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진 이랑옥션 대표
즘 법원 경매 현장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 ‘10년 만에 찾아온 기회’다. 경매 현장과 사설 경매 교육기관마다 투자자들로 북적이고 있고 서점가에서도 경매 관련 서적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지지옥션에서 명강사로 이름을 날리던 박동진 대표가 지난해 11월 고양시 일산에 경매 전문 교육기관인 이랑옥션을 설립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박 대표는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 ‘제대로 된’ 투자자를 양성하자”는 것을 기본 모토로 삼고 있다.“얼마 전 한 투자자가 찾아와 위장 임차인이 있었던 물건을 낙찰 받아 낭패를 봤다며 하소연하더군요.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한 연립주택이었는데 감정가 대비 64%까지 가격이 떨어진 물건이었습니다. 75.3㎡(22.7평)짜리 주택을 2억7289만 원에 낙찰 받았으니 낙찰가만 놓고 보면 괜찮은 투자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투자는 완전히 실패인 셈입니다. 임차인의 진술만을 토대로 권리 분석을 했는데 낙찰 후 추가 임차인이 나온 것입니다. 임차인의 의도도 불순하지만 1차적인 책임은 낙찰자에게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 물건은 그전에 백모 씨가 낙찰받은 뒤 잔금을 내지 않아 재경매에 부쳐진 경우였습니다. 당연히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습니다.”이랑옥션은 현장과 이론을 아우르는 맞춤식 교육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학원 내 게시판을 통해 교육생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투자 물건도 추천한다. 교육장으로 쓰이는 공간도 지난해 5월 2억1800만 원(감정가 4억6000만 원)에 낙찰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경매 투자 전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기 위해 종로구 운니동과 중랑구 묵동의 경매 물건을 지난해 10월, 12월에 각각 낙찰 받았다. 두 물건 모두 현황은 ‘도로’지만 지목은 ‘대지’로 분류돼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개인 사유지를 국가가 임의로 도로로 사용하고 있는 이 같은 물건은 추후 재개발 시 해당 지자체에 매수청구권을 신청할 수 있다. 운니동 물건은 22㎡(6.7평)로 감정가(6846만 원)의 80%인 5580만 원에 낙찰 받았으며 17㎡(5.1평)인 중랑구 묵동 물건은 감정가(6679만3000원) 대비 49%인 3500만 원에 매입했다.그는 올 상반기를 최적의 매수 타이밍으로 꼽는다. 경기 침체로 지난해 말 경매가 신청된 물건들이 올 5~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질 것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이때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물건 수도 늘어났지만 생각보다 경매 입찰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의 수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습니다. 입찰자가 늘어나면 낙찰가가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하반기부터는 투자 수익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됩니다.”박 대표는 지난 2000년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한 후 줄곧 경매 분야에서만 한 우물을 파왔다. 지난 2006년에는 ‘매각부동산의 권리분석에 관한 연구’로 동국대 경영대학원 부동산학과(석사)를 졸업했으며 현재 이 대학 일반대학원 법학과 박사과정(부동산법 전공)을 밟고 있다.경매 유망 상품을 묻자 그는 의외로 상가를 추천했다. 일반적으로 상가는 불황기 투자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상품이다. 이유가 궁금했다.“아파트는 권리 관계는 안전하지만 투자자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낙찰가가 높은 것이 단점입니다. 이에 비해 상가는 경쟁률이 낮습니다. 특히 기존 세입자가 있는 상가는 월 임대 수익을 따져볼 수 있고 낙찰 후 임대 걱정도 덜어줍니다.”현장 조사가 필수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그는 “경매 입찰 전 무조건 점유자, 세입자를 만날 것”을 주문한다.박 대표는 “아무리 법원이 물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100% 신뢰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직접 현장을 방문해 세입자와 점유자를 만나면 소유 관계, 임대차 관계까지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그는 이어 “경매는 싸게 낙찰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소유권 이전, 해당 부동산 점유 등의 명도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매수 부동산에 점유자가 있다면 낙찰 후 점유자로부터 부동산 인도의 난이도와 합의 인도 비용, 입주 시기 등을 사전에 충분히 예측한 뒤 적극적으로 점유자를 만나 합의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이랑옥션 대표동국대 일문과동국대 경영대학원 부동산학과 졸업청암도예 대표글 송창섭·사진 이승재 기자 realsong@moneyro.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