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Talk Talk

엔인구기금(UNFPA)이 발표한 ‘2006 세계인구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남성 74.2세, 여성 81.5세로 선진국의 평균 수준이 넘는다. 통계청이 발표한 평균 수명 증가율을 보더라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30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이 같은 상황에서 ‘오륙도’니 ‘사오정’이니 ‘삼팔육’이니 하는 말들이 회자되는 것은 은퇴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반면 은퇴를 준비할 시간은 점점 짧아지는 현실을 대변한다. 오죽하면 ‘장수 리스크’라는 신조어까지 생겨 준비 없이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하다고 하겠는가.우리가 흔히 말하는 ‘은퇴’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단절되고 현업에서 물러나는 상황을 말한다.그 이후를 노후 생활이라고 본다면 이 기간은 통상 다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먼저 활동적 시기다. 이 시기는 은퇴 후 보통 2~10년으로, 근로 기간 중 하고 싶었던 일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시기로, 자녀의 교육·유학·결혼 및 개인 여가 활동 등으로 은퇴 자산의 상당 부분을 소진하게 된다.둘째, 회상의 시기다. 70대를 넘어가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주거 규모를 줄여 가는 경향이 있다. 이 시기는 다른 은퇴 시기에 비해 필요 자금이 상당히 적다.셋째, 간호의 시기다. 황혼의 시기로 75세 이상이 되거나 건강 상태에 따라서는 80대에 들어서기 시작하며 상당수 사람이 거동이 불편해지고 치명적인 병으로 인해 타인의 간호가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이 시기가 은퇴 기간 중 가장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상담을 하다 보면 “은퇴하면 소비를 줄이면 된다”는 식으로 막연하게 준비하는 고객들이 많다. 하지만 위의 구분을 본다면 은퇴 이후의 생활비는 은퇴 이전에 비해 결코 적지 않다. 생활비는 조금 덜 쓸 수 있겠지만 그 이외의 병원비나 간병비용은 통제할 수 없다. 특히 여유 있는 계층은 현직에 있을 때보다 시간적 여유가 많아져 여행이나 골프 등 현직 시절보다 훨씬 더 많은 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노후를 위한 준비를 은퇴 이전에 충분히 해 놓지 않는다면 어쩌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불안한 노후를 맞이할 수도 있다.수익성 부동산은 상속세 문제 고려해야은퇴 후 소득원 확보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먼저 강남권의 많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방법으로, 수익성 부동산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는 안정적인 소득원 마련이 가능하고 가격 상승에 의한 매매 차익을 실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임대료 상승이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임차인 관리의 어려움, 상권 변화에 따른 공실, 자산 가치 하락 위험, 각종 세제 및 규제 내용 복잡 등의 단점도 지니고 있다. 실제로 수익성 부동산은 취득, 보유, 양도 시에 비용이 부과돼 세금 및 비용 공제 후 임대 소득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다른 방법은 연금에 가입하는 것으로 종신토록 안정적인 노후 생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보험 차익 비과세라는 혜택도 볼 수 있다. 비과세 혜택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은 금융자산이 많은 부유층을 위한 부수적인 기능이다. 그러나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투자로 유동성 제약을 받고 연금 가입 초기에는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마지막으로 목돈을 예치하고 이자를 받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세후 수익률 기준 4% 정도의 금리 상황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감이 있다.따라서 은퇴 준비를 위한 방법의 구체적 투자 전략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먼저 수익성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보면 초기에 많은 투자자금이 소요되므로 투자 자금 확보가 최우선이다. 자금이 마련됐다면 부채를 적절히 활용할 줄 알아야 하고 은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이니만큼 각종 세금이나 관리비용을 제외한 순수입이 얼마인지 따져 보아야 한다. 특히 상속세 납부 대상이 되는 부유층 고객들은 수익성 부동산 투자 시 상속세와 함께 상속인들이 그 상속세를 납부할 유동성이 확보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임대 소득을 위해 건물만 보유하고 있다가 상속이 개시되면서 그 상속세 및 상속 재산의 취·등록세에 대한 납부 재원이 없어 결국 세금 납부를 위해 해당 건물을 급매로 처분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기 때문이다.이와 함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연금이 시행되고 있고, 퇴직연금도 2006년 12월부터 실시돼 도입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국민연금 및 퇴직연금만으로는 충분한 노후 준비가 되지 못한다. 보다 충분한 노후 대비를 위해서는 개인 연금 가입이 필수적인데 이러한 개인연금 상품 중 대표적인 것은 보험사의 연금이다.연금보험은 저축과 보장 기능이 합쳐진 구조다. 크게 공시이율로 부리되는 시중금리 수준의 안정적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일반 연금보험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실적 배당을 하는 변액 연금보험으로 나눌 수 있다.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일반 연금보험 등 이자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낫고, 수익성을 중시하는 적극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실적 배당형인 변액 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좋으나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따라서 효율적인 노후 대비를 위해 일반 연금과 변액 연금에 적절하게 분산해 투자하는 것이 좋다.마지막으로 적립식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이는 특히 변액 연금 투자 시에 더 적합한 방법으로 매월 일정한 시기에 불입함으로써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자산 형성기에 있는 30대의 경우 변액 연금의 비중을 높여 다소 공격적이지만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월이자 지급식 금융상품의 경우에는 수익성 측면에서 접근하기보다는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며 비중은 일부만 유지하는 것이 좋다. 꼭 월이자 지급식의 금융상품이 아니더라도 생계형 저축, 출자금, 예탁금 등 비과세 및 세금우대상품은 노후에도 여전히 우선적으로 가입해야 할 상품들이다. 세후 수익률 관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들이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비과세나 세금우대상품은 가입 조건이나 가입 한도가 정해져 있어 사전에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은퇴를 위한 준비 방법 중에 수익성 부동산, 연금, 월이자 지급식 금융상품의 비중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만 안정적인 은퇴소득 확보라는 대명제 하에서 움직이면 된다. 즉, 관리가 필요한 수익성 부동산으로 들어오는 수입과 관리가 필요 없고 종신토록 확보되는 연금보험, 그리고 원금이 보장되고 유동성이 있는 월이자 지급식을 적절히 안배하는 것이 중요하다.만약 수익성 부동산에 공실이 생겨 임대 소득이 끊겨도 나머지 연금 소득 및 월이자로 생활하면 될 것이며, 물가가 급상승해 연금이나 월이자 소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임대소득으로 만회하면 된다. 즉, 부동산 비중이 높고 상속에 대한 부담이 되는 사람은 부동산 매각 후 금융자산화해 연금 등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금융자산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금융소득종합과세를 걱정하는 사람은 비과세 연금과 함께 괜찮은 수익성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경제 환경, 정부 정책, 세금 등 고려할 사항이 많으므로 반드시 자산관리 전문가와 상담 후 실행하는 것이 안전하다.이상근 삼성생명 FP센터 팀장tristan.lee@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