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 사진 KB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 자산관리(WM) 사업부가 순항 중이다. 은행 내 WM 사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의 WM 부문은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에서도 한발 비켜서며 고객 신뢰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성과를 올렸다.
KB금융그룹은 올해 경영진 인사 및 조직 개편을 통해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무엇보다 그룹 차원의 ‘넘버원(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민첩한 조직 운영과 전문성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KB국민은행 WM 부문 역시 비대면 중심의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KB국민은행 WM그룹을 3년째 이끌게 된 김영길 WM그룹장(WM고객그룹 부행장)은 KB만의 차별화된 채널과 상품, 서비스를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를 통해 상품 경쟁력 측면에서도 ‘리딩’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WM부문과 함께 겸직 중인 ‘연금부문장’으로서 고객들의 은퇴·노후와 관련된 보다 고도화된 서비스 출시도 준비 중이다.
그는 “시니어 계층을 위한 비금융서비스 강화를 위해 ‘KB 골든라이프 X’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WM그룹은 자산관리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함과 동시에 고객들이 자산관리에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그룹장과의 일문일답.
WM그룹장 3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소회가 궁금하네요.
“사실 지난 한 해 여러 이슈가 있었는데 특히 WM그룹은 금융권 사모펀드 환매 중단 이슈의 한복판에 있었습니다. KB국민은행의 WM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그룹장으로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죠. 그룹장으로서 KB금융그룹의 비전(최고의 인재와 담대한 혁신으로 가장 신뢰받는 평생 금융파트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진정성 있는 상품과 서비스 제공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 계기였죠. 앞으로도 고객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WM 명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올해 그룹 및 은행 자산관리 부문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우선 ‘No.1 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존 모바일 스타뱅킹 기능을 고객 중심으로 대폭 개선하는 등 비대면 자산관리를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데이터 및 인공지능(AI)에 기반을 둔 보다 세밀한 고객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은퇴·노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퇴직연금, 개인연금, 그리고 이와 연계된 다양한 은퇴·노후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입니다.
KB금융그룹은 은행, 증권, 보험(손해보험, 생명보험)을 모두 계열사로 두고 있어 고객들에게 각 업권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죠. 각 업권별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WM 시너지를 확대하고자 합니다.”
올해 WM부문 운영 측면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신뢰겠죠. 이를 위해 안정된 종합 고객 수익률 관리 체계를 구축해 완결성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다음으로 KB에서만 제공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채널, 상품, 서비스를 다양하게 발굴하고자 합니다. 은퇴·노후 관련 상담을 위한 KB골든라이프센터 및 부동산·세무·자산관리에 대한 차별적인 어드바이저리(advisory) 서비스가 가능한 자산관리자문센터를 통해 고객이 자산관리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센터 신설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죠.
또한 시니어 특화 상품, KB내생애 신탁, 종합자산관리신탁,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대상 확대 등에 따른 일임형 ISA 상품성 강화 등 다양한 WM 상품 제공을 통해 상품 경쟁력 측면에서도 ‘리딩’ 지위를 공고히 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서비스 측면에서는 시니어 계층을 위한 비금융서비스 강화를 위해 ‘KB 골든라이프 X’(시니어 웹 서비스) 론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은행 WM 고객그룹에서 운영하는 ‘여의도5번출구’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고객이 궁금해하는 자산관리에 대해 재미있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해 WM그룹은 자산관리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함과 동시에 고객들이 자산관리에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사모펀드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 배경이 궁금하네요.
“KB국민은행은 ‘평생 금융파트너’라는 비전에 기반한 가치철학을 자산관리의 모든 프로세스에 반영하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또 고객의 자산과 관련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실행해 왔습니다. 투자 상품 출시와 추천, 그리고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체계적으로 시행해 온 거죠.
이를테면 KB금융그룹 투자전문가들의 월간 회의체인 자산관리전략위원회 회의를 통해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을 면밀히 분석해 각종 자산군에 대한 장단기 투자 전망을 도출해 이를 바탕으로 상품 출시와 추천 과정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투자 상품을 출시할 때에는 사전협의체라는 단계를 거치는데, 여기에서는 실무전문가들이 상품에 내재돼 있는 각종 위험을 여러 각도에서 점검합니다. 이어서 상품 출시를 정식으로 승인하기 위한 금융투자상품위원회에서는 위원들이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해 최종 승인을 하죠. 이 과정에서 각 전문가 및 위원들이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는 개방적 문화도 부실한 상품 출시를 방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자산관리 부문에도 비대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KB만의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실제 금융소비 채널의 무게중심이 대면에서 비대면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은 비대면 채널을 통한 디지털 자산관리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이미 3년 전부터 KB금융그룹의 독자적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케이봇쌤 로보어드바이저 포트폴리오’와 전문가들의 노하우가 집약된 ‘케이봇쌤 전문가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죠. ‘케이봇쌤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이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와 혁신적인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수년간 쌓아온 자산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면 채널과 비대면 채널 간 ‘경계 없는 연계’를 통해 데이터, AI 기반 고객별 세분화된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과제를 추진 중입니다.
특히 올해 8월 시행 예정인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빅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서비스를 개발해 쉽고 편리함에 덧붙여 친절한 큐레이션이 존재하는 비대면 자산관리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KB국민은행의 대표 플랫폼인 KB스타뱅킹 및 리브를 재구축해 모바일 중심의 종합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개인들의 직접투자 열기가 뜨겁습니다. 현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계시나요.
“무엇보다 초저금리 환경의 영향으로 보이네요. 투자형 상품으로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면서 투자에 처음 접근하는 투자자들도 많아지고 있죠. 동학·서학개미들로 불리는 일반 투자자들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투자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어디서나 쉽게 주식 매매가 가능해진 점도 중요한 요인이라 판단됩니다.
일단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참여 확대는 증시 저변을 넓혀 장기적으로 증시 수급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점에서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합니다. 다만 지난해 주식거래 활동 계좌가 연간 723만 개나 증가한 것으로 미뤄 보면 현재 투자 열기가 일정 부분 과열인 측면도 있어 보이네요.”
최근 ‘빚투’ 등 주식투자 과열 논란이 일고 있는데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주식투자에 성공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국내 시장만 해도 2000개가 넘는 주식 종목이 있죠. 이들 종목들을 모두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주식투자를 처음 고려하는 분들의 경우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나 공모펀드에 먼저 접근할 것을 권합니다.
주식에 직접 참여하는 분들에게는 현재 주가(price)보다는 기업의 미래 가치(value)를 찾는 투자가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싶네요. 주가가 높은 주식은 비싸고, 주가가 낮은 주식은 싸다고 도식적으로 말할 수 없기 때문이죠. 기업의 수익성, 성장 잠재력, 변화에 대한 혁신 능력과 같은 그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주식은 ‘공부’가 매우 중요하죠. 또 공부에 왕도는 없습니다. 내 성향에 맞은 ‘나만의 비장의 카드’를 만들길 당부합니다. 유튜브 등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투자에는 기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위험’도 뒤따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고, 수익보다 항상 위험을 먼저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위험 관리를 위해서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여러 종목, 여러 상품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내가 투자한 주식이나 관련 투자 상품의 가격이 기대와 달리 급락세로 돌아선다면 어느 정도까지 하락할 수 있는지 과거 사례 등을 통해 미리 가늠해 보는 것도 필요해 보이네요.”
자산가들을 위한 올해 자산관리 팁을 주신다면.
“최근 주식시장은 어느 정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한국 시장은 미국, 일본, 중국 대비 상승 폭이 컸죠.
하지만 저금리와 더불어 글로벌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고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경제활동 정상화 기대로 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어서 상승 흐름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경기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예상 외로 빠르게 올라간다면 시장이 쉬어 가거나 조정을 보이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결국 전체적으로는 주식형 상품 등 위험자산에 대해 일정 수준의 비중을 가져갈 필요는 있다는 판단입니다. 그렇지만 지난해에는 언택트 업종 중심으로 접근했다면 올해에는 경제활동 재개 수혜가 예상되는 경기민감 업종을 포함한 대면 비즈니스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과거 수년간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중소형 우량주나 가치주도 상승 흐름을 보일 수 있습니다. 지역적으로는 미국 독주에서 중국,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확산도 예상되기 때문에 적절한 리밸런싱과 분산을 권합니다.
더불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는 메가 트렌드입니다. 따라서 친환경 또는 지배구조 개선 관련 투자 상품에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입 조건이 대폭 완화된 ISA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국민의 재산 증식을 위해 도입된 절세 혜택이 있는 상품으로서 개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 다양한 개별 채권형이나 주식형으로 가입할 수도 있고, 운용역이 여러 펀드에 분산하면서 시황에 따라 적절히 리밸런싱을 해 주는 일임형으로도 투자할 수 있죠.”
김영길 그룹장은…
지난 1987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해 잠실중앙지점장, 강남스타PB센터장 등 주로 자산관리 부문에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왔다. 특히 IPS본부장 시절에는 지주-은행-증권 WM부문의 시너지 창출과 함께 통합 사후관리 체계 구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 2019년 WM부문장 선임 이후 3년째 WM그룹을 이끌고 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9호(2021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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