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 or 가치주…금리 상승에 대응한 현명한 투자법은
글로벌 금리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금리 상승은 저금리 환경에 익숙해진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을 주기적으로 자극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

연초 이후 금리 흐름을 복기해보자. 미국의 장기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수요’와 ‘공급’ 요인들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백신 접종에 따른 경제 정상화 기대가 수요 측면의 인플레 압력을 자극하는 동시에(수요 견인, demand-pull),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비용 측면의 물가 상승 요인도 더해지고 있는 것이다(비용 상승, cost-push). 2분기에는 기저효과까지 물가지표에 반영될 것으로 보여, 인플레 리스크에 따른 금리 상승 압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2분기 금리 흐름, 세 가지 경우의 수
이처럼 금리 상승세가 금융시장의 주요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금리 향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해볼 필요가 있다. 2분기 중 금리 흐름에 대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금리가 현 수준에서 하향 안정화 흐름을 유지
첫째는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 및 견조한 채권 수요를 바탕으로 시장금리의 추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는 시나리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보다 적극적인 시장 불안 차단의 필요성 및 장기채 매입 확대 여지 등을 표명할 경우, 국채에 매도 압력을 가하고 있는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또한 금리 수준이 지난해 대비 높아진 만큼 미국 국채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와 더불어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인플레 우려를 압도하고, 인플레 관련 리스크는 결국 기저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화된다면 금리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다.

금리 상승 압력이 유지되나, 속도 조절에 진입하며 금리 상단 확인
둘째 시나리오는 금리의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유지되지만, 점차 속도 조절에 진입하며 2분기 내 금리 상단을 확인하는 것이다. Fed와 시장이 금리 상승세가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티핑 포인트가 어느 수준인지에 대해 가늠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다.
그러나 추가 금리 상승으로 시장 불안감이 확대된다면 Fed가 안정화 의지를 보이며 대응에 나설 것이다. 이와 더불어 백신 접종에 따른 경기 개선 재료는 상당 부분 금리 수준에 이미 반영됐다는 시각도 점차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가파른 속도의 금리 상승세 지속
셋째로는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고, 가파른 상승 속도를 유지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 유가 상승 및 재정 부양 효과 등으로 인플레 우려가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Fed는 이러한 현상이 일시에 그칠 것이라며 소극적인 대응을 유지하는 경우가 될 것이다. 지금의 금리 상승세가 ‘성장 기대 vs 인플레 우려’라는 Fed와 시장의 견해 차이에 의해 금리가 가파른 속도의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세 가지 시나리오에서 첫째 시나리오가 위험 선호 측면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현재 인플레 변수들과 Fed의 스탠스를 감안할 때 단기간에 현실화될 확률은 이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셋째 시나리오는 금융시장에 불안을 높이며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리 상승 압력이 유지되지만 Fed의 점진적 개입 등으로 속도 조절에 진입하는 둘째 시나리오가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성장주 or 가치주…금리 상승에 대응한 현명한 투자법은
금리 상승에 대응하는 방법
둘째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투자자들은 새로운 금리 수준에 대한 적응기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단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단기 변동성에 대비한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 외화자산, 대체자산 등 주식 외의 다양한 자산을 편입해 주식 집중도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저금리 환경이 사라지고 약세장이 시작된다는 과도한 해석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금리 상승은 경제 성장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 없이 금리만 계속해서 급등할 수 있을까. 그리고 Fed는 경기 회복 없는 금리 상승세를 지켜보고만 있을까. 금융시장의 불안을 거치며 결국은 Fed의 안정화 의지가 확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현시점에서 주식 중에서는 성장주보다 가치주 스타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다. 금리 상승 구간에 성장주와 가치주의 흐름은 명확히 엇갈리고 있다. 먼 미래에 대한 기대를 현재 가치로 할인해 오는 성장주는 금리의 상단을 확인하기 전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에 노출될 수 있다.

반면 가치주는 경제 정상화와 함께 가까운 시일 내에 실적 개선이 확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 강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성장주에 대한 저가 매수 관점의 접근보다 모멘텀을 얻고 있는 가치주를 확보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금리 상승이 위험자산의 밸류에이션 및 유동성 여건에 불안 요소가 될 수 있지만, 경기와 인플레에 따라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다고 판단한다. 금융시장은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며 움직일 것이다. 적절한 위험관리와 가치주에 초점을 둔 주식 분할매수를 통해 금리 상승 국면에 대응할 것을 제안한다.

글 홍동희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