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별 주요 쇼핑 가이드

국에 가면 골동품을, 아르헨티나에서는 미술 작품을 사라.’전 세계 어디에서 누구라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은 가치가 높을 리 없다. 하지만 어떤 제품은 특정 국가에서 매우 싸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그 가치가 높아진다. 산유국에서 기름은 물보다 흔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에서는 매우 비싼 제품일 수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컬렉션 투어에 성공하려면 나라별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미리 정보를 알고 있으면 세계 최고 품질의 물건을 싼 값에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나라별로 주요 쇼핑 상품을 소개한다.중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구입하려는 것 중 하나는 전통 골동품이다. 전통 찻잔, 소수민족이 사용하던 장신구, 명나라나 청나라 시대의 도자기, 옥공예품 등 울긋불긋한 중국 물건들은 골동품 애호가들의 구미를 돋운다. 경제 성장으로 수입이 늘어난 중국 신흥 부자들도 부를 과시하고 재산을 불리기 위한 수단으로 골동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작은 옥목걸이 하나가 5만 위안(약 600만 원)을 넘고, 명나라 도자기 하나에 10만 위안(약 1200만 원)의 가격표가 붙어 있다. 자그마한 옥 불상에는 50만 위안(약 6000만 원)의 가격표가 붙어 있기도 하다. 일반적인 골동품 시장으로는 상하이시 위위엔(豫園) 입구의 라오상하이(老上海) 거리가 있다. 위위엔 상가에 다다르면 옥만 취급하는 전문 상점이 나온다. 옥 전문 상가 바로 왼쪽 편에는 웨빈 공예품 건물이 보이고, 다시 이 건물 지하로 내려가면 청황먀오(城隍廟) 골동품 상가가 나온다. 이곳도 자그마한 골동품 점포가 50여 군데로 도자기·장신구·화폐·청동 등을 취급하는 골동품 상점이다. 골동품 하나가 우리나라 돈으로 수천만 원 대에 거래되는 대형 골동품 시장도 있다. 징안스 인근 베이징시루(北京西路) 서쪽 끝 지점인 1829번지에 있는 주바오(珠寶)구 골동품 상가다. 이곳 상점들은 중국 당·명·청 시대 골동품, 옥으로 만든 자기, 그림, 서예, 고가구 등을 취급한다. 현대식 4층 건물 전체가 골동품 상점이다. 외세의 영향권에 있었던 1920~30년대 생산된 상하이 고가구는 중국 가구에 프랑스풍을 가미한 독특한 스타일로 유명하다. 관광객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3배나 올랐다. 상하이 고가구점에서는 1930년대에 제작된 조그만 커피 테이블을 480달러에 팔고 있다. 세계적 경매회사 소더비도 상하이 고가구 구매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문화 및 관광 자원을 두루 갖춘 도시다. 우리나라의 명동거리를 연상시키는 코리엔테스(Corrientes) 거리의 미술관은 14~15세기부터 근대까지의 유명 미술작품들을 상시 전시한다. 문화 향유는 비단 상류 계층에만 스며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일반 시민들은 얼마든지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 문화센터(Centro Cultural)가 지역 곳곳에 설립돼 있어서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 전시 등을 관람할 수 있으며 외국의 다양한 형태의 영화들도 이 공간을 통해 즐길 수 있다. 또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들의 입장료가 없기 때문에 시민 누구라도 원하면 언제나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의 좁은 골목길은 보카 태생의 화가 킨케라 마르틴의 아이디어로 벽과 테라스, 지붕을 원색으로 칠한 집들이 늘어서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젊은 화가들이 그린 그림은 세계 미술시장에서도 인정받는다. 팝 아트의 창시자인 미국의 앤디 워홀과 비견되는 신예 화가 마뉴엘 에스노스 작품이 1만 달러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는 1890년대 골드러시로 성장하고 번성한 도시다. 이곳에는 아직까지도 금광 마을이 존재하고 있다. 남아공의 금과 다이아몬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또 악어 가죽과 타조 가죽 등을 이용한 가죽 제품도 세계 톱 클래스다. 케이프타운이나 요하네스버그에 가면 굳이 사파리 여행을 하지 않아도 타조나 악어 뱀의 가죽으로 만든 핸드백이나 가죽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수천 달러가 넘는 타조 가죽 핸드백이 1000달러에 거래된다. 다만 악어와 뱀장어, 뱀 가죽 제품은 비행기 물품 반입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서아시아 지중해 동쪽에 있는 레바논은 포도주 수출로 유명하다. 레바논은 연간 600만 병의 포도주를 생산, 영국과 미국, 일본 등 18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매년 수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와인 애호가들은 레바논 와인을 최상품으로 꼽는다. ‘골드 리저브 레드’ 같은 와인은 프랑스 파리 리츠호텔에서는 90달러에 팔리고 있지만 현지에선 19달러면 구입할 수 있다. 수도 베이루트에서 파는 레바논 토종 올리브와 월계수 잎 오일로 만든 미용 비누도 싼 가격(3달러 선)에 비해 품질이 매우 뛰어나다. 오디오 마니아는 러시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스크바에서는 가격이 다른 선진국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음질은 세계 최고인 진공관 앰프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은 600달러 안팎이며 진공관 앰프의 무게가 20kg을 넘지만 소장 가치는 매우 높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스크바의 ‘안드레 포프코프의 르네상스 오디오 시스템’은 사용 국가에 맞도록 전압도 바꿔준다.세계 8위의 철강 생산국인 브라질에 가면 부엌칼 세트를 사야 한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푼데스프가 제작한 ‘라 그랑 메이송’ 부엌칼 세트는 프랑스의 유명 가정용품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이름도 프랑스식으로 붙였다. 이 부엌칼 세트의 가격은 프랑스 제품의 절반인 135달러 수준이어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각 나라에는 고유의 문화가 있다. 이것을 존중해 그 나라에 가기 전에 어떤 산업이 발달했는지 어떤 문화가 뿌리 깊은지 알아본다면 컬렉션 투자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