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 시장의 안정세가 신정부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 강북권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오르고 있지만 전체적인 시장 상황은 매우 안정적이다. 여기에 세계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유가, 환율 상승에 따른 경기 불안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뚜렷한 이슈를 찾기 힘든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그런데 주택 시장과 달리 오피스 시장은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외환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오피스 시장은 새로운 시장의 창출과 발전이라는 근본적 변화를 겪었다. 과거 대형 오피스는 대기업 사옥이 중심인 내부 시장이었다. 일부 임대용 건물이 있었지만 그 가치나 주목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었다.그렇지만 외환위기 이후 오피스 시장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초기 벌처(vulture) 펀드 성격의 단기 투자가 많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현재는 중장기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외국계와 국내 펀드들이 주요한 랜드마크 건물들을 다수 보유,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중소형 건물들이 법인이나 개인 자산가들의 주요한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오피스 운영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그런데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것에 비해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한 오피스 정보 제공 업체는 올해 서울지역에서 필요한 오피스 신규 수요는 123만㎡인데 비해 공급 예정 면적은 80만㎡로 43만㎡가 부족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2007년에는 158만㎡를 공급했지만 이는 상암DMC의 일시적 공급 증가에 힘입은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신규 오피스 공급 부족이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이처럼 오피스 공급이 부족하게 된 것은 오피스가 공급돼야 할 땅에 주상복합이나 주거용 오피스텔과 같이 주택 공급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급격한 주택 가격 상승으로 도심지의 주요한 상업지들이 사무실 용도가 아닌 주거 용도로 활용된 것이다. 그리고 비즈니스파크나 복합개발은 도심보다 외곽 지역이나 경기도 지역과 같이 토지 가격이 저렴한 지역에 아파트형 공장이나 소규모 사무실 단지 개발로 한정됐다.또한 주요 지역의 오피스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고 신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간접 투자를 비롯한 다양한 투자 수요가 폭발하면서 오피스 빌딩의 매매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물의 투자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투자 수익률의 회복을 위해 임대주들은 임대료 인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이 시장의 흐름이다.이와 같은 오피스 초과 수요 상황은 2010년 이후가 돼야 주요 지역 대형 오피스가 입주되면서 부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에서는 이 정도 상황이면 기존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을 사무실 용도로 개조하는 작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서울은 아직 주택 가격이 사무실 가격보다 비싸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다만, 분양가 상한제 등과 맞물려 상업지를 주택 용도보다는 사무실 용도를 개발하는 것을 선호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단기간에 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올해 임대료 상승은 전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오피스의 높은 임대료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에 사옥 마련이 가능한 아파트형 공장에 대한 선호도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입지적인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서울에서 공급되는 오피스의 가장 많은 물량을 이 아파트형 공장이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파트형 공장은 주변에 충분한 서비스 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구분 소유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 가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이상영부동산114 대표서울대 경제학 박사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