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독서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가 독서 경영을 최고의 덕목으로 생각한 것은 특별한 게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워낙 책 읽는 것을 좋아했을 뿐더러 사업을 시작했던 1983년부터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을 하나의 경영 행위로 삼았기 때문이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각종 서적을 통해 얻은 새로운 정보를 스크랩하고, 메모하는 습관이 필자가 지금의 위치에 올라오게 된 밑거름이었음이 분명하다.건설 현장 하면 땀 냄새나는 작업복과 건설 장비 같은 것들을 연상하기 쉽다. 그 때문인지 책이나 문학 같은 것은 건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소리도 많이 들어왔다. 그러나 필자 생각은 달랐다. 어느 날 흙먼지 풀풀 날리는 공사 현장에서 밤낮으로 땀 흘리는 임직원들을 보면서 “이 좋은 지식을 우리 임직원들과 나눌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가치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독서 나눔’은 시작됐다. 거칠고 동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세상을 부드럽게 보는 시각을 갖게 하고 세상을 밝고, 깊게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것이 책이라고 생각했다. 막연히 내가 읽고 좋았던 책을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시작한 것이 점점 많아지면서 지금은 매달 5000여 권 이상을 주위에 나눠주고 있다. 몸에 배지 않은 상황에서 자율적인 독서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초기에는 다소 강제성(?)을 갖고 사내 독서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독서 문화가 확산되면서 책을 통한 의사소통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필자가 대표로 있는 우림건설은 직원이 800여 명 정도인 중견 건설업체다. 비록 적은 인원이지만 대부분이 입사 면접 때가 아니면 얼굴을 보기가 힘들다. 또한 사업장이 각 지역에 퍼져 있다 보니 서로 간의 소통에도 한계를 느낄 때가 많았다. 현대 경영에서는 대표와 평직원이 하나로 뭉쳐 공통의 목표를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되고 있는데 이런 면에서 보면 독서경영이야말로 기업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리더의 생각이 모든 사원들에게 전달되고 공유돼야 회사의 비전을 함께 만들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은 모름지기 CEO라면 누구나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책 속에는 경영의 정수가 담겨져 있어 지금과 같은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묘안을 책 속에서 발견하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또 책을 읽다 보면 자기 스스로를 돌이켜 볼 수 있는 교훈을 여러 차례 얻게 된다. 자아성찰 측면에서도 매우 바람직하다. 특별히 필자는 매달 직원들에게 추천하는 책에는 직접 추천사를 쓰고 있다. 직접 추천사를 적다 보면, 더 진지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한 번 더 생각하고 쓰게 되고, 쓰면서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여러 번 거치게 되면 독서 경영은 사원들 간 생각을 조율하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을 자주 경험했다. 감명 깊게 읽은 책에 대한 사원들의 독후감 속에서는 최고경영자가 신경 써야 할 부분과 일반 직원들의 고충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바쁜 일상 속에서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감성 경영’이 강조되는 지금 독서 경영이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조직을 하나로 만드는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독서를 통한 간접 경험과 글을 통한 쌍방향의 의사소통은 사람의 창의성을 키우고, 가정과 조직의 창의성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좀 더 풍부해지게 만들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