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스시조

인 레스토랑 오픈이 붐이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레스토랑들이 국내 시장을 기웃거린다. 미슐랭 관련 셰프의 방한 소식은 이젠 좀 식상할 정도로 많아졌다. 하지만 그만큼 국내 외식 업계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뜻일 테니, 아니 반길 수 없다.이 시점에서 23년간 국내 스시계에 터줏대감이던 스시조가 긴자 최고의 스시 레스토랑과 손을 잡은 것이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좋은 레스토랑은 경관도 멋져야 한다’는 명제를 의식한 듯 스시조는 이번 재오픈을 통해 지하에서 꼭대기층인 20층으로 이사했다. 편안한 일식집 분위기의 실내도 잿빛의 모던한 인테리어로 탈바꿈했다. 별실 8개, 스시 카운터, 메인 홀을 포함해 총 97석으로 규모는 전과 비슷하지만 홀 중앙에 스탠딩 사케 바를 만들어 자유롭게 사케를 즐길 수 있게 했다.서울시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별실엔 국내 최초로 스시 라이브 스테이션이 설치돼 셰프가 직접 만들어 주는 최상의 맛과 품질의 스시를 프라이빗한 공간에서도 즐길 수 있다. 일본 유명 레스토랑 컨설턴트 마샤 이와타테가 메뉴, 스타일링, 서비스 등을 총괄해 색다른 일본 요리를 경험할 수 있게 배려했다.맛은 어떻게 변했을까. 세계 최고라고 인정받는 ‘스시 큐베이’의 요리를 스시조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그곳의 ‘마츠모토 미츠호’ 스시 주방장을 영입했다. 스시 큐베이는 일본 긴자에 있는 스시 레스토랑이다. 오너 셰프인 이마다 요스케 씨의 아버지가 1936년에 긴자에 세운 5층 건물에서 시작했다. 이마다 씨의 아버지의 별명인 ‘큐베이’를 따서 이름 지어졌다. 초밥에 김을 둘러 성게 알이나 연어 알 등을 올리는 ‘군함 스시’는 이곳에서 처음 선보인 것. 미슐랭 가이드, 자갓 등 수많은 가이드북과 레스토랑 리뷰어들로부터 수십 년 동안 최고 순위로 꼽혀왔다.스시조는 기술뿐만 아니라 스시 큐베이에서 사용하는 생선을 그대로 공수해 사용한다. 일본과 1일 공수 체제로 오늘 주문하면 내일 점심에는 긴자에 있는 스시 큐베이와 동일한 생선으로 만든 스시를 즐길 수 있을 정도. 물론 메뉴판에는 일본 생선과 한국 생선을 표기해 고객이 스시 생선의 국적을 선택할 수 있다.본토의 스시 맛을 전하기 위해 8m 길이의 히노키 스시 다이도 등장했다. 350년 된 히노키(노송나무)를 15년간 자연 건조해 일본의 전문 장인이 만든 것으로, 히노키의 향이 스시의 향과 어우러져 그 맛을 더해 준다.스시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대부분 일본 전통적 요리에 서양 스타일을 더한 현대적인 일본 요리(新和食)다. 일본 요리의 특징인 계절감을 살려 그 계절에 나는 가장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제철 음식을 낸다. 젠사이(전채)를 제외하고 야채가 적은 일본 요리에 서양 요리의 샐러드를 도입해 요리마다 야채를 곁들인다.이 외에도 고객들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메뉴가 준비된다. 여성들을 위해 요리를 나눠먹을 있도록 한 셰어링 코스, 고객 앞에서 직접 맛차를 끓여주는 다도 서비스, 즉석 요리 시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스시 큐베이와 함께 진행하는 정기 메뉴 프로모션도 속속 선보일 계획이다.<인터뷰>‘스시 황제’라는 별명을 가진 이마다 요스케 씨는 이웃집 아저씨같이 소박했다. 아담한 체구였지만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었다. 기자를 보자마자 보여줄 게 있다며 종이 한 장을 내민다. 지난 8월에 발행된 월스트리트저널. 양면 가득 ‘스시 큐베이’를 소개하고 있었고, 이마다 씨는 매우 자랑스러워했다.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베 신조 총리가 금년 새해 첫날에 스시 큐베이를 방문했고 도요타의 가츠아키 와타나베 최고경영자(CEO), 캐논의 후지오 미타라이 CEO, 영화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 등이 단골이라고 한다. 스시 큐베이는 일본 정?재계뿐만 아니라 세계 파워맨들의 장소인 셈이다.“단골이었던 삼성 이병철 창업자를 비롯해 예전부터 한국과 인연이 있었다. 마침 아버지 때부터 알던 마샤 이와타테가 부탁해 한국에 진출하게 됐다. 앞으로도 손해가 아니라면 요청이 오는 대로 다 해주고 싶다.”“단순한 일식이 아닌, 스시 큐베이 스타일을 고집했다. 생선 두께나 샤리(쌀) 온도 등 45년간 쌓아 온 나만의 방법을 전수했다. 스시는 무엇보다 생선의 질이 가장 중요하다. 질 좋은 마구로(참치) 등은 일본에서 직접 공수한다.“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슐랭은 프랑스에서 하는 것이라 일본과 맞지 않는다. 스타를 받지 못한 훌륭한 가게들이 많다. 뉴욕판에서 1인분에 50만 원 받는 레스토랑이 미슐랭 스타를 받았던데 이해할 수 없다. 음식점은 맛있고 가격도 합리적이며 손님을 중시해야 한다. 최근 한국에 진출한 P레스토랑의 높은 가격을 두고 논란이 많은데 그것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모든 손님에게 평등하다. 아무리 단골도 은퇴하면 돈이 줄어들게 되고 손님 수가 줄게 될 수가 있다. 하지만 어쩌다 오던 손님도 계속 잘해주면 나중에 자주 오게 돼, 균형이 맞춰진다. 주소록에 손님의 취향이나 좋아하는 메뉴 등을 일일이 적어 관리한다. 아버지에게 배운 노하우다.”“위기 경영을 했다. 맛, 가격, 청결, 손님이 편안함을 느끼는 분위기, 마지막으로 손님에게 평등해야 함을 나 자신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주지시켰다. 앞으로도 KFC 할아버지처럼 은퇴 없이 기억에 남을만한 셰프가 되고 싶다.”위치 서울시 중구 소공동 87 웨스틴조선호텔 20층 전화 (02)317-0373 오픈 아침 7:00~10:00, 점심 11:30~14:30(주말 10:30~15:00), 저녁 17:30~22:00 가격대 세트 메뉴 아침 3만 원, 점심 6만5000원, 저녁 12만 원(이상 가격 세금 봉사료 별도)글 김지연·사진 이승재 기자 jykim@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