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시장 핫 이슈 ■미국금리가 국내금리를 추월하고 있다. 정부가 발행하는 만기 3년짜리 채권수익률은 5월 중순 이후 이미 미국과 우리나라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시장금리뿐만 아니라 정책금리도 역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6월 이후 꾸준히 금리를 인상한 결과 미국의 정책금리는 3%까지 높아져 3.25%인 우리나라의 콜금리와 거의 비슷해졌다. 문제는 국내외 금리 역전이 이제 시작이라는 사실. 미국은 앞으로도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는 인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미국에서는 물가상승과 주택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잭 권(Jack Guynn)은 미국의 정책금리가 여전히 경기 중립적인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수출이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도 지연되고 있어 당분간 저금리를 유지해야 할 상황이다. 해외투자 증가 속도가 관건미국금리가 국내금리보다 높아지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우선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돈을 미국 은행에 맡겨두면 국내 은행에 넣어둘 때보다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 현실을 감안하면 돈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도리어 너무 많은 달러화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생기는 문제점을 완화해 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는 수출로 많은 달러화를 벌어들이면서 금융시장을 통해서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규모 유입됐다. 그 결과 원화절상 압력이 가중돼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많은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고수익 투자처 찾아 대이동 예상 시중자금이 빠르게 단기화되는 가운데 국내 투자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 단기자금은 올해 1분기에 전체 금융기관 수신고의 절반에 육박하는 411조원까지 늘어났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시중금리는 하향안정세로 돌아섰고 주식시장은 3월 중순 이후 탄력을 잃고 있다. 부동산시장도 정부의 강력한 안정대책으로 연초의 상승세가 주춤거리고 있다. 고수익 투자처를 쫓아 빠르게 이동하는 국내의 단기자금이 해외의 고수익 투자처로 이동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는 것이다. 또 국내외 금리 역전이 미국의 금리인상에 의해 초래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전 세계 금융시장에 공급되는 달러화 투자자금의 전체 규모가 줄어들면서 해외 투자자금의 국내 금융시장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국내외 금리 역전 현상은 해외투자 확대를 통해 투자 대상을 다각화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개인들이 직접 해외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향후 늘어나는 해외투자는 금융기관을 통한 간접투자가 주종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투자 금융기관 및 금융상품 선택에 있어 단지 수익률뿐만 아니라 운용기관의 안정성도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들이 고수익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상품판매 경쟁에 치중할 경우 자칫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리스크가 커져 금융부실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당국은 해외투자 확대가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자금의 해외유출 속도가 시장 기능에 의해 스스로 조절되도록 국내의 고수익 장기자금 운용처를 늘려 나갈 필요가 있다. 장기채권시장 활성화, 장기저축 및 장기간접투자상품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가 도움이 될 것이다. 국내외 금리 역전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국내외 금리 역전 현상의 향후 예상 시나리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