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기대감은 뜨겁기만 하다. 각 지역별 분위기를 살펴보면, 잠실의 경우 제2롯데월드 호재와 한강변 개발 등 겹호재로 인해 큰 폭의 상승세를보이며 급매물이 대부분 소화된 것은 물론 매수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근 부동산 시장의 화제 중 하나는 바로 잠실이다. 지난해 말 파크리오, 리센츠 등의 대규모 입주로 역전세난을 불러와 강남권 시장을 흔들어 놓더니 잠잠해지기 무섭게 제2롯데월드 허용으로 또 한 번 시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게다가 지난 1월 19일 발표된 서울시의 한강변 개발 계획(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은 서서히 회복의 불씨를 지피던 잠실을 활활 타오르게 했다.물론 잠실이 한강변 개발의 최대 수혜지라고 보기는 어렵다. 잠실은 마포구 망원동, 영등포구 당산동, 서초구 반포동, 광진구 구의·자양동과 함께 유도정비구역으로 구분돼 압구정, 여의도 등 전략정비구역이 선개발된 후 개발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아직 가시적인 개발 효과를 논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개발이 가시화된 후 투자는 늦는 법이기에 그 점에서 잠실 등 유도정비구역의 가치를 높이 살 수 있다.서울시에 따르면 유도정비구역은 중·장기적인 중소 규모 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으로서 내년에 정비 계획을 수립해 본격 개발에 돌입할 예정이다. 따라서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은 알 수 없다. 다만 이번 발표를 통해 개략적인 발전 방안을 짚어보면, 우선 잠실은 여의도 압구정 등과 함께 최고 층수 제한이 없어졌다. 다만 평균 층수는 40층 이내로 제한된다. 구의·자양동, 반포동, 당산동은 최고 50층 이내 평균 30층 이내 등의 높이 기준이 적용되며 그 외 지역은 기존 용도지역 기준 그대로다.서울시는 이번 한강변 개발을 지역 특성을 고려한 특화에 중점을 맞춰 당산~선유도~망원·합정~홍대문화지구는 문화예술특화지역으로, 이촌~반포 지역은 보행 문화 중심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당산, 망원, 반포 등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명품 주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거지 개발에 있어 상업적인 면도 빼놓을 수는 없겠지만 교통이 편리한 서울의 특성상 상업 및 편의시설은 주변을 통해 충분히 지원 받을 수 있다. 친환경 및 주거 수준을 우선으로 꼽는 최근의 주거 문화를 감안할 때 보행·문화 예술을 중심으로 개발되는 주거지라면 단연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명품 주거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부동산연구소 남영우 연구위원은 “일정 부분 기부채납하는 면적도 따지고 보면 입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양재천이 도곡동, 개포동 집값에 호재로 작용하는 측면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남 연구위원은 “다만 주택시장의 양극화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 문제점”이라며 “서울 시내에 고급 주택 타운이 대거 들어선다고 볼 수 있기에 주택 시장을 넘어서 사회적인 파급효과도 크다”고 덧붙였다.물론 이러한 문제점은 서울시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다. 서울시 주택과 관계자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투기 조짐 포착 시 토지거래허가구역 또는 투기지역 및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하지만 이 같은 투기 방지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대감은 뜨겁기만 하다. 각 지역별 분위기를 살펴보면, 잠실의 경우 제2롯데월드 호재와 한강변 개발 등 겹호재로 인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급매물이 대부분 소화된 것은 물론 매수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잠실동 주공5단지 119㎡는 작년 12월만 해도 10억 원 이하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호가를 기준으로 평균 12억1000만~12억5000만 원으로 1월 한 달간 무려 2억 원이 훌쩍 넘게 올랐다. 같은 단지 115㎡는 2억500만 원이 올라 현재 평균 11억1000만 원, 112㎡는 1억6000만 원 오른 평균 10억1000만 원선이다.잠실 K중개업소 대표는 “제2롯데월드 허용 소식에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다 초고층 재건축 허용 발표 후 매수 문의가 크게 늘고, 집주인들 역시 한강변 개발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어 싸게 팔지는 않을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그래도 아직 2007년 최고가에 비해 10~20% 정도 낮아 매수하기에 나쁜 시점은 아니다”고 말했다.상황은 기타 유도정비구역 해당 지역들도 비슷하다. 반포동의 경우 그동안 숨죽여 있던 투자 수요가 일며 한두 건씩 거래가 이뤄지고 매도 호가도 점차 상향 조정되는 상황이다.반포동 S중개업소 대표는 “투기지역 해제 가능성, 재건축 규제 완화에 한강변 프로젝트까지 겹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며 “급매물도 1억 원 정도 오른 상황으로 매수 문의는 매일 2~3건씩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반포는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시작된 한강공원 특화사업이 지난해 8월 착공, 오는 9월 완공될 예정이다.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가 공공 영역인 ‘제방 바깥 한강둔치’의 구조 개편과 수상 이용 활성화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한강변 개발은 사유화된 ‘제방 안쪽 수변 지역’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반포를 둘러싼 한강 전반에 걸친 개발이 이뤄져 한껏 가치를 높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이 밖에 구의·자양 당산 망원 등도 반포와 잠실 정도의 큰 여파는 아니지만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구의동 B중개업소 대표에 따르면 “한강변 개발 발표 후 급매물이 들어가고 호가도 1000만~2000만 원 올랐지만 기대감에 찬 매도자들이 관망세로 변해 매매는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자양동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J중개업소 대표는 “뚝섬 개발과 한강 프로젝트 때 이미 많이 올라 이번 개발 계획으로 인한 큰 움직임은 없지만 강남과 달리 이곳은 한강을 정남향으로 두는 곳이기에 한강변 개발 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곳은 가격 면에선 강남을 따라 가지는 못하지만 다리 하나 건너면 강남이기에 개발되면 용산에 버금갈 것”이라고 덧붙였다.당산동의 경우 지역 중개업소에 따르면 계획 발표 후 평균 2000만 원 정도 호가가 상승했지만 급작스러운 오름세에 거래는 뜸한 상황이다. 망원동은 대체적으로 조용하다. 인근 B중개업소 대표에 따르면 “합정동은 매물도 들어가고 호가도 올랐는데 이곳은 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큰 움직임은 없다”며 “합정동 상암동 개발의 여파가 와야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이처럼 각 지역별 공인중개업소를 통해 살펴본 분위기를 종합해 보면 기대감은 커 호가는 오르고 있지만 매도·매수자 간 희망 가격차가 커서 거래 성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에 후속 거래가 몇 주째 이어지지 않고 있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유도정비구역 해당 지역의 경우 급매물들이 대부분 처분됐고 차후 하향 조정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스피드뱅크 함종영 팀장은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다 보니 투자자들도 시장 전망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이지만 현재 바닥이라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는 데다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기에 좋은 호재임이 분명하기에 자금이 된다면 지금이 매입 적기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연슬기 한국주택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