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 베어크리크GC

기도 포천에 있는 ‘명문 퍼블릭 골프장’ 베어크리크GC(36홀)가 대대적인 변신 작업을 진행 중이다. 크리크 코스 18홀을 완벽하게 리모델링하고 있다. 개·보수 차원이 아니라 18홀 전체의 티잉그라운드, 페어웨이, 그린 잔디를 제거한 뒤 코스를 사실상 다시 세팅 중이다. 개장한 지 5년 만에 전혀 다른 골프장으로 탄생하는 셈이다.골프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크리크 코스는 그린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홀이 많고 계곡이나 해저드를 가로질러 쳐야 하는 등 ‘샷 밸류(Shot value)’ 측면에서 고객들에게 불편한 점이 있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코스 설계가 등 전문가들을 초빙해 자문하고 100여 차례가 넘는 회의를 통해 전면적인 리뉴얼로 방향을 잡았다. 코스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실무진의 의견도 대폭 반영됐다.지난해 11월 3일부터 공사를 시작해 5월께 개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페어웨이 등에 심을 켄터키블루와 그린에 심을 벤트그라스 잔디는 미리 전남 여러 곳에서 계약 재배하고 있어 옮겨심기만 하면 된다. 코스 전장은 7240야드를 넘길 전망이다. 15번 홀만 빼고 전 홀의 투 그린을 원 그린으로 개조했다.수도권 최고의 명문을 꿈꾸는 크리크 코스를 미리 다녀왔다. 높은 곳에서 아래로 내려치던 아웃코스 1번 홀은 페어웨이가 평지로 바뀌었다. 굴러 내려가는 요행을 바랄 수 없다. 2번 홀은 오른쪽 계곡이 그린을 가리고 있던 홀이었다. 우측으로 밀려 티샷 OB가 심하게 났다. 핸디캡이 7번이었지만 스코어가 가장 안 나는 홀이었다. 실력보다 운이 더 따른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홀은 티잉그라운드를 왼쪽으로 빼면서 페어웨이가 보일 수 있도록 조정했다.핸디캡 1번 홀이던 5번 홀은 난이도가 높아졌다. 400야드가 넘는 홀이지만 그린 주변에 여유 공간이 많아 공략에 그리 어려움이 많지 않았으나 이번에 페어웨이 중간에 크리크를 신설하면서 정교한 샷을 구사하지 못하면 곤경에 빠질 수 있도록 했다. 9번 홀도 왼쪽에 크리크가 조성돼 더욱 어려운 홀이 됐다.인코스 10, 11번 홀은 티잉그라운드를 옆으로 여러 곳에 추가로 만들어 티샷 위치에 따라 코스 공략이 대폭 수정되도록 했다. 11번 홀은 계곡을 가로 넘기는 티샷을 했었지만 레귤러 티에서는 페어웨이를 보면서 티샷을 하도록 바꿨다. 챔피언티는 여전히 계곡을 넘겨야 한다. 단조로워 보이던 13, 14번 홀도 손질했다. 13번 홀은 그린이 바로 눈에 들어오고 페어웨이가 넓어 쉽게 보이지만 페어웨이 중간에 ‘항아리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티샷이 매우 어려워졌다. 그린 뒤에 나무나 둔덕 등이 없어 거리 파악이 쉽지 않을 듯하다. 14번 홀은 그린 주변이 ‘벙커 밭’이어서 두 번째 샷이 애를 태우도록 했다.15번 홀(파3)은 ‘아일랜드 그린’이 조성돼 이 골프장의 ‘시그니처 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6번 홀은 가뜩이나 어려운 홀인데 왼쪽에 크리크까지 추가됐다. 크리크 코스에서 사실상 핸디캡 1번 홀이라고 할 수 있는 18번 홀은 오르막 경사에다 더욱 길어져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세미 프로 출신으로 이 골프장 경기 운영을 맡고 있는 이석동 팀장은 “최소한 5타 이상이 더 나올 정도로 코스 난이도가 높아졌다. 프로 대회도 유치해 고품격 골프장으로 명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글 한은구 한국경제신문·사진 이승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