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 건설이라고 하면 생태를 파괴하고 자연을 훼손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건설의 본래 모습이 아닙니다.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교 같은 것이 바로 건설입니다.”대림건설 임완수(63) 회장은 건설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최고경영자(CEO)다. 1980년 하수종말처리시설을 건설하는 대림환경건설로 사업을 시작한 임 회장에게 건설은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수단일 뿐이다. 1983년 종합건설 면허를 취득하기 전까지 대림건설은 오산하수처리장, 수원·부곡·양주 남면 하주종말처리장(2단계) 등 친환경 시설 건설을 주로 맡아 왔다. “임 회장님은 사람이 살아야 하는 집은 몸에 해롭게 지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투철하신 분이에요. 1992년 본사 8층에 자택을 만들 때의 일입니다. 건물 주변으로 10m씩 화단을 조성해 나무를 심으라고 하기에 ‘그러면 내부가 그만큼 좁아집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본디 사람도 자연의 일부분이다. 다 이유가 있으니 지시한 대로 하라’고 하시는 겁니다.”(대림건설 건축팀 관계자)대림건설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 중인 용인 죽전의 타운하우스 빈센트 힐에도 환경을 사랑하는 임 회장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됐다. 용인 죽전지구에 들어서는 최초의 단독형 타운하우스인 빈센트 힐은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지어지며 총 면적은 337㎡(옛 102평)이고 분양가는 25억 원선이다. 1층에는 거실, 주방, 게스트 룸이, 2층과 3층에는 방과 서재, 드레스 룸, 욕실 등이 들어선다.16가구를 짓는 이 단지는 자연 채광을 많이 받도록 하기 위해 창문을 많이 설치했다. 사시사철 언제나 볕이 잘 들어오도록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임 회장은 “스페인 건축가 산티아고 포라스 알바레즈가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별은 물론 아침 6시부터 저녁 6~7시까지 시간별 일조량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해 언제나 전 가구에 햇볕이 들도록 단지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빈센트 힐을 기획한 건축팀 담당자는 얼마 전 사업 계획을 보고하기 위해 임 회장 방에 들어갔다가 호되게 혼이 났다. “단지 계획도를 설명하는데 회장님께서 ‘이렇게 단지를 조성하면 다른 곳과 다른 점이 뭐가 있느냐. 단지 안으로 차가 다녀 아이들이 다치는 사고가 많은 만큼 주차장을 모두 지하에 만들어라’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주차장을 지하에 만들면 공사비 30억 원이 추가로 들지만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뜻이죠.” 구릉지에 단지를 조성하기 때문에 단지 맨 아래쪽이 지하주차장과 연결되며 각 가구는 주차장에 마련된 개별 엘리베이터를 통해 집으로 올라가도록 설계됐다. 가구별 프라이버시와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단지 전체를 남향으로 3단 배치한 것도 빈센트 힐의 특징이다. 임 회장은 “빈센트 힐을 국내 최고급 타운하우스로 짓기 위해 일본 스페인 한국인 건축가로 구성된 드림팀을 구성했다”고 자랑했다. 일본인 건축가 우치다 시게루가 단지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앞서 설명한 산티아고 포라스 알바레즈가 단지 배치와 건축, 설계를 맡았다. 또 다른 일본인 건축가 게이수케 후지와라는 인테리어를 담당하며 총괄 작업은 한국인 건축가 신용진 씨가 맡는다. 빈센트 힐의 설계 콘셉트는 그리스 주거 단지 포레스트 힐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임 회장은 “앞에는 바다, 뒤에는 숲이 있는 그리스 포레스트 힐은 사람이 살기에 가장 이상적인 주거지”라며 “주택 형태는 안정적인 느낌을 받도록 직육면체(큐브)를 기본으로 설계했다”고 덧붙였다.임 회장은 현재 대림건설 대표이사 회장직 외에도 수원 중부일보사 회장, 전국임씨중앙종친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그는 장학 사업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오담장학회 이사장과 오담 도서보급 운동본부 이사장 등을 맡아 사회 공헌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는 해외 책보기내기 운동본부 이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지역 언론사와 교육 사업, 건설업 등은 각각 성격이 다른 분야입니다. 이 때문에 가끔 주위에서 ‘어떻게 그렇게 성격이 다른 기업을 유기적으로 잘 경영하느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전 ‘정도경영’을 강조합니다. 어떤 곳이든 정도경영이 통하지 않는 기업은 없으니까요.”그는 2~3시간 정도 시간이 나면 집에서 가까운 산을 찾는다. 물론 심신을 다지기 위해서지만 비단 그게 전부는 아니다. 산책로를 걷는 내내 그는 ‘어떻게 하면 멋진 주거 단지를 만들 수 있을까’ 궁리하곤 한다. 그는 산과 집이 어우러진 진정한 자연 친화 주거 단지를 조만간 건설할 계획이다.“우리는 이미 수원시 구운동 LD코오롱아파트(667가구)와 화성 반월리 LD삼성래미안(900가구)을 직접 시행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쯤 오산에다 4000~500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를 시공할 계획입니다. 이 아파트에는 단지 내 오솔길을 만드는 등 대림건설의 강점인 환경 친화 부분에 특히 신경을 써 지을 생각입니다.”임완수대림건설 회장서울대 경영대학원해외 책보내기 운동본부 이사장오담장학회 이사장중부일보사 회장글 송창섭·사진 이승재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