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골프시즌… 꼭 지켜야할 규칙

2006 시즌이 눈앞에 다가왔다. 이미 올해 첫 라운드를 한 골퍼도 있을 것이고, 많은 골퍼들이 시즌 오픈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올해도 ‘무사히’, 그리고 한결 성숙한 기량을 선보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골퍼들이 라운드 할 때 지켜야 하는 골프 규칙은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공동으로 제정(개정)한 것으로 세계 어디에서든 똑같다. 어느 나라 골퍼든 이 규칙을 준수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규칙’이 있다.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골프 규칙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엄격한 의미의 ‘로컬룰’도 아니다. 아무리 로컬룰이라 하더라도, 골프와 골프 규칙의 ‘본령’을 벗어나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만 버젓이 통용되고 있는 ‘코리안 룰’을 알아본다. 또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에 ‘코리안 룰’을 적용한다고 했을 때 그나마 지켜야 하는 에티켓은 무엇인가 살펴본다. ● ‘OB 티잉그라운드’의 준말이다. 규칙상 OB가 나면 1벌타를 받고 원래 친 곳에서 다시 쳐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골프장들은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앞쪽(주로 페어웨이 중간쯤)에 OB티를 설치해 둔다. 규칙에도 없는, 황당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원래 친 곳이 아니라, 나가서 치는 것도 억울한데 스코어까지 1타 부가하도록 돼 있다. 예컨대 티샷이 OB가 나 규칙대로 티잉그라운드에서 다시 치면 3타째인데, 그러지 않고 페어웨이 가운데쯤에 있는 OB티에 나가서 치면 4타째가 되는 것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 OB티까지의 거리를 ‘1타의 거리’로 간주하는 것이다. OB티 자체도 어불성설이지만, 어떤 골퍼들은 그곳에 가서 티업을 한 뒤 볼을 친다. 이것은 언어도단이다. 한 홀에 티업할 수 있는 곳은 출발지인 티잉그라운드 한 곳뿐이다. 또 티잉그라운드에서 친 볼이 OB티까지 왔다는 가정아래 치는 것이므로 드롭하고 치는 것이 순리다.● 볼이 워터해저드에 빠질 경우 ‘드롭존’이 있으면 1벌타 후 그곳에서 3타째를 치면 된다. 그런데 드롭존이 없을 경우 규칙대로 처리해야 한다. 워터해저드가 연못이라면 대부분 상황은 1벌타 후 볼이 빠진 지점 옆이나 연못 후방에 드롭하고 쳐야 한다. 그런데 우리 골퍼들은 연못을 건너간 지점에 ‘대충’ 볼을 던져놓고 다음 플레이를 한다. 규칙을 무시한, 전형적인 ‘코리안 룰’이 아닐 수 없다.● 볼이 숲속이나 러프에 빠질 경우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하고 치는 수가 가끔 있다.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하면 1벌타 후 볼이 멈춘 지점 옆에서 두 클럽 길이 내에 드롭하거나 볼 후방쪽에 드롭하고 쳐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또다시 볼을 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골퍼들은 ‘좋은 자리에 빼놓고’ 친다. 동반자들이 딱하게 여겨 그렇게 권장하더라도 창피한 일인데, 하물며 동반자들이 가만히 있는데 해당 골퍼 스스로 볼을 집어 들고 페어웨이쪽으로 휙 던져놓은 뒤 다음 샷을 하는 광경은 그야말로 목불인견이다. 그러고도, 운이 좋아 보기나 더블보기를 하면 좋다고 웃는다. 당사자는 좋아할지 모르지만, 동반자들은 속으로 비웃는다.● 아마추어들의 친선게임에서는 짧은 거리의 퍼트가 남았을 경우 1퍼트로 홀아웃한 것으로 인정하는 ‘기브(흔히 OK라고 함)’를 준다. 동반자가 기브를 주면 ‘고맙다’는 말과 함께 얼른 볼을 집어 드는 것이 도리다. 그런데도 굳이 연습삼아 끝까지 퍼트하는 골퍼들이 있다. 기브를 주었는데도 집어 들지 않고 퍼트하면 ‘기브를 받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그 퍼트가 들어가지 않으면 1타를 더 계산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런 골퍼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기브 상황은 아니라도, 먼저 퍼트한 볼이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거나, 홀 가장자리에 멈출 경우 동반자가 퍼트할 차례인데도 또 한번 연습 퍼트를 하는 골퍼들이 있다. 이 또한 ‘매너 0점’으로, 피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