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경제계는 금융 위기에서 비롯된 경기 위축으로 깊은 시름을 앓고 있다. 돈줄을 쥐락펴락한다는 큰손들도 이 어두운 터널의 끝을 가늠하지 못한다. 경제는 분위기요 기분이라는 말도 있다. 그렇다면 이 자리에서 우리를 들뜨게 할 확실한 희망의 근거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다. 바로 ‘포뮬러 원 그랑프리(F1·Formula One Grand Prix)’다.세계적 자동차 경주 대회인 F1은 한국 사회가 아직 따라잡지 못한 유행 가운데 하나다. 이 대회가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 손꼽힌다는 사실이 국내에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연간 400만 명이 평균 60만~8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입장권을 구매하여 경주장을 찾는다는 사실, TV로 경기를 지켜보는 인구가 6억 명에 달한다는 사실 등도 아직은 실감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이는 자동차 경주라는 스포츠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아서다.사실 F1은 올해로 60주년을 맞이할 만큼 전통이 있는 대회다. 자동차 기업이 참가하는 이 스포츠는 설립 초기에는 국가의 자존심을 건 승부로 인기를 모으더니 최근 들어 국경과 기업을 초월해 광범위한 팬 계층을 형성하며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F1의 사례는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NASCAR라는 자동차경주 대회가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관중 동원력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한국은 2010년부터 전라남도 영암군에 건립 중인 국제자동차경주장에서 F1 대회를 개최한다. 이제 불과 일 년 뒤의 일이다.우리가 F1 한국대회에 주목해야 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이 대회는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브랜드에 생기를 불어 넣을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떠올려 보자. 막대한 개최 비용의 논란은 있었지만, 우리는 엄청난 반사이익을 챙겼다. 한국에 대한 인지도 및 한국산 제품들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며 경제 활동 곳곳에서 활력 넘치는 촉진 작용이 일어난 것이다.F1은 올림픽과 월드컵의 개최에 이어 한국이 할 수 있는 국제 스포츠 행사 가운데 남아 있는 유일한 빅 카드다. F1은 기업에게 매우 효과적이며 긍정적인 프로모션의 기회를 제공한다. F1은 5대륙 전체에 걸쳐 고르게 인기를 얻고 있어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기업일수록 더 큰 효과를 얻게 된다.F1을 좋아하는 팬들은 스폰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남다르다. 이들은 경주차에 그려진 상표를 구매하며 범접하지 못할 스피드의 세계에 스스로 참여하는 듯한 만족감을 얻는다. 이 때문에 자동차 관련 기업보다 오히려 LG, AT&T, 필립스와 같은 IT 기업이나 크레딧 스위스, RBS, ING 등의 금융 기업들이 F1 후원에 더 적극적이다. 전 세계 200여 개국의 구매력 강한 소비층을 대상으로 정확한 타깃을 잡아내는 마케팅을 할 수 있어서다.지난 4월 5일 치러진 F1 말레이시아 그랑프리를 시청한 독일 시청자만 537만 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과 아시아의 시차를 감안할 때 상당히 열정적인 의지로 TV 앞에 앉은 사람들이다. 바로 이들이 수많은 도시와 국가들로 하여금 F1 개최에 대한 열망을 심어준 요인이다.물론 F1 한국 대회가 단지 일부 기업의 프로모션의 장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한국에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자신감이요 방향 전환의 기회다. 그렇다면 내년에 시작될 F1은 의심할 여지없이 최고의 기회다. 확언하건대 F1 한국대회는 세계 속에서 한국의 국가 브랜드와 기업 브랜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최고의 장이 될 것이다.KAVO(Korea Auto Valley Operation)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