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을 막론하고 각종 비즈니스 여행은 피할 수 없다. 그런데 비즈니스 여행 중, 특히 해외로 떠나는 비즈니스 여행을 갈 때 무엇을 챙겨가야 할지 사실 난감할 때가 많다. 기후도 기후려니와 사실 비즈니스 여행 때 발생하는 각종 모임에 적합한 옷들을 적절하게, 또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비상사태에 대비해 준비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일단, 옷을 챙기는 여행 가방의 선택에서부터 고민을 해야 한다. 비즈니스맨이라면 하나쯤 가지고 있을 법한 슈트용 여행 가방. 비즈니스 여행을 떠나는 많은 사람들이 슈트를 일반 여행용 가방에 넣을 경우 제대로 보관하기 힘들다. 물론, 여행지에 도착해 호텔에 바로 체크인해 옷을 당장 걸어 둘 수 있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사실 비즈니스 여행의 스케줄이란 것이 내 마음 같이 잡히지 않는다. 멀리 타향에서, 특히 한국 남자들의 옷 입기에 거의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부인도 없는 상황에서 이런 응급 사태가 발생하면 난감해하지 않을 수 없다. 작은 슈트케이스에, 다른 옷들 사이에서 눌려 있는 옷을 꺼내 보면 십중팔구 입을 수 없을 만큼 구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해 주는 것이 바로 슈트용 여행 가방. 이걸 하나쯤 마련해 둔다면, 각종 장·단거리 비즈니스 여행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비즈니스 여행을 떠날 때 슈트를 가지고 가지 않고 입고 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회의나 상담이 잡혀 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가벼운 캐주얼 차림으로 비행기에는 오르는 것이 좋다. 특히 장거리 여행에서는 비행기 속에서 편안한 자세로 있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장거리 여행 중에 대부분의 슈트들은 구김이 가거나 때를 타기 쉽다. 요즘에는 제냐나 보스 같은 브랜드에서 ‘트래블 슈트’라고 해서 구김이 적게 가는 울 슈트 상품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출장이 많은 남성이라면 한 벌 장만해 둘만하다.비즈니스 출장 때 여러 벌의 슈트를 가져갈 수는 없지만, 매일 매일 다른 분위기를 매는 방법은 바로 넥타이와 셔츠에 있다. 셔츠는 반드시 긴 소매의 것으로 가져가고 좀 더 가벼운 모임에서는 컬러나 패턴이 은근하게 들어간 셔츠를 입어 분위기를 전환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때로는 다양한 커프스 버튼을 통해서 매일 매일의 분위기를 달리 가져 갈 수도 있을 것이다. 깜빡 잊고 챙겨가지 않는 것이 바로 손수건이다. 손수건은 여행의 날짜 수보다 여분으로 더 가져가는 것이 좋은데, 슈트의 색상이나 분위기에 맞춰 패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멋지게 입고, 구겨진 손수건으로 땀을 닦아내는 모습은 그다지 프로페셔널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출장지에서 발생하는 가장 난감한 사태는 바로 저녁 모임에 초대됐을 때인데, 현지 국가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으면 차림이나 장소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어 당황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만약 이런 저녁 모임에 초대받았다면, 당연히 초대한 사람에게 구체적으로 모임의 성격이나 장소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대처를 잘못하는 것이 더 부끄러울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남성들이 이러한 저녁 모임에 비교적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반면, 한국의 남성들은 어색해하거나 이러한 상황을 최대한 피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진짜 업무는 회식 자리에서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글로벌 비즈니스에서도 저녁 모임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평소 어려웠던 비즈니스 상대를 좀 더 쉽게 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 포멀한 저녁 모임은 반드시 턱시도 슈트를 입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므로 글로벌 비즈니스가 많다면 한 벌 장만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최근 국내 모 백화점에서 오프닝 파티가 있었는데, 드레스 코드에 블랙 타이라고 명시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냥 평범한 비즈니스 슈트로 참석해 한국 남성들의 패션 글로벌화는 아직 멀었음을 보여 준 적이 있다. 한국 비즈니스맨의 감각과 매너를 가장 잘 보여 줄 수 있는 비즈니스 여행에서의 패션. 이것이야말로 출장 때 꼭 챙겨가야 할 가장 중요한 아이템은 아닐까.이정민 퍼스트뷰코리아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