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와 선물

>사들이 좋아하는 선물은 따로 있다. 미국 조지 워커 부시 대통령에겐 뱅앤올룹슨 오디오를, 팝스타 비욘세에게는 롤스로이스 자동차를 선물해 상대방의 마음을 샀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명사들의 이름만큼이나 유명한 명품 선물 리스트를 공개한다.명품의 가치까지 선물하는 게 명사들이 주고받는 선물에 담긴 의미. 그래서인지 국가 정상간 선물을 주고받을 때면 각국 고유의 내로라하는 제품을 선택하게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덴마크를 대표하는 홈엔터테인먼트 브랜드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은 국가를 대표하는 선물 품목으로 사랑받아 왔다. 뱅앤올룹슨은 미국 대통령 조지 워커 부시와 빌 클린턴을 위한 선물로 선택됐다.부시 대통령은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Anders Fogh Rasmussen) 덴마크 총리로부터 뱅앤올룹슨 오디오 베오사운드 3200과 스피커 베오랩 4000을 선물 받았다. 베오사운드 3200은 뱅앤올룹슨의 스테디 셀링 아이템으로 모던하면서도 실용성을 추구하는 덴마크 디자인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아이템. 베오랩 4000 스피커 역시 앞면이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돌출된 독특한 나뭇잎의 디자인을 통해 ‘자연 친화적 디자인’을 추구하는 덴마크 디자인을 대표한다.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덴마크의 대표 브랜드이자 디자인으로 유명한 덴마크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이 두 제품을 부시 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이 선물이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스토리도 재밌다. 대통령에게 선물할 제품은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뱅앤올룹슨 매장이었는데, 구입 당시 매장에서 근무하던 직원은 자신이 판매한 제품이 누구에게 선물될지 몰랐을 터. 나중에 그 직원은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뱅앤올룹슨은 유독 미국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덴마크 여왕 마그레테 2세(HRH Queen Margre-the Ⅱ)로부터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을 선물 받은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덴마크 방문 중에 공식 회의까지 미루고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뱅앤올룹슨 매장을 방문해 다양한 제품의 시연을 감상하기도 했다고 하니 뱅앤올룹슨과 미국 대통령과의 인연은 남다르다 하겠다.이 외에도 가까운 일본의 왕실은 외국 국빈의 선물로 일본의 명품 핸드백 하마노(Hamano)를 선물했다. 영국 왕실에의 선물로도 채택된 바 있는 하마노의 클래식 모델인 ‘포멀 로열 모델’은 60년 이상 특별한 디자인의 업그레이드나 변화가 필요 없었던 최상의 모델로 일본 왕실의 공주가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 태국의 탁신 전 총리는 2006년 당시 1만1000 달러짜리 까르띠에 시계를 미국 부시 대통령에게 선물한 바 있다.한편 각국 정상들의 선물들 중에는 희귀한 아이템도 많다. 부시 대통령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에게 5000달러 상당의 1인승 차량의 일종인 세그웨이(전동 스쿠터)를 선물한 데 이어 팝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팬이라고 알려진 고이즈미 총리를 위해 엘비스 프레슬리 저택 투어를 선물하기도 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보석이 박혀 있는 붉은 벨벳 표지에 미 대통령 43명의 초상화를 모은 4만5000달러 상당의 책을 부시 대통령에게 선물로 증정했다. 2005년 한국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세계 20여 개국 정상들은 삼성테크윈 디지털카메라를 선물로 받았다고.그렇다면 과거의 대통령은 어떤 특별한 선물을 했을까.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링컨 대통령이 인상적이다. 1861년 링컨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식을 기념해 부인 메리 링컨(Mary Todd Lincoln)에게 여성들의 로망인 티파니 진주 목걸이와 브로치를 선물했다. 이 선물을 위해 그는 530달러를 지불했다고 하는데 당시로서는 상당한 거금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링컨 대통령은 직접 티파니 매장을 방문해 아내를 위한 선물을 구입했다고 하니 선물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링컨 대통령의 로맨틱한 면모가 더 돋보이는 선물이라고 하겠다.전 세계 트렌드를 좌지우지하는 연예계 셀러브리티들 역시 소중한 사람을 위한 선물로 최고급 명품 브랜드를 선택한다. 미국 힙합 스타인 제이지(Jay-Z)는 가수이자 영화배우인 부인 비욘세의 생일을 맞아 ‘꿈의 자동차’라는 롤스로이스를 선물했다. 특수 제작된 이 선물은 100만 달러(약 14억 원)가량의 제품으로, 돈이 있어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명품차로 알려져 있어 화끈한 이들 부부의 음악만큼이나 큰 화제가 된 선물이다.미국 토크쇼의 여왕인 오프라 윈프리의 통 큰 선물도 눈에 띈다. 해마다 특집 쇼를 통해 방청객에게 상상하지 못할 푸짐한 선물을 안겨주었던 오프라 윈프리가 조지아 주에서 300명의 방청객 모두에게 4400달러짜리 LG 냉장고를 비롯해 250달러의 상품권과 캠코더 등 1인당 1만 달러 이상의 선물을 나눠준 것은 국내 매체에도 소개돼 이슈가 된 바 있다.한편 국내 셀러브리티의 선물 중에는 배우 김희선 씨가 받은 선물이 눈에 띈다. 김희선 씨는 2007년 결혼 당시 예물로 억대의 스위스 명품 브랜드인 브레게 시계 3개를 구입했다고 한다. 브레게 시계는 일명 ‘롤스로이스 시계’라고 불리는 명품 중의 명품 시계 브랜드로 마리 앙투아네트, 나폴레옹, 푸시킨과 같은 역사적 명사들이 고객이었던 브랜드이기도 하다. 사치와 가치의 차이를 누구보다 명확히 알고 있는 명사들의 선물 목록은 그래서 때론 흥미를 넘어 귀감이 되기도 한다.김지연 기자 jykim@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