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리아의 진정한 부티크 레스토랑은 어떤 모습일까. 가정집 내부 같은 편안한 분위기, 그리고 고객이 감동할만한 단 한 가지 메뉴로 승부하는 곳. 이탈리아 국제요리학교(ICIF)에서 수학하며 정통 부티크 요리를 배워 온 이승연 오너 셰프의 기억에는 그렇다. 원래는 경영학도였지만 교통사고를 겪으며 인생 진로를 틀게 됐다는 이 대표가 지난해 오픈한 ‘본 비아지오’. 이탈리아어로 ‘즐거운 여행을 하세요’라는 의미를 가진 옥호답게 이곳에선 꾸밈없는 이탈리안 퀴진 속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이집의 요리는 소박한 이탈리아 가정식을 그대로 내온 듯 하다. 따라서 격식을 갖춘 파인 다이닝보다는 편한 사람들과 함께 편안하고 유쾌한 식사를 원할 때 찾으면 좋다. 미식가 커플이라면 더욱더 이곳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푸근한 가정식 이탈리안 요리도 감칠맛 나지만 무엇보다 작고 아담하면서 로맨틱한 실내 공간은 특별한 날의 즐거움을 배가해 준다. 이곳 고객의 90% 이상이 커플이고, 가수 이효리의 프라이빗한 데이트 장소이자 김정은-이서진 커플의 단골 레스토랑이기도 하다.테이블이 총 3개 밖에 없으니 적어도 하루 전엔 예약 필수. 이 대표는 다음날 예약 상황에 맞춰 매일 새벽 1시에 가락시장에서 식재료를 사온다. 그날그날 가장 좋은 식재료를 사와 그에 맞춰 메뉴를 정한다. 오픈 초기엔 9~10가지 코스로 가격을 높였지만, 손님이 지루해하고 가격 저항이 높아 코스를 간소화하고 코스당 양을 늘렸다.예약 시 1만 원을 추가하면 멋들어진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제공한다는 것도 이 집의 특징이다. 함께 오는데 미리 케이크를 준비하지 못할 경우를 배려한 마음 씀씀이는 고객 감동으로 이어진다. 요리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면, 이 대표가 직접 진행하는 아기자기한 요리 클래스도 참여해 볼만하다.위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래마을 입구 강남교회 옆 전화 (02)594-5703 오픈 낮 12:00~오후 3:00, 오후 6:00~12:00 가격대 점심 3코스 2만8000원, 저녁 4코스 5만 원 주차 가능프랑스 부티크 레스토랑 진수를 맛보다지난 10월 8일, 파크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진귀한 만찬이 펼쳐졌다. 이 호텔 2층에 자리한 메인 레스토랑 ‘코너스톤’에서 세계적인 투 스타(Two star) 미셰린 셰프인 ‘스테팡 카라드(Stephane Carrade)’가 거장의 솜씨를 발휘한 것. 스테팡 카라드는 정통 프랑스 남서부 요리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현재 프랑스 남서부 지방인 주랑송에서 부티크 레스토랑인 ‘쉐 루페(Chez Ruffet)’를 운영 중인 오너 셰프다. 그가 이날 선보인 요리들 또한 독창적인 ‘카라드 스타일’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들이었다.만찬이 시작되고 첫 번째로 나온 요리는 ‘관자와 부뎅 소시지, 뷰레 느와제트 셀러리악 크림’이다. 부드러운 관자 위에 짭짤한 부뎅 소시지가 깜찍한 크기로 올라 있어 한입에 넣기에 좋았다. 두 번째로 선보인 ‘계절 야채로 속을 채운 라비올리, 블랙 트러플, 콘 폼, 전복’. 우선 라비올리는 쫄깃한 피가 인상적이었으며 딱딱하지 않고 쫄깃쫄깃한 전복의 치감이 훌륭했다. 이어 서빙된 ‘돼지갈비 콩피, 검은 후추 오일을 넣은 샬롯테, 삶은 로메인, 브라운소스와 오렌지’는 만찬에 참석한 좌중들을 놀라게 했다. 육결이 세심하게 살아 있어 모두들 돼지고기가 아니라 닭고기인 줄 알았다는 평을 늘어놓았다. 요리 코스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디저트를 즐길 시간. ‘튀긴 초콜릿과 망고 소스, 베리 셔벗은 그야말로 독창적인 퀴진의 세계에 인상적인 마침표를 찍는 역할을 했다. 총 1시간 반가량 이어진 이색적 퀴진의 세계. 투스타 미셰린 셰프의 손길은 역시 달랐다.<여기서 TIP!!>매년 발행되는 ‘Michelin(미슐랭, 영어로는 미셰린)’ 레스토랑 가이드. 하이엔드 레스토랑들을 전문으로 리뷰하는 책으로, 미셰린 스타를 하나만 받아도 대단한 레스토랑으로 치는데, 리뷰된 500여 개의 레스토랑 중 최고 등급인 별 세 개를 받은 레스토랑은 단 4곳뿐이다. 가이드에 별 세 개의 의미를 ‘Exception cuisine, worth a special journey’라고 적어 놓았는데 그야말로 특별히 찾아 가봐야 하는 곳을 뜻한다.인터뷰 스테팡 카라드● 주로 어떤 방식으로 요리를 개발하는지.“그 지역 사람들의 특징을 알고 그것에 맞춰 요리하는 프랑스 요리의 전통적인 방법에 나만의 방식을 더하고 있다. 나는 매일 시장에 나가 그날의 재료를 확인하고 가장 신선한 재료로부터 메뉴를 만들 수 있는 영감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메뉴는 매주 바뀐다.”● 이번 만찬에서 선보인 요리들에 대해 한 가지씩 간단히 설명한다면.“프랑스 코스 요리는 요리가 나오는 간격이 매우 길다. 한국에서는 식사시간에 그리 길게 투자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코스 요리를 짧게 구성했으며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약간 다르게 만들었다. 첫 번째 요리는 해산물과 프랑스 소시지인 부뎅 소시지를 함께 요리, 해산물과 육류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두 번째는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해산물인 전복과 한국의 가을 제철 재료를 사용했다. 세 번째 요리는 돼지갈비를 부드럽게 즐길 수 있도록 요리해 샬롯테, 로메인과 같은 야채와 함께 즐김으로써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돼지고기를 색다르게 맛볼 수 있도록 구성한 메뉴다. 마지막 디저트 요리는 초콜릿의 깊은 맛과 베리 셔벗의 상큼함, 망고 소스의 달콤함의 조화를 즐김으로써 초콜릿 디저트를 단순히 달콤한 맛 이상으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현재 프랑스에서 ‘쉐 루페’라는 부티크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즘은 프랑스 사람 중에도 긴 시간의 코스 요리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는 짧은 코스 메뉴와 긴 코스 메뉴를 선택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손님들이 집에서 즐기는 홈 메이드 퀴진과 같은 맛을 우리 레스토랑에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프랑스에는 유명한 부티크 레스토랑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MONEY 독자들을 위해 프랑스에 방문하면 꼭 한번 가볼만한 곳을 소개한다면.“올해 초 ‘미셰린 스리 스타 셰프(Michelin Tree Star Chef)’가 된 ‘안 소피(Anne Sophie)’가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인 ‘라 메종 피(La Maison Pic)’를 소개하고 싶다. 이 레스토랑은 그녀의 할아버지, 아버지에 의해 운영돼 왔으며, 그들 모두 미셰린 스리 스타 셰프였다. 그녀의 요리는 단순한 프랑스 요리가 아닌 재료의 질감과 맛, 향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요리다. 이 레스토랑을 갈 기회가 있다면 해산물 요리를 시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프랑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신선한 해산물 재료를 그녀만의 감각으로 요리한 퀴진은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김지연 기자 jykim@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