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치료하는데 영양 섭취는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5대 영양소 가운데 탄수화물 지방질 단백질이 엔진을 돌리는 연료에 해당한다면 비타민과 무기질은 연료를 잘 태우기 위한 윤활유라고 할 수 있다. 적정한 영양소별 열량 섭취 비율은 탄수화물 : 단백 : 지방=6 : 2 : 2이다. 그러나 최근 특정 음식을 편식하거나 기피하는 건강법이 선보여 문제가 되고 있다.우선 가장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인 탄수화물을 혐오시하는 경향이다. 탄수화물이 복부비만 당뇨병 노화의 주범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2002년 과학 잡지 ‘네이처’에 게재된 노화 유전자 특집에는 과량의 포도당이 노화 방지 유전자인 ‘Sir2’를 억제하며 노화를 촉진한다는 내용이 실렸다. 과잉의 탄수화물은 중성지방으로 대사되고 이는 복부지방에 쌓여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지방간 등을 일으킨다.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이 술까지 좋아하면 중성지방으로 변하는 양이 더욱 많아진다.그러나 결코 경시해서는 안되는 게 탄수화물이다. 서구인도 19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탄수화물이 주된 영양소인 감자를 통해 열량을 채웠다. 감자에 곰팡이가 퍼져 농사를 망친 해에는 기근에 허덕여야 했다. 고기를 지금처럼 많이 먹게 된 것은 20세기 들어서면서부터였다. 탄수화물 없인 공부도, 머리 써서 기획하는 일도, 힘쓰는 일도 어렵다. 더욱이 뇌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삼기에 정신 노동자에겐 탄수화물이 소중하다. 그래서 아침밥을 굶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좋은 탄수화물이란 천천히 분해돼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식품이다. 혈당이 급속히 올라가면 췌장이 빨리 노화돼 인슐린이 부족하게 분비되는 연령대가 앞당겨질 것이다. 흰밥 흰밀가루 설탕이나 공장에서 나오는 가공식품은 단순당이 고함량 응축돼 있으므로 좋지 않다.지방은 뇌를 구성하는 성분의 60%를 차지한다. 세포와 장기를 보호하며 각종 호르몬의 원료가 된다. 지방에도 옥석이 있다. 상온에서 고체인 포화지방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므로 전체 지방 섭취량의 3분의 1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요즘 인기 좋은 올리브유는 단일 불포화지방산으로 항산화 효과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한다. 그렇다고 튀김 요리에 너무 비싼 올리브유를 쓸 필요가 없다. 등푸른 생선(참치 정어리 청어 꽁치 고등어 등)과 들기름 땅콩 시금치에 풍부한 오메가3은 혈관을 청소하고 몸에 염증을 줄여준다. 식용유로 음식을 너무 오랫동안 튀기면 좋지 않다. 동맥경화나 노화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는 과산화지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식 재료를 미리 약간 삶거나 전자레인지 등에 살짝 익힌 다음 튀기면 고열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줄일 수 있다.단백질을 충분히 먹어야 살집 있어 보이고 근육도 잘 불고 혈액도 충분해진다. 식욕이 당기면 탄수화물이나 지방 대신 단백질로 때우는 게 좋다. 신장에 병만 나지 않았다면 좀 넘치게 먹어도 괜찮다. 다만 육류는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많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기름기를 쫙 빼고 먹어야 한다. 식물성 단백은 이런 위험이 없지만 결여된 필수아미노산이 있으므로 골고루 먹어야 한다.정종호 한국경제신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