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영씨의 ‘부동산재테크’실전 노하우

구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권선영씨(34·대구 상인동). 10여년 전 2900만원의 전세금으로 신혼 생활을 시작했던 그는 이제 ‘당당한 부자’ 반열에 올라 있다. 부동산 재테크에 성공한 권씨는 자신의 돈 번 노하우를 작년 9월 인터넷(cafe.daum.net/dgbudongsantech)에 올려 카페 회원 3800여 명을 거느린 온라인 스타가 됐다. 그가 집중 공략한 종목은 수익형 부동산과 아파트. 권씨는 성공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오프라인 강의도 자주 하고 있다. 두 자녀의 엄마이기도 한 권씨는 “간호사 생활을 하면서 돈이 없어 무너지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많이 봐 왔다”면서 “부모 유산 없이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이 재테크로 부자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권씨가 자신의 손으로 처음 부동산을 계약한 것은 10년 전인 1995년이다. 결혼하면서 시댁에서 전셋집을 구하라며 2000만원을 쥐어줬다. 결혼 전 남편은 월급을 모두 시댁에 보내던 때라 비자금이 따로 없었다. 여기에 권씨가 900만원을 보태 2900만원으로 24평형 아파트를 전세로 얻었다. 결혼할 때부터 ‘돈이 없어’ 쩔쩔매는 경험을 했던 것이다.권씨는 돈을 벌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우선 종자돈을 모으는 데 미친 듯이 매달렸다. 당시 부부가 맞벌이로 월급을 타면 최소한의 생활비를 빼고 나머지를 모두 각종 펀드상품에 집어넣었다.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펀드에 분산 투자했고, 절세상품을 최대한 활용했다.아파트를 사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청약통장조차 가입하지 않았다. 당시엔 아이를 낳는 것조차 ‘사치’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3년의 시간이 흘렀다. 1억원이란 목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절약을 대가로 얻은 값진 수확이었다.때마침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가격이 폭락한 급매물이 쌓여갔다. 권씨는 종자돈을 떠올리며 매일 출퇴근하면서 주변 부동산을 눈여겨보는 습관이 생겼다. 주말마다 집을 보기 위해 다리품을 팔았다.어느 날 급매물로 나온 3층짜리 상가 주택을 발견했다. 갓 지은 새집이었다. 권씨는 이 상가 주택을 중개업자로부터 소개받은 후 ‘맞선을 보는 처녀 마냥’ 한참 쳐다봤다고 한다. 볼수록 ‘바로 이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이 상가 주택의 시세는 외환위기 직전만 해도 3억5000만원을 호가했지만, 급매물로 나와 2억3000만원이면 매입할 수 있었다. 대지 60평에 건평 98평, 내부 공간이 총 5개로 구성돼 있었다. 1~2층은 상가로, 3층은 주거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상가 매입 후 직접 거주가 가능했다. 8m짜리 도로를 끼고 있었으며, 집 앞에 공원이 자리 잡고 있는 알짜배기 물건이었다. 권씨는 이 상가 주택 주인과 즉석에서 계약서를 작성했다.당시 1~2층 상가는 모두 세입자와 전세계약을 한 상태였다. 권씨는 상가 계약이 만료될 때마다 전세를 월세로 돌렸다. 현금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다. 월세를 받으면 그 돈을 차곡차곡 비축했다. 또 다른 부동산 투자를 위한 소중한 종자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권씨는 상가 주택의 월세 수입이 짭짤하다는 ‘실전 경험’을 토대로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D아파트 26평형을 9200만원에 매입했다. 실거주가 아닌 임대 수익 목적이었다. 이 아파트 역시 매입 직후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5만원으로 세를 놓았다.상가 주택과 D아파트의 월세 자금이 매달 차곡차곡 쌓이자 또 다른 종자돈으로 변해갔다. 어느 정도 목돈이 모이면서 권씨는 미분양 아파트로 관심을 돌렸다. 2004년 코오롱하늘채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를 구경 갔다가 저층밖에 남지 않았다는 설명에 실망하고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때마침 계약 취소 물건이 나왔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권씨는 그 자리에서 11층 한 채를 계약했다. 입주 후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투자 수익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들었다. 열심히 발품을 팔다 보면 이처럼 ‘운 좋은’ 일도 종종 발생한다는 게 권씨의 설명.이후 상인동 H아파트도 3순위 청약을 넣어 매입하는 등 권씨는 꾸준히 아파트 투자를 병행했다. 그는 상가 주택뿐만 아니라 일반 아파트도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월세 계약을 선호했다. 월세를 받아야 손쉽게 종자돈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상가 주택과 아파트는 권씨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권씨는 현재 법원 경매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권리분석만 제대로 한다면 일반 매매보다 싼값에 부동산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20명이 경합한 수성구의 상가 물건 입찰에서 2위 응찰자를 90만원이란 간발의 차이로 제치고 처음으로 낙찰받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권씨는 이 날의 느낌을 ‘할인점에서 백화점 정품 상품을 헐값에 산 기분’이라고 표현했다.권씨는 내 집 마련에 나설 목적이라면 어떤 이유에서든 ‘바로 지금이 투자할 때’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더 떨어지겠지” 하고 기다렸다간 영원히 기다려야 할 지 모른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일 때가 더 없는 기회라고 권씨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때 자신의 재정 능력 내에 있는 부동산을 매입하는 게 철칙이라고 강조했다. 무리하게 대출을 끼고 집을 샀다가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권씨의 부동산 투자법은 독특하다. 예를 들어 아파트 평형을 넓혀가기보다 투자처를 다양화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래야 위험을 분산할 수 있고 권씨가 선호하는 ‘월세 계약’을 맺기도 수월하다.하지만 재테크의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물건에 대해선 뒤돌아보지 말고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주하기에도 불편하고 딱히 투자 수익이 발생하지도 않을 뿐더러 현금흐름도 좋지 않다면 손해 보더라도 빨리 털어버리는 게 낫다는 얘기다. 그는 이런 부동산을 판 후에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을 대안으로 매입할 것을 권했다. 상가를 고를 땐 비싸더라도 안전한 곳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땅에 대해선 대물림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을 때에야 손을 대는 게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이가 젊다면 환금성이 좋지 않은 땅에 기대지 않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권씨는 땅을 ‘길고 지루한 사랑’이라고 비유했다. 무작정 장기 보유해야 승부가 나기 때문이다. 권씨는 1년, 2년, 5년 등 구체적인 기간을 정해 투자했고 이에 맞춰 종자돈을 모았다. 투자 기간을 너무 장기로 정하는 것은 피했다. 장기일수록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이다. 목돈을 모으는 과정에서 절약은 필수였다.권씨가 재테크에 열을 올리는 목적 중의 하나는 자녀교육이다. 돈이 없으면 자녀 교육에 소홀할 수밖에 없고 가난을 대물림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결국 그를 부동산 재테크의 귀재로 만들었다.권씨는 자신과 같이 부모 유산을 거의 물려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두 가지 생활방식을 제안했다. 하나는 ‘절약’이고 또 한 가지는 ‘맞벌이’다. 특히 맞벌이야말로 ‘부유한’ 노후를 위한 첫 걸음이란 게 그의 신조다. 두 명이 벌어 이웃집 한 사람의 벌이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마찬가지다.다음은 권씨의 회고. “처녀 때 남자친구(현재의 남편)를 2년 간 쫓아다닌 끝에 결국 결혼에 골인했어요. 제 뜻대로 결혼해서 그런지 항상 가정의 짐을 짊어지고 있다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맞벌이를 했지요. 차곡차곡 돈을 모아 30대에 경제적으로 ‘독립’했고, 좋은 차에 골프를 즐길 정도로 넉넉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끝까지 맞벌이를 포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맞벌이는 돈 이상의 행복을 가져다주거든요.처음 5000만원을 모아서 이를 1억원으로 키우는 건 금방입니다. 하지만 1000만원으로 1억원을 벌려면 5000만원을 벌기까지 걸렸던 시간의 두 배 이상이 필요합니다. 맞벌이를 하면 이런 목표 달성 시기가 훨씬 빨라지겠지요. 젊은 부부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