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느냐, 아니면 현지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느냐에 따라 미국 대학 진학률에 큰 차이를 보인다. 국내에선 민족사관고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에 진학해 미국 대학에 도전하는 방법이 보편적이다. 만약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면 사립학교로 가느냐, 공립학교로 가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사립학교는 매일 등하교를 해야 하는 데이스쿨(Day School)과 기숙사 생활을 하는 보딩스쿨(Boarding School)로 나눠진다. 생활비는 사립학교가 공립학교에 비해 3배 이상 비싸다. 물론 비싼 만큼 교육의 질이나 대학 진학률은 공립학교에 비해 월등히 높다. 현재 미국 전역에 분포돼 있는 고등학교는 11만8000여 개이며 이중 사립학교는 1만5000여 개다.미국은 중부 서부 동부 남부가 기후, 문화적 배경, 학풍 등이 모두 제각각이다. 따라서 미국 사립학교를 선택할 때는 지역을 가장 우선해야 한다. 동부에 있는 사립대학들은 전통 있는 명문학교들이 많지만 날씨가 춥고 학비가 비싼 게 흠이다. 반면 중부와 남부는 동부에 비해 학비가 싸지만 동부와 서부에 비해 교민층이 두텁지 않아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서부는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을 중심으로 교민들이 몰려 살고 있는 반면 예술 건축 등 특수 분야 사립학교(Special Emphasis Schools)만 있을 뿐 일반 사립학교는 드물다. 미국 내 사립학교 학생수는 100명 미만인 경우가 전체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명문학교일수록 정원수가 적은 대신 학비가 비싸다. 비용은 연간 2만~3만5000달러(2000만~3500만 원)로 여기에 과외 활동비, 학용품 구입비, 세탁비, 용돈 등은 추가로 들어간다. 그렇지만 사립학교는 학비가 많이 드는 대신 장학금 혜택도 많아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따라서 이를 제대로 활용하면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낼 수 있다. 각 학교마다 학생선발 시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항목을 찾아 지원하면 특기생으로 선발돼 장학금이 지급되기 때문이다.사립학교가 한국 고소득층 학부모에게 인기를 끄는 비결은 높은 대학 진학률에 있다. 명문대학에 진학한 졸업생이 많은 사립학교일수록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대학 진학에 필요한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학교 순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부분으로 노하우가 많은 학교일수록 학과목도 학생 적성에 맞춰 효과적으로 운영된다. 간혹 현지 적응을 우려해 한인 학생들이 많은 곳에 지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한인 학생들이 너무 많은 곳은 현지 교육시스템에 적응하는데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다양한 인종이 구성된 학교에 진학해 공부하는 것이 미국 문화를 빨리 익히는데 도움을 받는 지름길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미국 전역에 분포된 인종 구성비율을 준용하는 것이다. 지난 2004년 7월 미국 인구 조사국이 조사한 미국 내 인종별 분포도에 따르면 백인이 81.7%였고, 히스패닉계가 14.0%, 흑인이 13.0%, 아시아계가 4.7%를 차지했다.이 밖에 학생의 취미와 재능을 살릴 수 있는 과외활동 프로그램과 외국 유학생의 입학 사정 기준, 영어에 미숙한 학생들을 위한 영어교육 과정 유무 등도 따져봐야 한다. 사립학교 중에는 보딩스쿨이 데이스쿨보다 학비가 비싼 대신 대학 진학률이 높다. 현재 미국 전역에 있는 보딩스쿨은 259개로 아이비리그 등 미국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가 보딩스쿨을 졸업했다. 보딩스쿨은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학비는 비싸지만 학교가 학생의 모든 생활을 책임지고 지도해줘 학부모 입장에선 덜 번거롭다. 학생 1인당 교사 비율도 높다. 최저 4 대 1에서 최고 8 대 1 정도 된다. 승마, 테니스, 골프와 같은 스포츠 종목이 교과목에 포함돼 있는 점도 학부모들이 보딩스쿨을 선호하는 이유다. 여기에 미국 공교육이 제공하지 않는 인성 교육까지 담당하고 있어 대학 진학은 물론 추후 미국 주류 사회에 편입되는 데도 유리한 측면이 많다. 보딩스쿨은 대학 입학에 치중하는 칼리지(College) 등 4가지로 구분되는데 이중 칼리지는 오랜 기간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카운슬링 등 학생들의 학교 생활 적응에 많은 도움을 준다. 보딩스쿨 중에는 남녀공학으로 운용되는 곳도 있고 남학생 또는 여학생들로만 구성된 학교도 있다. 남학생만을 입학시키는 학교를 올 보이즈 보딩스쿨(All Boys Boarding School)이라고 하고 여학생들만이 있는 보딩스쿨은 올 걸즈 보딩스쿨(All Girls Boarding School)이라고 한다. 이 밖에 마치 군대와 같이 강한 교칙을 강조하는 밀리터리 스쿨(Military School)과 음악 미술 공연 등 예술 분야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아트 스쿨(Pre-Professional Arts School)도 있다. 가톨릭이나 장로교, 침례교, 성공회 등 개신교단이 운영하는 보딩스쿨(Religious Bording School)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사립학교가 공립학교보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미국 전체를 놓고 볼 때는 그렇지만 공립학교 수준이 사립학교를 능가하는 곳도 분명히 있다. 동부에서는 뉴저지와 버지니아 메릴랜드가, 서부는 일반적으로 공립학교가 사립학교보다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미국 내 우수 공립학교 순위를 살펴보면 1위는 제퍼슨 컨트리 국제 베커러리 스쿨로 앨라배마 주 아이언데일 시에 있다. 100위 안에는 캘리포니아 주 소재 고등학교가 무려 7개나 차지해 강세를 나타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E-2비자(비이민투자비자)다. E-2비자는 현지에 사업체를 운영할 때 필요한 비자로 최근 한국 내에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 E-2비자는 현지 부동산을 구입하고 자녀 교육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카드다. 만약 자녀 교육까지 염두에 둔다면 동부 명문 공립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대학으로 일단 유학을 보낸 뒤 거기서 SAT를 준비하면 미국 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보다 비용을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이들 지역의 고등학교는 미국과 비슷한 교육 제도를 갖추고 있어 대학 진학 후 적응하기도 쉽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이나 홍콩의 국제학교로 진학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이들 국제학교는 별도의 교과 과정으로 운영되며 한해 수업료는 5000~1만 달러 수준. 중국 교육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말 현재 중국에 유학중인 한국 학생들은 3만5353명으로 중국 내 외국 유학생의 45.5%를 자치해 일본을 제치고 1위로 떠올랐다. 중국 국제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입학신청서와 신체검사서,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보호자 위임 공증서와 유학비자와 중국 공안에 제출한 거주지 신고의무서만 내면 된다. 중국 국제학교는 학제가 미국식으로 운영되며 대부분의 학과목은 영어로 수업이 진행된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교사의 상당수가 외국인으로 구성됐고 학비는 미국 보딩스쿨의 50% 수준이다. 부산 대구 대전에서는 일본 국제학교로 진학시키는 경우도 있다. 일본은 중국에 비해서는 물가가 비싸지만 현지에 다녀오기가 편리하다는 점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야니기와, 메이토쿠, 호소다고등학교 등 3곳만이 외국인의 입학을 허용하고 있으며 이들 학교는 기숙사 생활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에 있는 국제학교를 거쳐 미국 대학 진학을 추진해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굳이 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것이 유리할까. 교육 전문가들은 “일부 명문대학들은 외국에서 생활한 것에 가중치를 두고 있어 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것이 유리한 측면도 있다”면서 “그렇지만 학교 간 편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현지 상황을 잘 따져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