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맵스라틴인덱스주식형펀드

외 펀드 시장에서 남미 펀드의 선전이 돋보인다. 연초부터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글로벌 증시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남미 지역만은 예외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연초 이후 3월 7일 기준으로 해외 지역 펀드 가운데 남미 펀드를 제외한 모든 지역 상품들이 손실을 기록 중이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은 올 들어 평균 20% 안팎의 손실을 냈고 기대를 모았던 이머징유럽 펀드들도 10%대의 손실을 봤다.반면 남미 펀드는 이 기간 3.82%의 수익을 내며 선전하고 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6.73%로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마이너스 2.36%)은 물론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마이너스 6.69%)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미래에셋맵스라틴인덱스주식형펀드’는 작년 5월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국내 운용사로는 처음 내놓은 남미 펀드다. 뒤이어 한국 삼성 등 국내 대형 운용사들과 슈로더 JP모건 우리CS 하나UBS 등 외국계 및 외국 합작사들이 남미 펀드를 잇달아 내면서 펀드 시장에서 ‘라틴 돌풍’이 일었다.미래에셋맵스의 라틴 펀드는 경쟁 상품들과 달리 인덱스 펀드로 운용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미국 증시에 ADR(미국 주식예탁증서) 형태로 상장된 중남미 대표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는 점에서 다른 남미 펀드와 차별화된다.펀드가 추종하는 지수는 미국 뉴욕은행이 개발한 ‘라틴아메리카 35 ADR 지수’다. 이 지수는 브라질 멕시코 칠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기업 가운데 미국 증시에 ADR를 상장한 35개 우량 기업으로 이뤄져 있다.일반적으로 주식을 해외에서 직접 발행해 거래하려면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런 과정을 피하기 위해 본래의 주식은 본국에 보관하고 이를 대신하는 증서를 만들어 외국에서 유통하는 증권을 DR(주식예탁증서)라고 부른다. ADR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DR다.이 펀드 운용을 맡고 있는 권정훈 매니저는 “ADR 주식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엄격한 심의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검증받은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만큼 안정성이 높다는 것이 이 펀드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ADR 투자는 환율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일반적인 라틴 펀드는 환율 변화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원화를 우선 달러화로 바꾸고 다시 남미 해당 통화로 환전하는 이중 절차를 거쳐 환 헤지를 한다. 하지만 이 펀드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남미 기업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달러화와 한 번만 헤징하면 된다. 헤징 비용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수익률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미래에셋맵스라틴인덱스주식형펀드’의 중장기 수익 전망이 밝은 것은 중남미 국가의 고성장 기대감 덕분이다. 특히 브라질의 빠른 경제 성장이 핵심이다. 현재 브라질 경제는 과거 외환위기를 겪었던 한국과 멕시코 등이 투자적격 등급으로 상향 조정됐을 때와 유사한 상황이다. 한때 국내총생산(GDP)의 50%에 달했던 브라질의 외화 부채는 지난해 16%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2006년에 비해서도 3%포인트가량 감소해 건전성이 계속 개선되는 추세다. 과거 방만한 정부 지출로 GDP의 20%까지 육박했던 재정 적자는 연금과 세제 개혁, 정부 사회사업 예산 축소 등 개혁 작업에 힘입어 2007년에는 GDP의 3%까지 감소했다. 실업률도 10%대로 낮아졌고 외국인 직접 투자(FDI)는 180억 달러로 증가 추세에 있다.최근의 원자재 강세 현상도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 성장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브라질은 철광석 설탕 커피 등에서 세계 1위의 생산량을 자랑하고 주석과 면화는 5위, 코코아와 알루미늄은 6위, 쌀과 니켈은 10위 생산국이다. 멕시코는 은 생산량이 2위에 올라 있는 것을 비롯해 납과 원유가 각각 5위, 설탕(6위) 아연(7위) 커피(8위) 코코아(10위) 등도 풍부하다. 칠레는 세계에서 구리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이고 페루는 은(1위) 주석(3위) 아연(3위) 납(4위) 등에서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2월 말 현재 이 펀드에 편입된 35개 종목의 국가별 비중은 브라질이 76.7%로 가장 높고 멕시코(15.3%) 칠레(2.6%) 아르헨티나(2.3%) 페루(2.2%) 콜롬비아(0.9%) 등의 순이다. 업종별로는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인프라 관련 업종의 점유율이 높다. 소재 산업주가 32.2%로 비중이 가장 높으며 에너지(23.0%) 금융(12.5%) 정보통신(11.5%) 등의 업종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운용팀은 뉴욕은행의 ‘라틴아메리카 35 ADR’지수에 편입된 35개 종목별로 비중을 조절해 투자한다. 2월 말 기준으로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9개가 브라질 기업이고 멕시코 기업이 한 개 들어 있다. 가장 비중이 큰 종목은 브라질 정유회사인 페트로브라질이다. 이 종목의 편입 비중은 우선주가 11.0%, 보통주가 9.7%에 달한다. 페트로브라질은 브라질 국영기업으로 2월 말 현재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 8위에 해당하는 대형 종목이다.세계 2위의 광물 자원 개발 회사인 콤파냐발레 우선주(10.7%)와 보통주(8.2%), 은행인 방코브라데스코(4.2%) 방코이타우(4.0%) 등도 주요 편입 종목에 올라 있다. 콤파냐발레는 철광석(세계 1위) 망간(2위) 알로이(2위) 등을 생산 판매하는 회사로 철도 항만 등 인프라도 보유, 운영하고 있다. 콤파냐발레 주가는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무려 7배 가까이 급등했다.멕시코의 이동통신 회사 아메리카모빌 주식도 3.4% 편입해 놓고 있다. 이 회사는 자회사인 라디오모빌을 통해 멕시코 시장의 77%를 점유하고 있으며 남미 전역과 미국 남부 일부 지역에서도 무선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권정훈 매니저는 “보통주와 우선주 가격 차이가 일시적으로 과다하게 벌어질 경우 괴리율 해소를 예상하고 적극적으로 편입 비율을 조정해 추가 수익을 내는 전략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며 “자산의 일부는 MSCI 브라질 인덱스 ETF(상장지수펀드)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펀드가 추종하는 ‘라틴아메리카 35 ADR’지수는 2003년부터 2007년 말까지 630.2% 상승했다. 같은 기간 ‘MSCI EM라틴아메리카 인덱스(567.8%)’ ‘S&P 라틴아메리카 인덱스 40(555.4%)’ 등 다른 남미 인덱스보다 상승률이 더 높다.3월 7일 기준으로 이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클래스A형이 27.66%로 국내에 설정된 남미 펀드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박해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