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해외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이들이 부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절상 효과를 누리려는 실속파들이 많기 때문이다. MONEY가 5곳의 특별한 해외 여행지를 추천한다.호주대륙이라 하면 많은 이들은 시드니나 골드 코스트, 케언즈 등 동부권의 유명 휴양 여행지와 도시들을 먼저 떠올리지만 호주의 배꼽을 살짝 넘어간 서호주 지역의 풍부한 여행 자원들이 부쩍 각광받고 있는 요즘이다.서호주는 호주 내 6개 주의 하나로, 호주 대륙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한 지역이지만, 인구는 호주 전체 인구의 10%에도 못 미치는 190만 명이다. 서호주는 호주 전역에서 일조량이 가장 풍부한 지역이자, 연중 지중해성 기후를 유지해 호주 내에서도 부자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는 지역이다. 유서 깊은 도시와 문화, 예술의 향기를 둘러보는 여행도 놓칠 수 없지만, 서호주의 수도 퍼스를 즐기는 여행은 생생한 자연 체험이 으뜸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원으로 손꼽히는 ‘킹스 파크’를 비롯해 퍼스 시내에서 페리로 20분 거리의 로트네스트 섬(Rottnest Island)으로의 여행이 그 시작. 특히 로트네스트 섬은 자동차 통행이 엄격히 제한돼,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해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해변에서는 수영과 서핑, 요트는 물론 스노클링도 가능하고 낚시 포인트로도 유명하다. 여기에 퍼스의 자연을 만나는 독특한 방식들이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바로 야생 돌고래와 수영을 즐기고 모래사막을 탐험해 보는 것. 물론 호주 동부 지역에서도 돌고래를 관찰할 수 있지만 이는 대부분 선상에서 배를 타고 구경하거나 해변에서 관찰하는 것에 그친다. 퍼스에서 남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로킹햄은 야생 돌고래들이 서식하는 대표적인 장소로, 이곳에서는 영화 ‘프리 윌리’에서처럼 돌고래들과 어울려 함께 수영을 즐길 수 있어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로킹햄에서 출발하는 돌고래 크루즈를 타고, 돌고래들의 습성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들은 후 잠수복과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면 준비 완료. 퍼스 북쪽의 남붕 국립공원(Nambung national park)에 자리 잡은 ‘피너클스’는 수천년 동안 모래와 바람에 의해 생성된 석회암 기둥들로, 수천 개의 노란색 석회암 기둥들이 각양각색의 형상으로 기이하게 늘어선 비경을 연출한다. 과거 근해를 항해하던 뱃사람들이 옛 왕국의 폐허가 아닐까 착각했다고 할 정도다. 보통 아침 일찍 퍼스에서 출발해 야생국립공원에서 코알라나 캥거루를 비롯한 호주의 야생 동물들을 만난 뒤 이곳 피너클스로 향하게 된다. 피너클스로 향하는 동안 서호주 특유의 ‘아웃백’ 경관을 감상하기도 하는데, 매년 9월에서 11월 사이면 수만 종의 야생화가 뒤덮는 또 하나의 장관을 맞닥뜨릴 수 있을 것이다. 피너클스 투어가 끝나면 란세린으로 이동해 퍼스 여행의 또 다른 백미, 사막 투어가 시작된다. 새하얗게 빛나는 거대한 모래 언덕을 사륜구동 차로 신나게 달리는 스릴 만점의 시간인데, 순식간에 경사 75m의 언덕을 오르내리는 아찔함을 맛볼 수 있다. 어느 작가가 마치 달의 표면 같다고 해 더욱 유명해진 이곳의 사막을 여행하는 동안 모래 썰매와 샌드 보딩, 스키 등을 즐기기도 해 지구상 그 어떤 곳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색다른 일정으로 퍼스에서의 여정이 채워진다. 방콕의 살인적인 교통 체증을 벗어나 야자수와 시원스러운 논의 풍경이 펼쳐지는 국도를 따라 2시간 30여분 달려간 곳에 후아힌(Hua Hin)이 자리하고 있다. 방콕 남서쪽으로 200km 정도 떨어진 이곳에 들어서면 자동차와 자전거를 개조한 트라이시클, 그리고 오토바이 택시 등이 오가는 제법 분주한 거리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그다지 크지 않은 이 거리에서 만난 북적거림은 큰 도시의 그것처럼 소란스러워 보이지는 않는,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시골 읍내의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이 시내를 중심으로 후아힌의 많은 볼거리와 오랜 내력들이 펼쳐진다. 후아힌은 이미 오래 전부터 태국인들이나 유럽인들에게는 푸껫과 치앙마이만큼이나 유명한 곳이다. 최초로 개발된 태국의 휴양지인 데다 1920년대 초반 세워진 왕가의 여름 별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조용한 분위기와 잔잔한 파도가 긴 포말을 일으키는 해변의 아름다움 덕분일 것이다. 세계적인 호화 열차, 오리엔탈 특급의 기착지이기도 했는데, 종종 열차를 타고 별장을 찾았던 왕실 가족들 덕분에 후아힌 기차역은 여느 지방 역들에 비해 붉은 색 외관과 금장을 입힌 화려한 지붕선이 인상적일 뿐만 아니라, 오랜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면 좋을 만큼 고풍스러운 멋을 자랑한다. 이국적이면서도 여유로운 정취 덕분인지 후아힌은 태국 내에서 유럽인들의 취향에 가장 잘 맞는 관광지로 손꼽히며, 거리 역시 그들의 취향에 걸맞은 레스토랑과 숍 등을 내놓고 있다. 하나같이 유럽의 거리에서 만나봄직한 멋스러운 테라스의 풍경을 자아내고 있기도 하다.사실 후아힌은 황실의 휴양지라는 전통에 걸맞게 무척 조용하고 한가로운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곳이다. 보다 정열적이고 흥미로운 열대로의 여행을 원했던 사람이라면 적잖이 실망할지 모른다. 하지만 해변과 리조트에서 그간 맛보지 못했던 게으름이 허락되고, 간간이 그늘 아래서 책을 보거나 시원한 과일 주스로 더위를 피하다 어느 때고 해변으로 뛰어드는 그런 시간을 언제 또 맛볼 수 있을까. 후아힌은 그야말로 너무나 천천히 흘러 어떻게 하루가 지났는 지도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시간의 여유를 만끽할 만한 곳이다. 물론 휴식중 간간이 활력을 불어 넣어줄 여정도 채워 넣을 수 있다. 바다에서 즐기는 해양 레포츠 외에도 코끼리를 타고 숲을 헤치며 산 정상에 올라 후아힌 시내와 바다의 풍경을 한눈에 감상하는 ‘시 뷰 사파리(Sea View Safari)’는 후아힌의 대표적 레저로 손꼽힌다. 시내에서 2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코끼리 농장에서 능숙한 조련사와 함께 코끼리 등에 올라 탄 뒤 30분간 아슬아슬한 재미를 맛보는 트레킹이 그것인데, 비용은 30달러 정도. 트레킹이 끝난 뒤에는 간단한 원숭이 묘기와 아기 코끼리의 재롱도 함께 감상할 수 있기도 하다. 또 100여년 전부터 왕가의 여름 휴양지였던 곳답게 왕실 전용 별장을 둘러볼 기회가 남아 있다. 티크 원목으로 지어진, 기다란 회랑과 깔끔한 마룻바닥, 잘 다듬어진 정원의 경치가 일품인 라마 6세의 별장이 가장 유명하다. 왕의 편안한 휴식을 배려하는 듯 웅장한 외관에 비해 내부는 파스텔 색으로 인테리어를 했다. 태국인들은 왕과 왕족들에 보내는 지지만큼이나 왕족의 생활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하다. 이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역대 왕들이 거주하던 곳은 대부분 일반인들에게 개방된다고 한다. 1923년 세워진 이 별장은 라마 8세의 의문의 죽음 뒤 당시 유학 중이던 현 국왕 라마 9세 푸미폰 왕이 왕위를 승계하기 위해 뱃길로 이곳에 도착한 후, 방콕으로 향했다는 드라마틱한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인근에 따로 지어진 라마 9세의 별장은 공개되지 않는다. 여전히 현 국왕의 별장으로 쓰이고 있다는 말이다.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리조트, 호텔 그룹들이 앞 다퉈 여기에 독특한 느낌의 휴식처들을 마련해 놓았다. 힐튼 후아힌 리조트도 그 가운데 하나. 후아힌 비치 가장 가까이 있어 그 어떤 곳에서도 만나기 힘든 풍경을 안겨주고 있는 곳이다. 잔잔한 바다의 물결과 해변의 소담스러운 경치를 한껏 끌어안으려는 듯 296개의 객실은 모두 바다를 향해 발코니를 마련해 관광객을 배려하고 있다. 해변과 수영장에서 햇살을 즐기고, 간간이 눈부신 백사장을 따라 말을 타고 즐기는 한낮의 멋스러운 휴식을 이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 태양이 바다 저 편으로 휴식을 청하는 밤이 오면 후아힌의 명물 야시장을 찾아 사람들은 발길을 옮긴다. 저녁 7시 30분쯤 되면 하나 둘씩 자리를 차지한 노점들이 불을 밝히는 것으로 대규모 야시장이 펼쳐진다. 후아힌에 머무르고 있는 관광객이라면 너나없이 꼭 들른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야말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좁은 노점 사이의 길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유난히 손재주가 좋은 태국인들이 돌과 나무를 일일이 깎아 만든 다양한 조각품들을 비롯해 남국의 꽃에서 추출한 향이 그윽하게 피어오르는 향, 야자와 바나나 잎을 이용해 만든 가방과 방석은 물론 조개 껍데기와 돌을 이어 만든 팔찌와 목걸이, 면직물 등이 즐비하다. 하루 중 거의 모든 식사를 사 먹는 태국인들이 습성에 맞춰 다양한 음식을 팔고 있는가 하면 과일과 해산물들도 손수레 위에 수북하게 쌓여 있다. 그런데 외국 관광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것은 단연 유명 명품 브랜드의 시계나 가방, 액세서리 등을 본뜬 이미테이션들이다. 진짜와 분간하기 힘든 것은 물론 가장 최근에 출시된 모델까지도 선보여 지나는 이들의 발걸음을 절로 멈추게 한다. 그래서인지 상인들은 애써 손님을 불러대지 않을 만큼 자신감(?)에 차 있다.야시장을 둘러본 뒤 밤이 깊어질 즈음이면 후아힌의 숨은 매력 하나를 더 만나 볼 수 있다. 바로 바닷가 선술집을 본뜬 후아힌 힐튼 호텔의 바. 복고풍 스타일을 추구하면서도 깨끗한 인테리어 속에서 맥주를 비롯한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데, 호텔 안이 아닌 정문 옆에 마련돼 있어 후아힌을 찾은 관광객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드나드는 것은 물론, 가장 인기 있는 바로 통한다. 세계에서 찾아 온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고 상당한 실력을 갖춘 라이브 밴드가 손님들의 신청곡을 즉석에서 불러주며 흥을 돋운다. ‘피서’라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실감하기에 이곳만한 곳이 또 있을까. 지구상에서 가장 맑은 공기와 푸른 산을 만날 수 있는 청정지역 스위스. 스위스의 여러 아름다운 지역들 가운데서도 호수의 도시이자 ‘스위스 속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루체른은 도시와 자연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알프스에서 흘러 내려온 빙하수가 고여 생긴 루체른 호는 물 속에 포함된 석회질 덕분에 옥빛으로 빛나 더욱 깊고 시원한 풍경을 선사하기도 한다. 루체른 여행은 이 푸른 루체른 호를 중심으로 시작된다. 스위스 정중앙에 위치한 루체른은 중세 이전부터 조성된 까닭에 도시 곳곳에 오랜 유적지를 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도시 중심의 호수를 가로지르는 카펠교(Chapel Bridge). 14세기 전반에 마을의 요새로 건설된 지붕식 목조 다리인 카펠교는 1993년 화재로 절반 이상이 유실됐으나 다음 해에 복원된 사연을 안고 있다. 길이가 200m에 달하며 지붕을 받치고 있는 기둥 상단에 걸려 있는 그림이 인상적이다. 이와 함께 루체른을 유명하게 했으며, 동시에 스위스의 슬픈 역사를 전하는 유적이 바로 ‘사자비(Lion Monument)’다. 근대에 이르기까지 스위스는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빈국이었다. 부족한 국가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스위스의 군인들은 유럽 각지에 용병으로 파견됐는데, 이들 중 일부는 프랑스 혁명 당시 왕가를 지키다가 전원이 전사하기도 했다. 사자비는 이들을 기리기 위한 조형물인데, 바위에 새겨져 있다. 정확한 명칭은 ‘빈사의 사자’. 말 그대로 굶어 죽은 사자를 의미하는데, 그만큼 처절했던 스위스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비록 조각이지만 이 사자의 슬픈 눈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루체른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단연 유람선 여행이다. 유람선을 이용, 한가로이 호수를 항해하는 동안 그림처럼 펼쳐지는 알프스와 루체른의 풍경은 그 어떤 말로도 쉽게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누구나 꿈꿔보는 전원에서의 삶이 마치 현실로 이루어진 듯한 착각에 여행자들의 마음과 눈이 푸근해지는 순간이다. 열차를 이용해 알프스의 진수와 만날 수도 있다. 몽트뢰와 루체른을 잇는 ‘골든 패스’는 3개의 노선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중 MOB라 불리는 몽트뢰~츠바이짐멘 구간은 가장 스위스다운 절경을 만나는 노선으로 알려져 있다. 환상적인 스위스를 제대로 보여 주기 위해 제일 앞 칸을 VIP석으로 개조, 운전석을 없애고 전면 파노라마 창문을 달았다. 알프스 산골 깊숙이까지 달리는 골든 패스는 물론 6월부터 10월까지 매주 월요일, 수요일 운행되는 초콜릿 열차도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다.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서해안 도로를 따라 3시간 정도 떨어진 페락. 이곳에서 다시 페리를 이용 뱃길로 30여분을 더 가면 새하얀 해변에 파도가 부서지는 아름다운 섬, 팡코르에 도착한다. 한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듯 눈부신 햇살에 반짝이는 이 섬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은밀한 휴식처’ ‘환상의 낙원’ 등으로 불리는 것으로 그 명성을 대신하고 있다. 오래 전 말라카 해협을 항해하던 선원들의 쉼터로, 때로는 해적들의 피난처로 쓰였던 섬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순수한 자연이 바로 발 아래 닿는 섬으로, 도시의 일상에 지친 이들을 포근히 안아주는 천국 같은 휴양지로 사랑받는 곳이 되었다. 팡코르 주민의 대부분은 유럽 제국의 식민 정책에 따라 중국 본토에서 이주된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으로 중국 본토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숭가이 피낭 베사르 부근에 있는 중국풍으로 만든 사찰의 정원 한쪽에 만리장성의 모형을 만들어 놓았다. 이것이 ‘그레이트 월(The Great Wall)’인데, 현재 팡코르의 몇 안 되는 볼거리로 손꼽힌다. 휴식과 여행의 중간 중간에 잊지 말고 팡코르의 싱싱한 해산물 요리를 챙겨 보는 것도 이곳에서 맛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팡코르 여행의 목적이 오랜만의 여유와 휴식을 즐기기 위함이라면, 이곳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팡코르 라웃 리조트’인데, 팡코르 섬에서 다시 배를 타고 작은 섬으로 가야 한다. 초록빛으로 빛나는 ‘에메랄드 베이(Emerald Bay)’로 유명한 섬에 지어진 팡코르 라웃 리조트는 세계적인 여행지, 최고의 리조트라는 찬사를 아낌없이 받는 곳이다. 하나의 섬에 오직 이 리조트만 조성돼 있는데, 다양한 형태의 148개 숙박 시설이 섬의 절반을 차지한다. 가족을 위한 2층 나무 가옥 컨셉트로 지어져 열대 우림을 향해 야외 욕조가 마련된 가든 빌라와 바다 위에 지어져 방해받지 않고 쉴 수 있는 시 빌라 등이 특히 인기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말레이식, 태국식, 일본식의 테라피를 응용한 다양한 스파를 즐길 수 있는 스파 빌라는 여성 여행자들이 특히 탐내는 객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팡코르 라웃 리조트의 명성을 지켜주는 것은 ‘팡코르 라우트 에스테이트’라는 곳이다. 3일 숙박료가 미화 8000~1만4000달러에 이르는 에스테이트는 다른 숙박 시설과는 조금 떨어진 마리나 베이 해변을 끼고 형성돼 있으며, 각 에스테이트들은 개별 풀장, 다이닝룸, 리빙룸, 그리고 23개의 침실과 개별 자쿠지 등을 보유하고 있다.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비밀이 보장되고 그 누구에게도 간섭 받지 않고 철저히 독립돼 있다는 장점 때문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해 할리우드 스타들이 비밀리에 자주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팡코르 라웃은 누구에게나 부담 없고 편안한 휴식을 마련해 주는 천혜의 쉼터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남태평양 서부에 자리한 나라 피지는 우리에게 제법 이름이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떠나기 쉽지 않았던 곳 가운데 하나다. 우선 9시간 30분에 이르는 긴 비행시간도 그렇지만, 호주와 뉴질랜드를 지척에 두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피지를 원하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이곳을 비켜가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니문을 중심으로 가족 휴양지로 각광받으면서 신비의 나라로만 알려져 있던 피지가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피지로의 여행은 남태평양 특유의 맑고 푸른 바다와 자연을 만나는 색다른 체험을 안겨 준다. 피지를 찾았을 때 제일 먼저 도착하는 곳이 비티 레부 섬에 자리한, 피지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난디다. 국제공항을 비롯해 피지의 주요 여행지들은 거의 대부분 이곳에 자리하고 있고, 주변 섬으로의 여행도 이곳에서 거의 출발해 피지 여행의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행자들이 난디에서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이 ‘잠자는 거인의 정원’이다. 난디국제공항에서 25분 정도 떨어진 이곳은 비스듬히 누워있는 거인을 닮은 삼베토 산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1977년, 서양난 애호가였던 미국의 영화배우 레이먼드 버가 자신의 별장을 꾸미기 위해 세계 각국의 난을 수입, 정원에 심기 시작한 것이 시작이었다. 현재 약 250종의 서양란을 비롯해 세계적인 희귀식물들이 자생하고 있어 아이들의 자연학습에 그만이다. 피지에서는 거인을 떠올릴 만큼 큰 덩치가 위압적인 멜라네시안계 피지인들과 어울려 재래시장에서 각종 과일과 채소 등을 골라 보거나 현지인들이 자주 들르는 식당에서 현지 음식을 맛보는 등 이색적인 체험이 가능하다. 수십년 전까지 식인 풍습을 고수하는 부족이 있어 유명 다큐멘터리의 단골 촬영지가 됐던 곳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바다와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피지 여행의 백미는 범선 크루즈다. 난디의 데나라우 항에서 멋스러운 범선을 타고 1시간 30여분 정도 항해하는데, 티부아 섬으로의 항해가 대표적이다. 일부러 색소를 뿌려 놓은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초록빛으로 투명한 바다로 둘러싸인 티부아 섬 근해에 도착하면, 범선은 멀찍이 정박해 놓은 채 작은 보트에 옮겨 타 티부아 섬으로 향하게 된다. 일부 성급한 여행자들은 갑판에서 곧장 바다로 다이빙, 수영으로 섬에 이르기도 하는데 종종 이들을 응원하는 여행자들의 환호 소리가 겹쳐지는 진풍경을 자아낸다. 티부아 섬에서는 소박하지만 맛깔스러운 점심 뷔페가 차려지고, 난디로 출발하기 전까지 섬 이곳저곳에서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을 즐기거나 그늘 아래 게으른 잠에 취하는 꿀 같은 휴식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