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천연자원 가격이 단기간에 빠르게 오른 때문에 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자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공급은 여전히 제약이 많아 가격 강세 현상은 계속될 겁니다. 지금 천연자원 관련 펀드에 투자해도 늦지 않습니다.”최근 한국을 찾은 JP모건자산운용 영국법인의 니콜 베티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천연자원 펀드가 훌륭한 대안 투자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1996년부터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 주식운용팀에서 천연자원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 베티스 매니저는 원자재별로 수요와 공급을 분석해 펀드 내 자산의 비중을 조절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JP모건자산운용은 이미 15년째 영국에서 천연자원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데 현재 누적수익률이 1260%에 달한다”며 “영국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이런 유형의 펀드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의 은행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천연자원 시장 전망을 소개하기 위해 방한한 그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그렇지 않다. 가령 금의 경우 최근 온스당 1000달러 수준까지 오르자 많은 투자자들이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세계 금 수요의 3분의 2가량은 산업재가 아닌 주얼리(보석) 수요다. 중국 인도 러시아 등 대형 이머징 시장에서 금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보석용 금 보유액은 중국 외환보유액의 1%에 불과하다. 그만큼 성장의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금은 일종의 보험 상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안전 자산으로서의 금의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금은 대체 투자와 분산 투자로 좋은 대상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국가의 금 생산량은 계속 감소세다. 가격 강세는 구조적 현상이다.”“알루미늄과 석탄은 아직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올랐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철광석 가격 전망도 좋다. 철광석 생산량이 많은 신흥 국가들의 경우 수송 인프라가 아직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공급지에서 이른바 ‘보틀넥(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구리는 전 세계 평균 성장률인 연 3% 이상씩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반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구리 공급 전망치와 실제 생산량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지난 2001년 당시 전망으로는 2007년이면 700만 톤의 구리 광산이 추가로 개발돼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지난해 추가된 구리 광산이 개발 중인 것을 포함해도 130만 톤에 불과했다. 원자재의 실제 공급 능력과 기대치에는 항상 차이가 있다.”“옳은 지적이다. 따라서 분산 투자가 필수적이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 여러 원자재 기업에 다양하게 투자하는 간접 상품을 권한다. JP모건이 영국에서 운용 중인 천연자원 펀드는 다양한 원자재 관련 기업 주식을 편입한다. 종목의 3분의 1가량은 선진국 기업으로 안정성도 확보해 놓고 있다. 투자 종목 수가 100개를 넘는다. MSCI이머징지수에 포함되는 기업과 중복되는 비율이 3%에 불과하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지금은 규모가 작지만 고성장이 기대되는 중소기업도 적극적으로 편입한다. 겉으로 보기에 여러 천연자원들의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다. 특정 시점별로 세분화해 보면 원자재별로 가격 추세는 제각각이다. 서로 가격 흐름 방향이 반대인 경우도 많아 여러 원자재에 분산 투자해 놓으면 저절로 위험을 헤징하는 효과도 있다. 천연자원 투자는 분산화와 유연성이 중요하다.”“호주의 천연자원 생산 기업인 포테스큐메탈의 경우 2006년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당시 고품질의 철광석 생산을 준비하고 있었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2년 새 주가는 750% 급등했다. 미국과 러시아에서 금광을 개발하고 금을 생산하는 킨로스골드는 지난해 1월 투자했다. 이 기업 역시 원자재 가격 강세에 힘입어 최근 1년 새 주가가 46% 올랐다. 덕분에 JP모건이 운용 중인 천연자원 펀드는 영국 내 1135개 펀드 중 최근 5년 기준으로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펀드 사이즈도 4년 만에 6000만 달러에서 60억 달러로 100배나 성장했다. 유망 기업을 골라내기 위해 지질학을 전공하고 상품 거래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펀드 운용에 대거 참여한다. 기초금속 에너지 광물 등 분야별로 5명의 산업 전문가들이 펀드 운용에 투입돼 있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의 수요와 공급 등 기본적인 시장 분석은 물론이고 주요 이머징 국가의 인프라 수요 등을 면밀히 파악해 글로벌 시장 전망을 하고 있다.”“각 섹터별로 펀드매니저의 이해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펀드 운용 성과가 달라진다. 수년간 운용 능력과 수익률이 검증된 상품을 고르는 것이 안전하다. 특정 원자재에 투자하거나 동일 섹터 기업들에만 투자하는 상품보다는 여러 천연자원에 골고루 투자하는 상품이 변동성 측면에서 낫다. 특정 자원에 투자하는 상품은 가입자가 투자 시기를 고르기가 매우 어렵다.”“길게 보는 것이 좋다. 3~5년가량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천연자원 펀드로 100% 이상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판단이다. 물론 이미 오른 종목보다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큰 기업을 펀드 운용팀이 얼마나 잘 발굴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를 핵심 상품으로 보유하고 천연자원 펀드를 보조 상품으로 활용해 분산 투자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영국에서도 15년 전에는 천연자원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생소했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박해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