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말토 CEO 필립 드 빌모랑

전 10시에 하기로 한 인터뷰. 30분이 지난 시각에 도착한 필립 드 빌모랑 CEO는 몹시 피곤해 보였다. 전날 새벽에 도착해 런칭 행사에 참석했고 아직 시차 적응이 덜 됐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프랑스인 특유의 재치로 인터뷰를 풀어나갔다.“스말토는 그동안 유럽 시장만 고집스럽게 지켜왔으나 아시아 시장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스말토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 싶었다. 특히 한국의 35세 이상 남성들은 옷 감각이 뛰어나고 도전적이다. 그 점을 적극 활용하면 된다.”“스말토는 매우 특이한 브랜드다. 이탈리아 테일러가 프랑스에 건너가 회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즉, 이탈리아의 완벽한 테일링과 프랑스 회사가 가지는 럭셔리한 이미지가 잘 조화됐다. 브랜드가 원래 가지고 있는 콘텐츠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경영이 수월했다고 본다.”“아시아 나라들은 모두 유사성을 가지고 있지만 특히 한국인들은 피트(fit)에 민감하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홍콩 마카오 등은 오래전부터 전개해 왔으며 일본 시장엔 곧 재런칭할 예정이다. 처음 런칭했을 때 큰 회사들이 브랜드를 마음대로 하려고 해서 다른 파트너를 찾게 됐다.”“이탈리아의 완벽한 테일러링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면서도 활동성이 좋다는 것을 강조할 예정이다. 가격대는 최상급으로 유지할 것이다. 현재 한국에 출시된 제품 중 가장 비싼 건 400만~500만 원 정도지만, 본사에는 한 벌에 1000만 원에 이르는 것도 있다. 한국 사정상 당장은 힘들겠지만 천천히 도입할 생각이다.”“전 세계적인 소비 트렌드와 마찬가지로 마켓이 양분화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상류층과 하류층의 격차는 점차 심해질 것이다. 그러면서 상류층의 소비자는 점점 퀄리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 퀄리티에 어울리는 가격 정책이 명품 시장에서 점차 중요해질 것이라고 본다.”글 김지연·사진 이승재 기자 jykim@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