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물가 상방 위험은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금융시장은 이를 불편하게 인식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인플레와 정책에 대한 의심을 시장이 단기간에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 기초체력, 과거 1970년대와 달라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일쇼크와 같은 공급 충격에서 시작된다. 공급 충격에 의해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 투자가 멈추게 되고, 이는 고용 감소 및 물가 상승을 동시에 야기한다.
1970년대가 가장 대표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의 사례로 꼽히며, 현시점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공급 충격에 의해 물가 불확실성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일부 유사성을 보인다. 하지만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일쇼크 외에도 정책적 요인이 함께 결합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때 물가 상승을 진압하기 위한 급격한 통화긴축이 경기에 대한 부담을 더욱 심화시켰다. 이에 따라 정책당국이 인플레 압력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점검해야 한다. 물론, 중앙은행이 급격한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것은 필요하다.
과거 인플레 급등 기간 동안 Fed가 얻은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는 의도하지 않은 물가 급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서 급등하기 시작하면 향후 물가 상승을 예상한 가수요가 발생한다. 가계의 임금 상승 및 기업의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게 된다.
이는 자기실현적 증폭 과정을 거쳐 실제 인플레 상승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킨다. 이에 따라 기대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중앙은행들의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 중 하나가 됐다. 이러한 배경하에 과거엔 Fed 역시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불린 바 있다. 인플레 압력이 나타나면 기준금리를 올려 인플레가 실제로 발생하는 것을 차단했다.
그러나 지금의 Fed가 과연 과거와 동일한 대응에 나설 수 있을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의 기초체력(인구, GDP 성장률 등)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경제를 사람으로 비유해본다면 1970년대 건장한 청년이었던 미국은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통화긴축과 같은 강력한 처방을 쓰더라도 빠른 회복력을 보였다.
이제 중년을 거쳐 장년이 된 미국 경제(고령화 등에 따른 구조적 저성장 국면 진입)는 이전처럼 강한 처방을 쉽게 내릴 수 없게 됐다. 기초체력이 과거보다 떨어진 상황에서 과거와 동일한 대응을 할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970년대와 지금을 대비해보면 미국 경제의 부채에 대한 부담은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시장이 인플레 우려에 따른 빠른 긴축을 걱정하고 있지만, Fed는 고용을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에 기반한 신중한 정책 대응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경제가 실제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로 둔화된다면, 통화정책은 다시 정상화를 거두는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Fed가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연내 테이퍼링을 구체화하고 첫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을 앞당겼지만 이는 물가에 대응한 긴축 전환이라기보다 중장기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통화정책 정상화 추진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현 상황을 과거와 동일시하며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공포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 경기·물가 부정적 영향 완화...향후 성장 기대 주목
현재 공급 병목현상은 코로나19 여파로 여러 지역에서 생산 및 물류 활동이 정상화되지 못한 가운데 주요국의 전력난과 에너지 가격 급등 등 다양한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빠르게 해소되기가 어렵다.
하지만 경기와 물가 측면에서의 부정적 영향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월 FOMC에서 Fed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7.0%에서 5.9%로 낮추는 동시에 2022년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8%로 크게 상향 조정했다. 이는 회복의 속도가 지연될 뿐 내년 이후 중장기 성장세는 유효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최근 주요국의 델타 변이 확산세가 둔화되고 있고 미국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는 반등을 나타내는 등 경기 회복 모멘텀은 개선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인플레가 경기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한편으로는 물가 상승이 수요 견인에 따른 경기 확장의 근거라는 점도 함께 주목해야 한다. ‘위드 코로나’에 따른 주요국의 추가 경제 재개(re-opening), 재정정책 강화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매크로 환경은 둔화 국면에서 벗어나 중장기 회복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과 함께 약세장에 진입한다는 과도한 해석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한 적절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위험자산 분할매수를 활용해 인플레 불안에 따른 변동성 국면에 대응할 것을 제안한다. 주식에서는 금리 상승 및 원자재 가격 강세하에 가치주를 확보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에 업종 중에서는 금융주(금리 상승 국면에 실적 개선 부각 가능성), 에너지주(공급 차질에 의한 유가 상승세), 리오프닝 관련주(델타 변이 확산세 완화)가 긍정적일 전망이다. 인플레와 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지만 이러한 우려가 극대화되는 시점은 오히려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현재 공급 병목현상은 코로나19 여파로 여러 지역에서 생산 및 물류 활동이 정상화되지 못하는 가운데 주요국의 전력난과 에너지 가격 급등 등 다양한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빠르게 해소되기가 어렵다. 하지만 경기와 물가 측면에서의 부정적 영향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월 FOMC에서 Fed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7%에서 5.9%로 낮추는 동시에 2022년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8%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회복 속도가 지연될 뿐 내년 이후 중장기 성장세는 유효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최근 주요국의 델타 변이 확산세가 둔화되고 있고 미국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가 반등을 나타내는 등 경기 회복 모멘텀은 개선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인플레가 경기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한편으로는 물가 상승이 수요 견인에 따른 경기 확장의 근거라는 점을 함께 주목해야 한다. ‘위드 코로나’에 따른 주요국의 추가 경제 재개(re-opening), 재정정책 강화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매크로 환경은 둔화 국면에서 벗어나 중장기 회복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과 함께 약세장에 진입한다는 과도한 해석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한 적절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위험자산 분할매수를 활용해 인플레 불안에 따른 변동성 국면에 대응할 것을 제안한다. 주식에서는 금리 상승 및 원자재 가격 강세하에 가치주를 확보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에 업종 중에서는 금융주(금리 상승 국면에 실적 개선 부각 가능성), 에너지주(공급 차질에 의한 유가 상승세), 리오프닝 관련주(델타 변이 확산세 완화)가 긍정적일 전망이다. 인플레와 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지만, 이러한 우려가 극대화되는 시점은 오히려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글 홍동희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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