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주식 ㈜LG

㈜LG는 LG그룹 지주회사다. 지난 2004년 7월 GS홀딩스의 분할에 따라 과거 구씨와 허씨 가문 사이의 지분 정리를 끝내고 순수 지주회사로 출범했다. ㈜LG는 구본무 회장을 중심으로 한 구씨 일가가, GS홀딩스는 허창수 회장을 비롯한 허씨 일가가 대주주가 됐다. 이로써 기존의 LG그룹은 전자 화학 통신을 주력으로 한 ㈜LG와 GS칼텍스 GS건설 등을 거느리는 GS홀딩스로 양분됐다. ㈜LG의 주주 현황을 보면 구본무 회장(10.33%) 등 구씨 일가가 모두 51.3%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구성은 안정적이다.㈜LG는 두 가지 점에서 장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첫째는 국내 첫 지주회사로서 성공사례를 개척했다는 점이다. 지주회사 체제의 강점은 무엇보다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다. 과거 계열사끼리의 지급보증이나 증자 참여 등을 통한 주주 가치 훼손은 지주회사 체제에선 불가능하다. 지주회사가 모든 자회사의 지분을 소유하는 단일 구조로 돼 있어 계열사끼리의 상호 지분 보유나 자금거래는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LG가 출범하자 과거 한국 기업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비판했던 외국 언론들이 일제히 “주목할 만한 변화로 한국 기업의 투명성이 한 단계 높아지는 계기”라고 치켜세운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LG가 장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두 번째 이유는 LG전자 LG화학 등 세계적인 기업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LG전자 화학 등이 이익을 내며 사업을 지속하는 한 ㈜LG의 생명력도 영원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LG는 자회사들로부터의 지분법 평가익 외에 브랜드 로열티, 배당 등을 안정적으로 받기 때문에 장기 투자의 첫 번째 원칙인 이익의 안정성이 보장된다.㈜LG는 앞서 말했듯이 순수 지주회사다. 자체 사업이 없다. 따라서 자회사들이 벌어들인 이익의 일부로 사업을 영위한다. 노부모가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아 생활을 꾸려가는 것과 비슷하다. ㈜LG의 자회사는 국내 34사, 해외 154사 등 총 188개 사에 이른다. 크게 나누면 LG전자와 LG필립스LCD LG마이크론 등의 전자 부문, LG화학 LG석유화학 LG대산유화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등 화학 부문, LG텔레콤 데이콤 파워콤 등 통신 부문으로 나뉜다. 이 밖에 LG CNS와 곤지암레저 LG경영개발원 LG히타치 등도 자회사다.㈜LG의 가장 큰 수익원은 자회사로부터의 지분법 평가익이다. 보유하고 있는 지분만큼 자회사 순이익이 지주회사 이익으로 잡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장부상 이익에 불과하다. ㈜LG의 실질적 수입은 배당과 브랜드 사용료다. 배당은 이익을 낸 자회사가 배당할 경우 보유 지분만큼 받는 것으로 당장 현금이 유입된다는 점에서 지분법 평가익과는 다르다. 자회사가 ‘LG’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가로 브랜드 사용료를 거둬들이는 것도 톡톡한 수입원이다. 특히 브랜드 사용료는 자회사 이익 규모에 상관없이 매년 매출액의 일정 정도를 받게 돼 있는 구조여서 ㈜LG로선 효자 노릇을 하는 안정적 수입원인 셈이다.자회사 실적 부침에 상관없이 ㈜LG가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실제 ㈜LG는 출범 이후 꾸준히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GS그룹과의 분리 후 2004년 하반기부터 매분기 많게는 1000억원 대의 순이익을, 자회사 실적이 저조할 때는 5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내 왔다. 작년 전체적으로는 전자 화학 등 핵심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 탓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지만 순이익은 배당금과 브랜드 수입액 증가와 유가증권 처분 이익으로 전년보다 늘어났다. 당장 동원 가능한 현금흐름도 3600억원 대에 달하고 있다.2006년 매출액은 주력 자회사들의 실적 호전이 예상됨에 따라 지분법 평가익이 증가해 전년 대비 77%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부문별로는 전자 쪽의 지분법 평가익이 7배 정도 급증하고 화학 쪽의 지분법 평가익도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도 작년보다 96%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대우증권에 따르면 2007년에도 전자 화학 통신 등 핵심 자회사 부문의 실적 호조가 이어져 ㈜LG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006년 대비 각각 37%, 42%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안정적인 이익 증가 덕분에 배당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2005년 주당 배당금은 550원으로 전년의 250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삼성증권 추정치에 따르면 2006년과 2007년 예상 주당 배당금은 각각 850원, 1100원으로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재무구조가 순현금으로 돌아선 데다 매년 현금흐름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투자 부담이 없고 자산 매각이 이뤄질 경우 추가 현금흐름 개선도 기대된다.보유자산 가치가 엄청나다는 것도 ㈜LG의 투자 매력 중 하나다. 자회사 보유 주식 가치(비상장 자회사 포함) 8조원, 브랜드 사용료 2조4000억원, 보유 부동산 가치 1880억원 등을 모두 합치면 11조원에 근접한다. 자산 가치가 이 정도 규모에 이르는 기업은 전체 상장사 가운데 얼마 되지 않는다.㈜LG의 자산 가치에는 특히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비상장사가 대거 포함돼 있다. LG CNS가 대표적이다. LG CNS는 컨설팅에서부터 시스템통합(SI), 시스템관리, 정보기술(IT) 아웃소싱, 네트워크 통합(NI) 등에 이르기까지 IT 관련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삼성SDS와 함께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업계 선두주자다. ㈜LG의 이 회사에 대한 보유 지분 가치는 장부가로만 따지면 1440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4870억원으로 늘어난다.산업용 소재 업체인 LG MMA와 그룹 전체 계열사에 소모성 자재를 공급하는 서브원(옛 LG MRO), 반도체 웨이퍼 제조회사인 LG실트론 등 다른 비상장 자회사들의 지분 가치도 시장가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최소 5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LG의 순자산 가치가 11조원에 육박한 데 비해 현재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5조9000억원으로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LG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이유다.㈜LG의 뛰어난 기업 가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주가가 할인 거래된 이유는 △LG카드의 불확실성과 △통신 자회사들의 불투명한 미래 등이었다. 그러나 이런 악재도 이젠 사라지고 있다.사실 LG카드 문제는 그동안 두고두고 ㈜LG를 괴롭혀 온 악재였다. LG카드 지분 매각 이전에는 대규모 증자 때마다 대주주로서 참여해야 하는 자금부담으로, 매각 이후에는 남아 있던 부실을 털어내기 위한 작업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없었다. 실제 이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LG는 물론 그룹 전체 계열사 주가가 크게 휘청거렸다. 그러나 LG카드 문제는 지난해 4분기 중 LG카드 회사채 현금상환을 끝으로 완전히 해소된 상황이다.과거 ‘불효자’ 노릇을 했던 통신 자회사들도 빠르게 ‘효자’로 변신하고 있다. 2004년까지만 해도 LG텔레콤과 데이콤 등 통신 자회사는 (주)LG의 이익을 갉아먹는 존재였다. LG전자나 LG화학에서 벌어들이는 돈으로 이들 통신 자회사에 쏟아 부어야 할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시장에는 LG그룹이 통신사업을 포기할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LG텔레콤과 데이콤이 흑자 구조로 탈바꿈하면서 통신 부문도 전자 화학과 함께 ㈜LG의 이익 기반이 되는 3대 부문으로 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통신 자회사들의 향후 실적전망도 긍정적이다. LG텔레콤의 경우 순이익은 2005년 2368억원에서 2006년 2645억원, 2007년 2869억원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콤도 순이익이 2005년 646억원에서 2006년 728억원, 2007년 894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다 데이콤과 파워콤의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까지 이뤄지게 되면 ㈜LG는 통신 자회사에 대한 부담을 벗고 할인율을 큰 폭으로 축소하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물론 ㈜LG 주가에 리스크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투자 관련 리스크가 바로 그것이다. LG그룹은 그룹 전체 투자금액의 60% 이상을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LCD 경기에 따라 그룹의 미래 수익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처럼 LCD 공급 급증을 수요가 뒤따르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LCD 가격 조정으로 LG필립스LCD는 물론 그룹 전체의 수익성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그러나 지난해부터 진행돼 온 LCD 패널 가격 조정이 이르면 올해 1분기를 바닥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올 들어 LCD 가격 하락세도 완만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LCD 경기가 3월께 회복세로 돌아설 경우 향후 2∼3년 간은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LG 주가의 장기 전망에 대해선 대다수 전문가들이 긍정적이다. ㈜LG 주가는 기본적으로 전자 화학 통신산업의 업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주회사 실적은 핵심 자회사들의 실적과 같이 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LG 주식을 산다는 것은 LG전자 LG화학 LG텔레콤 데이콤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등 우량 기업들의 포트폴리오를 한꺼번에 매입하는 것과 같다”며 “주가는 LG그룹의 성장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상승 곡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