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광대 예술의 대부인 슬라바 폴루닌. 17세 때 우연히 본 마임 공연에 매료돼 광대가 됐다. 일반 대중 속을 파고든 그는 언어의 힘으로는 도저히 전달할 수 없는 숭고함, 슬픔, 감동을 모두 선사하면서 이내 러시아의 대표적인 광대 예술가로 자리 매김했다. 이후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와 함께 한 공연의 대성공으로 세계적인 상을 모두 휩쓸며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고 있다.그의 스노 쇼가 2001년 초연 이후 다시 한국을 찾는다. 국내 초연 당시 10만 명 이상의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스노 쇼는 미국 뉴욕 맨해튼 오프브로드웨이에서 1000회 이상 공연했으며 전 세계 100개 도시에서 300만 관객을 동원한 유명 퍼포먼스다. 스노 쇼가 국경을 초월해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언극이기 때문이다. 언어 장벽이 없어 국내외 어디에서 공연하든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이 공연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소개한다. 첫째, 환상적인 눈보라 폭풍. 스노 쇼라는 공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연 중 자주 눈이 등장한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객석 바닥에 깔려 있는 눈을 만날 수 있고 공연 중에는 객석에 소담스럽게 눈이 내리기도 한다. 광대들은 때로는 눈 한 송이로, 때로는 양동이에 가득 담긴 눈송이로 관객들에게 장난을 걸기도 한다. 공연 마지막의 눈보라 폭풍은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다.두 번째는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되는 축제를 마련한다는 점이다. 화살 맞은 광대가 객석으로 뛰어들거나, 관객의 물건을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주어버리는 장난을 건다. 광대가 던진 거미줄이 객석을 순식간에 덮어 버리거나, 관객을 납치해 무대 뒤로 사라져 버리는가 싶더니 그 사람의 속옷을 들고 유유히 걸어 나온다.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광대들이 던져주는 초대형 풍선과 눈싸움이 벌어지는 공연장은 객석과 무대의 구분이 없는 축제의 공간이 된다. 몸짓과 표정만으로 인간의 복합적인 정서와 철학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이번 무대는 슬라바 폴루닌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이 애잔한 웃음과 눈물을 자아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김지연 기자 jykim@moneyro.com공연 기간 : 2008년 3월 27일∼5월 11일 8주간 총 49회 공연공연 지역 : 전주 광주 대구 서울 성남 일산 서울(앙코르)/ 부산 대전 부천(예정)공연 문의 : 1544-3937해는 한국 연극 100주년을 맞는 해다. 1908년 원각사에서 공연됐던 ‘은세계’가 그 효시다. 요즘 점차 연극 관객 수가 줄고 새로운 창작 작품이 적어지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연극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각광받기 시작하는 뮤지컬과 각종 엔터테인먼트 공연 장르들도 연극 시장에 대한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연극은 이 모든 공연들의 영감이자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공연 예술계의 중심과 원천임에는 틀림없다. 뜻 깊은 한국 연극 100주년을 맞아 최고의 국민 연극 중 하나로 손꼽히는 연극 ‘강부자의 오구’가 4월 초순 막이 오른다.오구는 1989년 초연해 현재까지 꾸준한 생명력을 가지며 한국 연극 100주년 역사에서 반드시 언급되는 중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계기는 작품의 원작자이자 한때 문화 게릴라로 불리며 공연 예술계 전방위에서 활약하던 이윤택이 직접 연출하고 4000만의 국민 배우인 명배우 강부자가 극중 주인공인 노모 역을 맡으면서부터. 이후 10년 가까이 연속 매진 신화를 기록하며 한때 ‘귀신 붙은 연극’으로까지 불리기도 했다. 오구는 ‘오구굿’의 준말이며, 이 굿을 하면 그 사람은 죽어서 극락왕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부제인 ‘죽음의 형식’에서 볼 수 있듯 노모의 장례식을 둘러싼 한 판의 소동과 그로 인한 감동과 화해를 그리고 있다. 한국인의 정서를 폐부까지 깊게 들여다보는 창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공연 일시: 2008년 4월 4~13일, 총6회 (금, 토, 일만 공연)금요일 오후 8시/토요일 오후 5시/일요일 오후 5시공연 장소 :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공연 문의 : 1577-7766김지연 기자 jykim@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