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 시장의 선두주자…디지텍시스템스

스닥시장 상장사이자 터치스크린 생산업체인 디지텍시스템스는 윈도우7 정식버전의 출시를 손꼽아 기다리는 업체 중 하나다. 윈도우7이 가져올 가장 중요한 트렌드 변화가 바로 터치스크린이기 때문이다.디지텍시스템스는 이미 비즈니스파트너인 미국의 대형 PC 제조업체 델(Dell)을 통해 작년부터 군사용 터치스크린 PC 시장에 진입했다. PC용 터치스크린의 수요확대를 점치고, 발 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이 회사는 매달 5000~1만5000대(2008년 말 기준)의 터치스크린을 델사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터치스크린의 판매가격은 대당 350달러다.2000년 설립된 디지텍시스템스는 터치스크린 패널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로 기술력과 생산능력, 양산수율, 수익성 등의 측면에서 글로벌 선두권 업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매출처는 삼성전자다. 전체 매출액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공급된 저항막 방식의 터치패널은 세계 최대의 내비게이션 업체인 ‘TomTom’과 ‘MiTAC’로 납품되고 있는 중이다.이 회사의 제1차 성장은 2003년 국내 터치스크린 업체 중 최초로 삼성SDI에 공급업체 등록을 하면서 이뤄졌다. 이후 삼성전자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사업부에 공급업체 등록을 마쳤으며, 세계 최대 게임기 업체인 IGT사와 터치스크린 공동 개발에 나서면서 급성장했다.2005년에는 미국 개인휴대정보기(PDA) 업체인 PalmOne사와 기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한데 이어 터치스크린 통합 드라이버를 개발, 제2차 성장을 준비했다. 최근에는 저항막방식의 터치스크린뿐만 아니라 정전용량 방식의 터치스크린 패널을 납품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수순을 밟고 있다.터치스크린 휴대폰 시장은 최근 급성장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2008년 풀터치스크린폰 출하량은 1000만 대 내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분기별로는 1분기 30만 대, 2분기 120만 대, 3분기 350만 대, 4분기 500만 대로 빠르게 증가했다.김병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전체 휴대폰에서 풀터치스크린폰 비중은 작년 5% 수준에서 올해 10%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삼성전자 내 디지텍시스템스의 휴대폰용 터치스크린 점유율도 지난해 4% 수준에서 올해 20%로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디지텍시스템스가 휴대폰용 터치스크린 시장에 진출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고 있다는 것. 김 애널리스트는 “기존에는 세트업체 또는 LCD 패널 제조업체에 터치스크린 패널만 공급했으나, 휴대폰 시장에서는 터치스크린 패널과 윈도, 강화글라스 등을 모듈화해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애널리스트는 또 “디지텍시스템스로 인해 앞으로 터치스크린 패널업체가 모듈조립까지 담당하는 형태가 확산될 것”이라며 “터치스크린 패널만 납품하는 경우에 비해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어 이 회사의 외형확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MS는 올해 말 윈도 비스타의 후속 버전으로 윈도우7을 출시할 예정이다. 윈도우7의 가장 큰 특징은 멀티 터치 기능이 가능하다는 점이며, 이는 디지텍시스템스의 중장기적인 성장성에 수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디지텍시스템스의 경우 터치패널과 더불어 컨트롤러(Controller)와 드라이버 구동칩(Driver IC)을 하나의 솔루션으로 거래처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향후 거래처로부터의 승인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터치센서와 드라이버, 컨트롤러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바로 디지텍시스템스다.아울러 최근 기존 저항막 방식에서 멀티 터치가 가능한 칩을 개발했는데 휴대폰용 터치패널에 이어 PC용으로의 제품 다각화에 따른 성장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박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이형석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도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니치마켓 정도로만 인식되던 넷북(Net-Book) 시장이 요즘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터치스크린 기술이 적용될 예정인 윈도우7 출시가 디지텍시스템에 강력한 기회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PC용 터치스크린 시장은 노트북과 모니터용 터치스크린 시장이 열리는 2010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는 윈도우7에 멀티터치 기능이 탑재되면서 터치스크린이 PC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각종 행사에서 공개된 윈도우7 시연 장면을 보면 프로그램 선택, 페이지 스크롤, 화면확대 및 축소 등 각종 기능을 손가락으로 할 수 있다. 이 터치스크린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구현이 가능하고, 모바일 환경에서도 활용도가 높아 PC 시장에서도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올초 베타버전이 출시된 윈도우7은 연말에 기업용, 2010년 초에 일반용 정식버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윈도우7은 윈도비스타의 단점을 보완해 소비전력을 대폭 줄이고, 부팅 시간을 크게 단축, 보급형 넷북에서도 무리없이 동작 가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올해 디지텍시스템스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02.6%와 76% 늘어난 901억 원과 202억 원에 이를 것으로 하이투자증권은 예측했다.이 증권사는 “경기침체 및 수요감소에 따른 내비게이션 등 기존 주력 제품의 성장성 둔화에도 불구하고, 휴대폰용 터치패널 공급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매출액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1~2월 매출액이 100억 원 수준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의 M810 모델의 터치패널 수주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만 각각 198억 원과 39억 원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올해 휴대폰 터치패널 매출비중도 80% 수준까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다만 영업이익률은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파주 신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와 휴대폰용 터치스크린 모듈화 납품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텍시스템스의 영업이익률은 2007년 32.7%에서 2008년 26.9%, 2009년 26.3%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넷북이 올 매출액 성장에 또 다른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부국증권은 “넷북 수요는 최근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5000만 대를 넘어 전체 PC 시장의 약 1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넷북의 성장에 따른 터치스크린 수요도 급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내비게이션 등의 기존 제품 성장 둔화에도 불구, 휴대폰용 터치패널 공급 본격화로 매출 2배 신장 기대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