기 때문에 잘 조성된 전원주택단지로 보면 된다. 블록형 단독주택은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기존 전원주택단지의 단점을 보완해준다. 대형 건설사들이 공급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으며 택지지구 내에 지어져 생활편의시설, 교통망이 잘 발달돼 있다. 주변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비교돼 희소성을 높일 수도 있다.분당신도시 초입에 포스코건설이 건립한 더샵 포스힐(24가구)은 국내 대표적인 블록형 전원주택이다. 60, 70, 80평형으로 구성돼 있는 포스힐은 최첨단 보안시스템은 물론 단지 주변 도로도 잘 갖춰놓고 있어 입주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SK건설이 내년 상반기 중 용인 동백지구 내 블록형 단독주택 아펠바움을 분양한다. 이 단지는 블록형 단독주택과 타운 하우스가 어우러진 복합단지다. 3개 블록 1만8798평에 단독주택 90가구, 타운 하우스 38가구가 공급된다. 단독주택은 55평형과 65평형으로, 타운 하우스는 56평형으로 건립된다. 이 사업은 한국토지공사와 SK건설, 신한은행, 드림사이트코리아 등 11개 민간회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업으로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민관 합동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이다. 이외에도 동백지구에는 블록형 단독주택단지가 12개 블록(4만1000평)이나 조성돼 있어 대형 건설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백지구 외에 용인 흥덕지구와 수원광교 신도시에도 블록형 단독주택지가 계획돼 있다. 삼성건설이 연내 분양할 예정인 용인 동천 프로젝트에서도 블록형 단독주택이 첫선을 보일 계획이다. 이 단지는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합쳐 2700가구가 건립되는 대규모 단지로 이 중 단독주택지는 90~100가구다. 용인시 동천동은 경부고속도로 변에 있고 판교신도시, 분당신도시와 가까워 강남권 수요가 이동하기에 안성맞춤이다.주말 레저문화가 보편화되면서 골프장 빌리지도 유망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골프장 안에 들어선 주택인 골프장 빌리지는 회원권으로 운영되는 콘도미니엄과 유사한 주거형태다. 골프장 빌리지는 주택으로 간주되지 않아 다주택자에게 각광받고 있다.대우건설이 2004년 용인 기흥 골드CC에 지은 대우 그린카운티가 대표적인 사례다. 112가구로 구성된 이 주택은 법적으로는 콘도미니엄이지만 지리적인 위치를 감안할 경우 실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같은 곳에 SK건설이 지은 아펠바움 77가구도 현재 분양이 100% 완료된 상태다. 현재 동문건설이 영남권 1~2곳에 골프장 빌리지를 공급할 계획이며 한국토지공사도 평택 청북지구에 들어서는 9홀 골프장에 골프빌리지 형태의 고급주택을 공급한다. 대림산업은 파주시 통일동산 내 골프빌리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분양시기와 공급 규모는 아직 미정이다. 롯데건설은 인천 청라지구에 조성되는 골프장 내 80평 200가구 미만의 골프장 빌리지를 준비 중이다. 광진구 광장동 광장11차 현대홈타운(33평형 159가구)은 도심 속에 자리 잡은 저밀도 단지로 주변의 아차산, 한강과 어우러져 전원주택과 같은 느낌을 준다.저밀도 단지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서울과의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다. 한적한 시골에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라면 강원도, 충청도까지 지역을 확대할 수 있지만 도심으로 출퇴근하면서 생활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소한 서울에서 2시간 이내 거리여야만 주택지로 적합하다. 현재 수도권에서 저밀도 단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 역시 서울에서 1~2시간 거리다.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경기도 용인으로 서울 강남권에서 차로 1시간 이내 거리인 데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어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신분당선, 분당선 연장 전철이 계획돼 있는 등 광역교통망이 잘 발달돼 있다는 점도 용인을 최고의 저밀도 단지 주거지로 꼽는 이유다. 게다가 용인은 자연친화적인 펜션 단지가 이미 대규모로 공급돼 있어 어느 정도 검증을 받았다. 그린벨트 해제로 주목받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와 2008년 외곽순환도로가 완전 개통되는 파주시도 저밀도형 전원주택지로 각광받고 있으며 과거 공장 난개발로 악명이 높았던 화성시는 공장들이 수도권 밖으로 대거 이전하면서 신흥 저밀도 주거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화성시는 서해안고속도로 개발로 서울로의 진입이 한층 수월해진 대신 땅값은 경부고속도로 변에 위치한 용인 분당보다 저렴해 상당수 건설사들이 매입을 추진 중이다.솔렉스플랜닝 장용성 대표는 “그동안 국내 고급주택지는 초고층 주상복합이 대표했지만 답답한 도심권에 위치한 데다 고밀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대안으로 저밀도 단지가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50대 중장년층 사이에서 당분간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