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정순인 LG전자 책임연구원·<당신이 잊지 못할 강의> 저자 | 사진 한국경제DB] “출발 시점에 그 제품이 서툴고 창피하지 않다면, 그것은 이미 늦은 것이다.”
링크드인 설립자인 리드 호프먼의 말이다. 요즘은 빠른 실행, 빠른 개선, 빠른 재시도가 필수다. 시장에서도 모두 린(lean)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린 방식이 딱 맞는 분야가 바로 서비스 분야다. 린 방식의 대표주자, 최신 정보기술(IT)의 최전방, 테슬라와 애플은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이 두 회사가 같은 곳을 바라본다. ‘서비스 플랫폼 디바이스’다.
CEO가 알아야 할 IT 트렌드⑲테슬라와 애플의 공통점? ‘서비스 플랫폼 디바이스’
제품과 서비스는 어떻게 다를까. 제품은 한 번 생산되기 시작하면 업데이트하기 어렵다. 하지만 서비스는 업데이트하는 데 큰 비용이나 시간이 들지 않는다. 제품은 지금 팔리지 않으면 재고가 된다. 서비스는 지금 팔리지 않는다고 해서 재고가 되지는 않는다. 제품은 개수가 유한하다. 서비스는 무한하다. 제품은 개발, 생산, 운송에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서비스는 큰 자본 없이도 시작할 수 있다. 제품은 대량 생산을 하면 할수록 특정 개인에게 맞추기 어렵다. 서비스는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빅데이터가 더 쌓이므로 개인 맞춤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왜 서비스업에 린 방식이 딱 맞는지 보인다.
제품 중에서도 그냥 디바이스에 머무는 것이 있고 ‘서비스 플랫폼 디바이스’가 되는 것이 있다. 서비스 플랫폼 디바이스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이 되는 중심 제품이다. 여러 목적을 위해 다양한 사용자가 빈번하게 이용하는 대중적인 장치여야 플랫폼 디바이스가 된다. 플랫폼 디바이스는 많은 사용자를 통해 많은 빅데이터를 보유하게 된다. 이 빅데이터를 가지고 개인별 취향을 적중하는 서비스도 출시된다.
자, 이제 무엇이 보이는가. 대표적인 플랫폼 디바이스는 바로 당신이 지금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이다. 당신의 스마트폰이 당신을 가장 잘 안다. 당신에게 필요한 서비스, 당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스마트폰이 검색하고 추천해 준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플랫폼 디바이스가 떠오르고 있다. 모빌리티계의 신성 전기자동차다.
플랫폼 디바이스의 투톱인 스마트폰과 전기차, 그리고 이들의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겠다.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과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를 기준 삼아서.
<YONHAP PHOTO-2492> PETALUMA, CALIFORNIA - SEPTEMBER 23: A view of Tesla Superchargers on September 23, 2020 in Petaluma, California. California Gov. Gavin Newsom signed an executive order directing the California Air Resources Board to establish regulations that would require all new cars and passenger trucks sold in the state to be zero-emission vehicles by 2035. Sales of internal combustion engines would be banned in the state after 2035.   Justin Sullivan/Getty Images/AFP
== FOR NEWSPAPERS, INTERNET, TELCOS & TELEVISION USE ONLY ==/2020-09-24 06:57:29/
<쩔?쩔??굿ヂ욋?? 짰? 1980-2020 짖詮?첩짢짬??짜?ノ⒱?? ?쨈짜? 쩔쨍쩔? 쩔?????? 짹?봔¢?.>
PETALUMA, CALIFORNIA - SEPTEMBER 23: A view of Tesla Superchargers on September 23, 2020 in Petaluma, California. California Gov. Gavin Newsom signed an executive order directing the California Air Resources Board to establish regulations that would require all new cars and passenger trucks sold in the state to be zero-emission vehicles by 2035. Sales of internal combustion engines would be banned in the state after 2035. Justin Sullivan/Getty Images/AFP == FOR NEWSPAPERS, INTERNET, TELCOS & TELEVISION USE ONLY ==/2020-09-24 06:57:29/ <쩔?쩔??굿ヂ욋?? 짰? 1980-2020 짖詮?첩짢짬??짜?ノ⒱?? ?쨈짜? 쩔쨍쩔? 쩔?????? 짹?봔¢?.>
테슬라가 노리는 서비스업이란
테슬라가 전기차를 플랫폼 디바이스 삼아 노리는 서비스업은 무엇일까. 전기차가 등장하면서 바뀐 것은 하드웨어 제조 환경뿐만이 아니다. 완성차의 에너지 공급 체계, 통신, 소프트웨어도 다 변했다.
테슬라는 전기차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전기차를 구매한 뒤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추가 서비스 비용을 받고 추가 기능을 차에 탑재해 준다. 차에 고장이 났을 때도 원격으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준다.
테슬라는 아직 완성된 기능이 아니어도 과감하게 양산차에 적용한 뒤 바로 필드 테스트를 하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일종의 베타테스트를 최대한 현장에서 바로 수행한다. 린 방식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런 린 방식은 필연적으로 소비자와 계속 피부를 맞대고 붙어 있게 된다. 그래서 린 방식은 ‘서비스’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데 핵심적인 회사 운영 방식이다.
테슬라는 운전자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차 보험도 출시했다. 전기차는 일반 차 대비 사고율이 10분의 1이다. 따라서 보험 고객을 많이 모집할수록 보험 서비스 부문 마진이 커질 것이다.
테슬라는 모델3 발표 후 자동차 판매로 인한 수익이 증가했다. 하지만 수익이 더 큰 효자 상품은 따로 있다. 테슬라는 최근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채우지 못한 다른 자동차 업체에 탄소배출권을 팔아 1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 수익이 본업인 자동차 사업의 2배가 넘는다. 친환경 정책이라는 트렌드에 발맞춘 서비스 사업으로 낸 수익이다.
테슬라는 로보택시 서비스를 곧 상용화할 예정이다. 테슬라 차량 소유 고객이 언제부터 언제까지는 차량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하면 그 시간 동안 그 차는 다른 사람이 이용한다. 테슬라는 차량 공유 서비스 운임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취하고 나머지는 차량 소유주에게 제공한다. 테슬라는 일정 기간 의무 차량 공유 조건으로 지금보다 저렴하게 차를 판매한다. 이는 테슬라 차량의 보급 속도를 높인다. 전기차 보조금이 줄어서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율이 떨어진다 해도 테슬라는 걱정이 없다. 서비스 사업이 전기차 인기를 계속 유지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자동차 구매 고객에게 무상으로 제공되던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2017년 2월 이후 신규 고객들부터 유료로 전환했다. 일부 모델이나 일부 고객에 한해서는 약간 차등 정책이 있다. 대신 모델3를 기존 제품 가격의 반값 수준에 공급했다. 모델3의 기본 가격은 하드웨어만의 가격이다. 오토파일럿이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기본에 포함되지 않았다. 자동차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충전소 이용료, 추가 서비스 이용료를 받겠다는 전략이다. 인하된 자동차 가격과 향후 지불할 충전 서비스 이용료 합계가 같다면 사용자 입장에선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자동차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테슬라가 왜 이 전략을 택했을까. 전기차는 시장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고 수익성도 낮아지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도록 장치를 마련해 놨다. 전기차 가격은 저렴하게 해서 일단 이 시장에 고객을 더 들여놓는다. 그리고 고객들이 충전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면 된다. 일단 전기차를 구매 고객 대상으로 충전 서비스가 수익을 계속 창출할 테니 걱정이 없다. 특히 주요 국가별로 내연기관차 판매가 아예 중단되는 시점에는 전기차의 파이 자체가 더 커질 것이고, 테슬라의 몫도 커질 것이다.
<YONHAP PHOTO-1127> NEW YORK, NY - MARCH 14: Apple's flagship 5th Avenue store is nearly empty on March 12, 2020 in New York City. Many New Yorkers are heeding the advice of officials after the state banned large gatherings of 500 people or more and recommended practicing "social distancing" during the COVID-19 pandemic.   David Dee Delgado/Getty Images/AFP
== FOR NEWSPAPERS, INTERNET, TELCOS & TELEVISION USE ONLY ==/2020-03-15 05:45:09/
<쩔?쩔??굿ヂ욋?? 짰? 1980-2020 짖詮?첩짢짬??짜?ノ⒱?? ?쨈짜? 쩔쨍쩔? 쩔?????? 짹?봔¢?.>
NEW YORK, NY - MARCH 14: Apple's flagship 5th Avenue store is nearly empty on March 12, 2020 in New York City. Many New Yorkers are heeding the advice of officials after the state banned large gatherings of 500 people or more and recommended practicing "social distancing" during the COVID-19 pandemic. David Dee Delgado/Getty Images/AFP == FOR NEWSPAPERS, INTERNET, TELCOS & TELEVISION USE ONLY ==/2020-03-15 05:45:09/ <쩔?쩔??굿ヂ욋?? 짰? 1980-2020 짖詮?첩짢짬??짜?ノ⒱?? ?쨈짜? 쩔쨍쩔? 쩔?????? 짹?봔¢?.>
애플이 노리는 서비스업이란
이제 스마트폰 시장은 시장 규모 자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거나 시장이 깜짝 놀랄 혁신적인 신기술이 나오기 어렵다. 이미 전 세계 1인 1스마트폰 시대고, 스마트폰 기능이 평준화됐다. 나올 법한 웬만한 기능들은 모두 나왔기 때문에 신기능 자체로 시장에서 승부를 보기는 어렵다.
한 가지 희소식은 5세대(5G) 이동통신이다. 5G가 가능해지면 5G가 물고 오는 고유하고, 재미있고, 편리한 5G만의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그렇다. 바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원격진료, 원격교육, 원격여행이 정점을 찍을 수 있다. 2021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5G ‘서비스’로 승부를 보려 할 것이다. 2020년에는 대중적으로 핫한 5G 서비스가 없었기에 스마트폰 제조사, 통신사, 서비스사 모두 2021년을 기대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비대면 서비스들의 니즈가 는 것도 이 분위기에 힘을 실어 준다.
워런 버핏은 2018년 2월 26일 CNBC에서 “애플은 월등한 소비자 충성도를 지니고 있다. 당신은 애플 제품에 묶여 있다(locked in). 아이폰은 심리나 정신적으로 매우 흡인력이 강한(sticky) 제품이다”고 했다.
2020년 애플의 기록을 보면 아이폰 매출 비중이 72%에서 62%로 4년 새 10% 감소했고, 서비스 부문 매출 이익이 30%에 육박했다. 애플이 10년 전인 2010년에도 불과 2500만 대의 아이폰을 판매하고도 4억 대가 넘는 휴대전화를 판매한 노키아에 버금가는 이익을 거둔 비결도 앱스토어 덕분이었다.
애플 제품은 마치 아이돌 팬들을 위한 굿즈와도 같다. 이 굿즈에 맞물려 있는 서비스로 애플은 자신만의 팬덤, 에코 시스템을 구축했다. 아이튠즈(iTunes), 앱스토어(App Store), 맥앱스토어(Mac App Store), 애플뮤직(Apple Music), 애플페이(Apple Pay), 애플케어(AppleCare), 애플티브이플러스(Apple TV+), 애플아케이드(Apple Arcade), 애플뉴스플러스(Apple News+). 모두 애플의 서비스들이다.
애플이 타 스마트폰 제조사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업을 주업으로 한다는 점이다. 애플은 스마트폰 판매로 얻는 이득 외에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얻는 이득이 훨씬 크다. 애플은 스마트폰 최종 완제품을 생산·제조하는 데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는다. 애플은 아웃소싱,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하는 회사다.
애플이 ‘직접’ 하는 것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핵심 분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다. 그래서 유독 감성적인 부분, 문화적인 부분에서 애플의 영향력이 크다. 감각적인 디자인, 인상적인 인터페이스, 맥 운영체제(macOS)와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iOS)라는 소프트웨어 인프라, 독자적인 애플리케이션 개발 에코 시스템은 애플만의 개성이자 매력이다. 다른 회사들이 ‘제품 자체’나 ‘스펙’을 홍보할 때 애플은 아이폰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한다. 제품이 아닌 서비스의 힘이다.
애플은 AR글래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은 하드웨어를 출시하면 늘 혁신적인 서비스도 같이 들고 왔었다. 그래서 시장과 팬들은 애플이 몰고 올 AR글래스 서비스도 기대하고 있다. 애플은 세계 개발자 회의에서 AR키트(Kit)를 공개하며 AR 앱 및 서비스 개발을 독려해 왔다. 애플은 차세대 핵심 기술로 AR를 꼽고 있고, 이 시장을 붐업 시키려 한다. AR 역시 스마트폰처럼 초기에는 이 기능을 대중에게 전파할 하드웨어의 비중이 높겠지만 점차 서비스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다.
최근 비행시간측정(Time of Flight, ToF) 시장이 살아난다는 뉴스가 많아졌다. 애플이 2020년 하반기 5G 스마트폰 ‘아이폰12프로’, ‘아이폰12프로맥스’에 ToF 모듈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애플이 ToF 기능을 스마트폰에 넣자 ToF 시장이 살아난다는 뉴스가 나온다. 애플이 제품 시장과 서비스 시장의 시너지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 회사이고 시장의 신뢰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ToF는 피사체에 보낸 광원이 반사돼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AR, VR, 안면인식, 사진 촬영 보조, 게임, 영상 서비스에 이 기능이 쓰인다. ToF는 신기술이 아니다. 과거 여러 회사의 스마트폰에도 적용됐었다. 하지만 정작 이를 활용할 5G 인프라, AR, VR, 앱, 콘텐츠가 부족해 빛을 보지 못했다. ToF 기술로 즐길 서비스가 애플로부터 본격화되면 역으로 ToF가 가능한 제품까지 각광받게 될 것이다. 이것이 ‘서비스’의 위력이다.
서비스업의 맛을 제대로 아는 애플은 이제 스마트폰 말고 또 하나의 플랫폼 디바이스도 노린다. 애플이 2024년 자체 설계한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한 자율주행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2020년 12월 21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업계는 “아이폰을 처음 봤을 때와 같을(혁신이 될) 것이다”고 했다. 무려 ‘애플’에다 ‘전기차’다. 이 조합이 2020년 12월 마지막 주 자동차와 IT업계 뉴스 헤드라인을 차지했다. 전기차가 얼마나 강력한 ‘서비스 플랫폼 디바이스’인지, 애플이 얼마나 ‘서비스업’을 잘 아는 회사인지 다들 알고 있다.
서비스업이 왜 중요할까
제품이라는 ‘물성’이 없는 서비스도 빅데이터 수집, 사물인터넷(IoT) 덕분에 섬세하고 다양한 과금 책정이 가능해졌다. 롱텀에볼루션(LTE), 5G 같은 이동통신뿐 아니라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 무선근거리통신(NFC), 전자태그(RFID), QR코드, 안면인식, 음성인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무형의 서비스도 측정과 결제가 가능한 시대다. 시장은 이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냈다.
제품은 일단 싸게 공급한 뒤 서비스로 과금 비용을 분산하는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제품을 비싸게 공급하고 서비스를 저렴하게 하든 혹은 반대로 하든 소비자 입장에서는 똑같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다르다. 일단 제품을 저렴하게 다수에게 공급해서 생태계가 넓게 구축되면 사람이 더 모이니까 서비스 사업도 계속 확장된다. 바로 이렇게 말이다.
롤스로이스는 항공기 엔진을 기존 ‘판매’ 방식에서 ‘리스 & 서비스’ 방식으로 전환했었다. 엔진을 구매하는 항공기 제조사는 수천억에 달하는 엔진 비용을 구매할 때 한번에 내지 않고 엔진이 가동된 시간에 따라 사용료로 낸다. 항공기 엔진을 개발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롤스로이스는 엔진 고장 예측 서비스도 가지고 있다. 엔진 부품이나 버튼이 고장 날 확률을 미리 예측한 뒤 선대응함으로써 운행 중단, 운행 사고, 소비자 보상비용을 크게 줄인다. 동시에 ‘소비자의 안전성’과 ‘기업의 신뢰도’는 끌어올린다. 항공기 회사에도 좋고, 항공기 엔진 회사에도 좋은 사업 방식이다.
이 방식이 GE나 롤스로이스 같은 엔진 개발 회사에 주는 큰 이점이 더 있다. 빅데이터 수집이다. 항공기 엔진에 다양한 센서를 부착해서 온도, 공기압, 속도, 진동 등 항공기 운항과 관련 정보를 실시간 수집·분석해서 항공기 회사에 고장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면, GE나 롤스로이스에 엄청난 빅데이터가 쌓인다. GE나 롤스로이스는 이 빅데이터를 가지고 다른 추가 서비스도 기획할 수 있다. 그 추가 서비스는 기존 사업에서 성공한 점을 강화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했을 테니, 시장 니즈를 더 만족시킬 것이 분명하다. 빅데이터 선순환의 모범 사례, 알짜 사업이다.
빠른 실행, 빠른 개선, 빠른 재시도의 린 방식이 대세인 지금,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이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좋다는 점도 서비스업이 중요해지는 또 하나의 이유다. 실패했을 때 손실비용도 서비스업이 제조업보다 더 적고, 단점을 개선하고 재도전할 시간도 서비스업이 제조업보다 더 조금 걸린다.
테슬라는 초기 ‘테슬라 모터스’라는 사명을 썼지만 지금은 ‘테슬라’라는 이름만 사용한다. 2021년 1월,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에 걸려 있던 회사 엠블럼이 바뀌었다. 기아자동차(KIA Motors)는 사명을 ‘기아(KIA)’로 바꿨다.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의 새로운 이름표다.


정순인 책임연구원은…

LG전자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에서 수주 대응, 오토모티브(Automotive) SPICE 인증, 품질보증(Quality Assurance) 업무를 한다. 소프트웨어공학(SW Engineering),Technical Documentation 사내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내에서 2016~2017년 연속 최우수 강사상과 2018~2019년 연속 우수 강사상을 수상했다. 강의와 프레젠테이션 기법을 다룬 책 <당신이 잊지 못할 강의>를 썼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9호(2021년 0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