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부동산, 거래절벽에도 강보합...부채 등은 변수
내년 부동산 시장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부동산 관련 전문가들은 2022년에도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금리 인상과 강력한 대출 규제에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예정돼 있어 변동성이 많은 상황에 부동산 분위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보호시(牛步虎視)’의 자세로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하고 호랑이 같이 예리하고 무섭게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2 부동산 시장, 고점 vs 상승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앞으로의 집값(부동산)이 어떻게 될 것인가’다. 키움증권 리서치 센터는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선심성 정책으로 가격 상승 추세가 2022년에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부동산 과열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에 대해서는 경고했다. 정책 기조를 변경하지 않을 경우 주택가격 상승과 함께 가계부채 증가가 2023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구조조정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2023년 가계부채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200%에 근접한 4000조 원 규모로 추정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높은 레버리지와 측정이 불가능한 비제도권 대출인 전세보증금을 이용한 갭투자 중심의 고위험 부채 위주로 급증할 전망”이라며 “자산가격 하락으로 부채 위험이 수면 위로 부상할 경우 은행, 정부 부채 등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경제 브리프’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기준금리 인상, 대출 규제 강화, 주택 공급 확대로 2021년 14.9%에서 2022년 3.7%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소는 기준금리 인상,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른 대출 규제 강화, 주택 공급 확대로 인해 올해보다는 상승 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가계부채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점검한 결과 내년에 경기 침체 또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 가능성은 낮지만 집값은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2년은 재건축 규제 완화의 기대감으로 수도권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집중돼 가격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2년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재건축 아파트 단지 중 60%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으며 재건축 규제 완화는 투자 수요를 유인해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 요인이나 중장기적으로 민간 부문 공급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른 대출 규제 강화가 예견돼 있어 그에 따라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원의 ‘2022 건설 부동산 경기 전망’에 따르면 주거용 부동산 매매가는 2%대 상승세를 보이며 완만한 호조를 나타내고 전세가는 올해 마찬가지로 6%대 급등할 것으로 관측됐다.
[big story] 부동산, 거래절벽에도 강보합...부채 등은 변수
대출 규제 vs 풍부한 유동성, 주택가격 향방은
NH농협은행 All 100자문센터 연구소는 내년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 인상과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시행은 수요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3.8%)보다 0.2%포인트 높인 4%로 발표했다. 많은 기관의 긍정적인 경제 전망과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은 자산 가치의 상승 요인이 된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올해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3분기 이후 대출의 양적 관리를 강화하면서 거래량이 줄고 상승세가 둔화되는 등 수요가 위축되는 분위기다.
기준금리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보다는 낮고, 대출 규제도 올해 말로 한시적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단기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향후 가계부채 관리의 핵심은 금융기관의 상황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보유한 DSR을 연소득 대비 40%(은행권) 이하의 비중으로 차주인 개인에게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최근 주택가격 상승 요인의 큰 부분이 과잉 유동성과 저금리로 인한 것임을 감안했을 때 주택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DSR 규제의 조기 시행과 금리 인상이 지속된다면 수요자가 느끼는 부담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big story] 부동산, 거래절벽에도 강보합...부채 등은 변수
주택 수급 불균형·공급 부족 문제는 내년에도 여전
연구소는 주택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급 요인으로 입주 물량을 꼽았다. 2021년 아파트 입주 물량은 28만4000호 수준으로 전년도에 비하면 21.5% 줄어든 수치다. 내년에는 약 30만 호, 2024년에는 17만8000호로 지속적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수요자의 관심이 가장 큰 서울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4만6000호 정도의 입주가 이루어졌는데, 2021년은 3만2000호, 내년에는 2만 호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진단했다. 3기 신도시 등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급 계획들이 신속하게 진행돼도 입주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공급 부족 이슈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김효선 연구원은 “주택가격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높고 대출과 세금 등에 대한 부담감이 커져 일부 매매 수요는 대기 수요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전세 수요 증가의 원인이 되면서 다시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ig story] 부동산, 거래절벽에도 강보합...부채 등은 변수
대선·지방선거 등 대형 정치 이벤트는 변수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도 주요 변인으로 떠올랐다. 지역 간 격차 문제가 선거 당시 항상 거론되는 이슈라는 점과 수도권과 지방의 인구수가 역전되는 등 인적자원 유출이 심각해 격차 문제가 더욱 강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당선인들의 공약 중 상당 부분이 부동산 및 개발 공약에 속하며 선거 전까지 부동산 시장에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특히 정치 이벤트에 영향을 받는 상품은 재건축 아파트와 토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의 경우 보수진영의 우세가 점쳐질수록 상승세가 커진다는 흥미로운 결과도 나왔다. 또 지역 격차 해소 공약은 대규모 토지 개발 등을 동반해 토지가격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공급 전망 중 인허가 물량은 51만 호에 달해 지난 2018년 이후 4년 만에 50만 호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양 물량은 미분양 축소와 분양 시장 등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며 2021년 38만 호에서 내년 40만 호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2022년 매매가는 전반적으로 상고하저 움직임을 보이며, 전국 2.0% 상승, 수도권 3.0% 상승해 올해 대비 상승세가 꺾일 전망이다. 반면 2021년 6.8% 규모로 가파르게 상승한 전세가격은 2022년에도 6.5%대 오르며 상승세가 좀체로 수그러들지 않는다는 관측이다. 특히 전세는 내년 8월부터 임대차 보호법으로 보호받던 세입자들에게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기간이 다가옴 따라 상승 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밖에 물가상승률을 훌쩍 넘어선 전국 주택가격 상승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986년 1월 이후 소비자물가지수는 3.43배 올랐지만 KB 전국 주택 매매가격 지수는 3.51배 상승했다.

2022 전문가들의 부동산 키워드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 “금융 부실화 뇌관은 수익형 부동산”
[big story] 부동산, 거래절벽에도 강보합...부채 등은 변수

“주택가격 급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의 ‘부채주도 성장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 정부 뿐 아니라 현 정부에서도 저금리 정책 등 유동성 확대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코로나 위기 이후 캐나다 미국에 이어 한국이 세 번째로 부채 증가율이 높은 나라로 나타났다.
향후 금융 부실화의 뇌관은 수익형 부동산의 될 가능성이 높다”




[big story] 부동산, 거래절벽에도 강보합...부채 등은 변수
김효선 NH농협은행 All 100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
“대선 및 지방선거 등 주택 시장의 상승 요인 작용”

“선거를 치를 때 마다 다양한 부동산 공약이 수요를 자극시켜 주택시장에 또 다른 상승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주택 공급 측면에서는 재건축, 재개발 등 재정비 사업과 관련해 강남3구 등의 주요 재건축 단지나 강북 도심권 노후 빌라의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세금이나 대출 관련 일부 완화 공약이 예상되는 만큼 이는 당선 결과에 따라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큰 변화도 예상할 수 있다. 지방 선거 과정에서는 지역별 개발 계획이나 아파트 단지별 공약이 있을 수 있어 전국 지역별 상승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거래 절벽 속 강보합세”
[big story] 부동산, 거래절벽에도 강보합...부채 등은 변수

“전반적으로 거래 절벽 속 강보합세가 예상된다. 입주물량 감소에 전세난 지속으로 급락보다는 박스권에서 강보합세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내년에 임대차3법 시행 만 2년이라 당시 재계약을 했던 세입자가 오른 전세금을 월세로 올려 반전세로 계약을 하거나 아니면 외곽에 작은 집을 사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전세를 벗어나 내집 마련을 어느 정도 할 것인지가 시장의 핵심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