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Be Cool Campaign
점점 봄은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고 있다. 올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쿨 비즈(Cool-biz) 패션에 대해 알아보자. 비즈(Cool-biz)는 시원하다, 멋지다는 뜻의 쿨(Cool)과 비즈니스(Business)가 결합된 단어다. 지난 2005년 일본 환경성 주도로 시작된 에너지 절감 캠페인의 하나로 ‘노타이, 노자켓’을 기본으로 하는 일종의 드레스 코드 제안이다.시원한 옷차림으로 여름철 사무실의 과도한 냉방을 억제해 오존층 파괴와 지구 온난화를 막고 환경과 경제에 도움이 되게 하자는 것. 하지만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여름철 드레스 코드로 쿨 비즈 룩을 지정받은 공무원들은 말끔한 슈트 차림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눈치를 봐야했으며, 대외 미팅이라도 있는 날이면 상대에게 무례한 옷차림으로 앉아 있다는 기분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쿨 비즈 로고를 개발해 보급하는 등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이제는 대다수의 기업들이 쿨 비즈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바로 셔츠다. 칼라의 높이와 모양, 버튼의 사양, 소재, 패턴, 디테일 등의 다양화를 통해 셔츠 시장이 급성장했다. 위아래가 한 벌인 슈트보다 다양한 연출과 활용이 가능한 재킷에 대한 활용도도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세련된 쿨 비즈 룩을 연출하기 위해 포켓칩과 커프스링크 등 액세서리의 발달도 뒤를 이었다. 가장 큰 성과는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서 꼭 필요한 슈트와 포멀 재킷을 위해 기능성 소재 개발이 함께 이뤄졌다는 점이다.쿨 비즈 룩이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2006년이다. 그 선두에 로가디스 언컨이 있다. 올해로 론칭 10주년을 맞는 로가디스 ‘언컨 슈트(Unconstructed suit)’는 대표적인 여름 슈트로 손꼽힌다. 로가디스의 언컨 슈트는 신사복의 골격 역할을 하는 모심을 최소화하고, 어깨 패드 두께도 일반 슈트의 반 이하로 줄여 무게를 100g 이상 줄였다. 덕분에 훨씬 가볍고 편안하며, 통기성과 청량감이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안감, 어깨 솜, 주머니 등 체온이 높아지는 부분에 특수 소재인 메시 트리코트(mesh tricot)를 사용해 통기성을 좋게 만들었다.해마다 진화를 거듭하면서 올해는 드라이크리닝을 할 필요 없이 온수 샤워만으로 수용성 오염을 제거해주는 ‘언컨 샤워’, 아이팟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언컨 뮤직’, 스트레치 디테일이 숨겨져 있어 활동에 편안함을 주는 ‘언컨 트래블’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2006년 2월 3일 백남준의 장례식에서는 400명이 넘는 하객들이 넥타이를 자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1962년 독일에서 故 백남준이 보여준 퍼포먼스의 의미, 즉 “넥타이는 맬 뿐만 아니라 자를 수도 있으며, 피아노는 연주뿐만 아니라 두들겨 부술 수도 있다”는, 틀에 갇히지 않은 사고의 자유를 다시 한 번 재현한 것이다.비즈니스 캐주얼에서 노타이가 지적인 방출을 의도했다면, 쿨비즈에서의 노타이는 체온의 방출을 꾀한다. 넥타이를 풀기만 해도 체감온도가 약 2도나 내려간다니 그만큼 에어컨을 덜 틀어도 되고 그만큼 지구온난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 그러나 넥타이를 매지 않을수록 셔츠는 더 신경 써서 골라야 한다. 노타이에 품이 큰 셔츠는 격식을 갖추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쉽다. 따라서 타이를 매지 않을 땐 조금 타이트한 셔츠를 입는 게 좋다. 일반 셔츠보다 목깃이 0.5~1cm 높은 디자인이 격식을 갖춘 느낌을 살려준다.셔츠 칼라 끝에 단추가 달려 셔츠 깃이 무너지지 않도록 옷깃을 고정시켜 주는 ‘버튼다운 셔츠’나 셔츠 옷깃과 소매 부분이 몸판과 다른 색상으로 된 ‘클레릭(Cleric) 셔츠’도 좋은 시도다. 로가디스는 2008년 여름부터 노타이 착장의 확산에 맞춰 넥타이 없이 입어도 스타일이 살아나는 다양한 디자인의 ‘타이프리(tie-free) 셔츠’를 고안하여 제안하고 있다.타이를 매지 않은 셔츠 차림에 재킷을 입을 경우 포켓 칩만 해도 격식 있는 자리에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세련되어 보인다. 중요한 바이어 미팅과 같이 넥타이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있을 경우에는 메시 소재의 타이나 니트 타이를 활용하는 것도 센스 있다.로가디스의 캐주얼인 로가디스 그린라벨도 쿨 비즈 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8년에는 고기능성 천연소재 니트를 만들어 인기를 얻었다. 올해에는 자일리톨, 코코넛 니트까지 선보이고 있다. 자연 건강소재인 대나무 니트는 세균과 냄새를 억제하는 항균소취 기능이 뛰어나며, 99.9%의 세균 억제력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땀을 신속하게 흡수해 빠르게 방출해 주는 기능과, UV 차단 가공처리를 통해 야외 활동도 편하게 만들었다.녹차를 활용한 셔츠는 원단 자체에 녹차에서 추출한 항산화 성분 ‘카테킨(Catechin)’을 함유해 항균 및 냄새 제거에 좋은 효과를 보인다. 자일리톨 껌이나 사탕을 먹을 때 입 안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자일리톨 성분이 수분과 만나 흡열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 이 효과에 착안해 개발한 자일리톨 니트는 땀이 날 때 냉감 기능을 탁월하게 발휘한다. 그 외에도 옷과 피부 사이의 온도를 3도 이상 낮춰 주는 소재를 활용한 ‘사라쿨(Sara cool) 재킷’과 ‘사라쿨 바지’도 더위를 물리치는 상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로가디스가 한채영을 모델로 BE COOL 캠페인을 전개한다. 2007년 에바 포피엘, 2008년 채정안, 2009년에는 한채영이 BE COOL girl이 되어 가볍고 시원한 ‘언컨 슈트’를 제안할 계획이다. ‘날씨와 로가디스’를 콘셉트로 한 라디오 광고도 펼칠 예정이다. 현재 로가디스는 지난 4월 24일부터 구매고객에게 아이스 와인과 자외선 차단제를 증정하는 매장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02-2076-6454김가희 기자 holic@moneyro.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