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색은 강렬하다. 월드컵 신화를 더욱 빛낸 응원 속 붉은 악마들은 전 세계에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를 아로새겼다. 모든 국민이 하나 되어 외친 붉은 함성은 한마음으로 큰 파장을 만들었고 세계로 목소리를 높여 나갔다. 당시 진풍경이었던 붉은 악마의 물결은 지금 월드컵을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이 됐다. 그 이후, 또 다른 붉은 물결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확연하지만 조용하게 문화의 코드로 떠오른 와인이 바로 그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히트, 성장, 약진’이라는 단어를 수반하며 주목 받았던 와인은 어떤 겸손한 말로 설명해도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성장세를 보였다. 2007년의 경우 전년 수입 물량 대비 43.8%의 높은 증가율을 보여 업계를 놀라게 했다.소비자들의 건강과 정서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며 새롭게 주류의 대중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와인’의 붉은 유혹은 2008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와인 시장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자료들 역시 추후 와인 시장의 성장에 한 표를 던지고 있다.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입 와인 시장은 2000년 이후 연평균 22%의 증가세와 2006년을 기점으로는 58%를 넘어서고 있을 정도로 큰 폭으로 성장해 오고 있다. 올해에도 이러한 성장세를 의심할 수 없는 것은 와인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커다란 수요 감소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도약의 한 해였던 작년 증가율에 비하면 다소 감소한 수치이지만 2007년 대비 약 17.5%의 성장세를 예견하고 있다.성장 추세에 있는 만큼 국내 시장을 겨냥한 생산국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입량 1위는 여전히 부동의 프랑스가 꼽힌다. 작년 23%의 시장점유율에서 소폭 성장한 23.6%로 여전히 우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 뒤로는 칠레 스페인 미국 이탈리아 등이 순위를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3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양적, 질적 성장을 하고 있는 칠레 와인은 순위가 말해주듯 신대륙 대표 주자로 이미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다. 여기에 저가 와인을 중심으로 스페인 와인이 칠레 와인과 같은 17%의 예상 점유율로 성장 물결에 합류할 것이다. 또한, 2007년 한·미 FTA로 20% 정도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와인과 고가 와인을 중심으로 약진을 기대하는 이탈리아 와인도 눈여겨볼 수입국이다.수입처 간 경쟁은 소비자 와인 입맛의 다양화를 앞당긴다. 올해에도 레드 와인 및 비발포성 일반 테이블 와인이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나 다양한 소비 형태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전반적이다. 스파클링 와인 및 화이트 와인의 수입 증가도 각각 작년 대비 20%, 1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익숙하게 즐길 수 있어 2006년부터 눈에 띄는 선호도를 보여 온 스위트 와인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정통 와인 맛에 가까운 드라이한 맛의 와인도 인기 와인 리스트의 자리다툼에 나설 것이다. 또한, 이미 다양한 국가와 여러 형태의 와인을 마시던 애호가들이 점차 질 높은 고급 와인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세계적으로 와인 공급 과잉을 방지하기 위해 고품종 포도 재배로의 전환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수입 업체마다 중고가 제품 강화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작년의 성장을 발판으로 올해에도 와인 시장에는 긍정적인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 많은 업체들이 진입하고, 관련 시장의 성장이 뒤따르고 있어 전체 시장 규모도 커질 것이다.지난해 급성장한 만큼 업계는 2008년은 더욱 더 바쁘고 힘든 해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성장통으로 업계는 성숙기에 접어들어 더욱 바른 길을 가게 될 것이며, 소비자들에게 와인이 한층 친숙해지는 계기를 마련하지 않을까 기대된다.김양한금양인터내셔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