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

기도 가평을 벗어나자마자 춘천 초입에 있는 제이드팰리스GC(18홀·전장 7027야드)는 한화그룹에서 운영하는 ‘명품 골프장’이다. 회원 수가 200명에 불과하며 철저한 프라이빗 골프장으로 일반 골퍼들에게 베일에 싸여 있는 곳이다. 회원들의 상당수가 이름만 대면 알만한 명사들로 구성돼 있다. 명문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기업 오너들이 ‘벤치마킹’ 차원에서 들르기도 한다.이곳을 한 번 방문하면 ‘한국에 이런 골프장이 있었다니…’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유럽풍의 클럽하우스에다 품격 높은 실내 인테리어 등은 방문자의 눈높이를 올라가게 한다. 깔끔하게 정돈된 페어웨이와 그린 등은 흐트러진 마음까지 단정하게 치유해준다.제이드팰리스를 다녀오면 러프와 벙커에 관한 기억이 오래도록 남는다. OB가 없는 대신 러프가 페어웨이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곳이 많다. 국내 골프장의 ‘무늬만 러프’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채가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로 깊고 질기다. 공이 들어간 위치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공을 잃어버리기 일쑤다.71개나 되는 벙커는 한 술 더 뜬다. 다른 골프장과 달리 벙커 턱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어설프게 칠 경우 벙커 턱을 맞고 다시 벙커로 빠져 버린다. 골퍼들이 부상위험 등을 운운하며 불만을 제기해 한때 모래를 부어 벙커 턱을 없앤 적이 있지만 ‘위협성’이 사라져버렸다는 이유로 다시 모래를 제거했다. 모래의 질도 부드러워 정확하게 치지 못하면 자칫 ‘스코어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벙커 바로 뒤에 벙커가 연결되는 식으로 돼 있어 벙커에 빠지면 안전하게 꺼내는 것이 상책이다.그린 빠르기도 국내에서 둘째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5월이 되면 ‘빠른 그린 이벤트’를 할 정도다. 이 기간에는 미국 PGA투어 수준으로 그린 빠르기를 설정한다. 미 투어에서는 ‘스팀프 미터’를 이용해 굴릴 경우 평균 3.4∼3.5m가 굴러가게 하는데 이 속도를 재현해 낸다. 국내 대회에서는 보통 3.2m 안팎이다.1번 홀은 절벽 위에서 아래로 치는 듯하다. 270야드를 넘게 치는 장타자라면 레귤러 티에서 ‘1온’도 시도해볼 만하다. 그러나 욕심은 금물. 그린 방향에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벙커 왼쪽으로 안전하게 겨냥해야 한다. 2번 홀은 핸디캡 1번 홀이다. 400야드가 넘는다. 티샷할 때 왼쪽의 해저드가 위협적이다. 우측에는 나무가 페어웨이까지 파고 들어와 ‘에이밍’을 어지럽힌다.8번 홀은 두 번째 샷이 어렵다. 거리도 만만찮은데다 벙커가 시야를 가리고 있어 그린 공략에 애를 먹는다.11번 홀은 티샷할 때 왼쪽 러프가 부담스럽게 조성돼 있다. 계곡과 벙커도 부담감을 준다. 그린 옆에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12번 홀은 짧은 파4홀 이지만 벙커 5개가 페어웨이를 점령하고 있다.14번 홀은 그린 뒤편이 바로 하늘과 맞닿는 ‘스카이홀’이다. 이런 홀에서는 거리가 평소보다 길게 느껴진다. 뒷편에는 북한강이 시야에 들어온다. 17번 홀은 가장 어려운 홀로 꼽을 만하다. 그린 앞에 해저드가 있고 그린 뒤쪽은 OB지역이라 정확한 샷을 요구한다.한은구 한국경제신문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