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에 걸린 친정어머니를 간호하는 부인이 있었다. 처음에는 어머니가 불쌍해서 정성을 다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어머니 때문에 자기 생활이 없어졌다고 느꼈기 때문. 취미생활은 물론이고 친구들 모임에도 나갈 수 없었다. 감옥 생활 같았다. 어머니가 미워지고 빨리 돌아가시기를 바랄 때도 있었다. 이런 자신에게 실망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괴로워했다. 마음이 우울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부인은 ‘행복 프로젝트’라는 실험에 참여했다. 이 실험은 ‘웃음이 인간의 행복지수를 높여줄 수 있는가’를 실험하는 것이었다. 부인은 매일 모임에 나가서 사회자가 지시하는 행복한 시간을 상상하며 웃었다. 집에 와서는 웃을 일이 없어도 거울을 보며 웃었다. 현재의 생활 속에서 웃음과 즐거움을 찾기로 결심했다. 전에는 어떤 목적을 달성한 후에야 행복할 것이라고 믿었다. 어머니의 치매가 나으시거나, 돌아가시거나, 돈을 많이 벌거나 남편이 성공하면 그 때부터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마음을 바꿨다. 매일 매일의 일상생활 속에서 행복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의 머리 손질도 재미있었고 집안 청소도 재미있는 일이었다. 행복은 목적지에 도달한 뒤부터 오는 것이 아니었고 바로 지금 부인 곁에서 자기를 발견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6개월 후 부인의 행복지수는 상승했고 우울증은 치료되었다. 이 부인의 경우는 행복에 대한 지혜를 가르쳐 준다. ‘노마린다’ 의과대학의 리벅 교수는 웃음과 호르몬의 관계를 연구해 흥미 있는 보고서를 냈다. 미국 내 과학 잡지에 발표된 내용에 의하면 ‘웃음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참여하지 않은 대조군보다 ‘에피네프린’의 과다 분비가 적었다고 한다. 이 호르몬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높이고 맥박을 빠르게 하여 분비가 많을 경우 고혈압과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일으킨다. 또한 웃음은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의 과다 분비를 막았다고 한다. 이 호르몬의 분비가 많아지면 면역체 형성을 억제해 질병에 잘 걸리게 된다.많은 사람들이 행복은 목적을 달성한 뒤에 온다고 믿고 있다. 사장 자리에 오르면…돈을 모으면…결혼하면…아파트를 사면 그때부터 행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행복에 대한 망상이다. 사실 행복은 과정 속에 있다. 결혼해도 행복하겠지만 연애 과정도 즐겨야 한다. 목적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목적지에 가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놓친다. 끝내 행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의 묘비에는 이런 글이 새겨질 것이다. ‘내일이면 행복할 사람 여기 잠들다.’ 사실 모든 인간은 성공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그러나 주변도 돌아보며 가자. 출근길에 가로수에 부서지는 햇살도 보고, 사랑하는 자식들의 웃음도 보고, 늘 곁에서 나를 바라봐 주는 아내도 느껴보자. 어느 시인은 ‘푸른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고 했다. 너무 빨리 달리기만 하지 말고 속도를 조금 늦추고 주변에 시선을 돌려보자. 무심결에 지나쳤던 모든 사물들이 우리의 시선을 기다리고 있다.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 어느 교수는 점심을 먹을 때 자신에게 ‘이 점심은 내 생애에 몇 번 남은 점심 중 하나일까’ 하고 묻는다고 했다. 그럴 때는 늘 먹는 점심이지만 맛이 특별해진다고 했다. 매일 행복하기로 마음먹자. 그리고 많이 웃자. 행복지수가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