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까 불릴까 자산관리 선택지는
이재경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대표(전무) 인터뷰


이재경 대표(전무)가 이끄는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PremierBlue) 본부가 고액자산관리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NH투자증권도 최근 급성장하는 고액자산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 7월 프리미어블루 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독립시키고 대표이사 직속 본부로 편제시키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대표가 추구하는 올해 프리미어블루의 전략을 무엇일까. 고액 자산관리 부문에서 명성이 높은 이 대표를 만나 올해의 자산관리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Big Story]이재경 NH투자증권 전무 “고액자산가 시장 리드… ‘개인 OCIO’로 차별화”
“기관 중심의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를 프라이빗뱅킹(PB) 비즈니스에 접목시켜 고액자산가 시장에서 톱티어(top-tier)로 도약하겠다.”

최근 고액자산가 시장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면서 금융권의 영토 확장이 거세지고 있지만 이재경 대표의 표정에는 자신감과 여유가 넘친다. 지난 25년간 고액자산가들을 만나면서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와 시장의 트렌드를 잘 알고 있어서일까. 이 대표는 “프리미어블루 본부는 NH투자증권이 가지고 있는 훌륭한 인프라를 PB 비즈니스에 접목시키며 최근 성장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IB 명가로 유명하지만 OCIO 역시 증권사들 중에서 독보적인 1위를 점할 정도로 우수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NH투자증권의 OCIO 투자일임 계약고는 29조 원에 달하는데 증권사들 중에 계약고가 가장 많다. 시장점유율에서도 NH투자증권은 OCIO 투자일임 계약고 2위 증권사와도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

그는 “OCIO 분야에서 NH투자증권이 증권사 중에선 1등이지만 고액자산가를 위한 개인 OCIO 시장에서는 우리가 절대 강자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업계의 톱티어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만이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를 잘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이 단숨에 초고액 자산관리 서비스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시작한 데에는 이 대표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한국씨티은행에서 4년, 삼성증권에서 20여 년을 고액 자산관리 시장에서 몸담으며 스타 프라이빗뱅커(PB)로서 명성이 높다. 특히 삼성증권에서 10여 년간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초고액자산가 관리 서비스인 SNI(Samsung & Investment)를 업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본부는 본래 WM사업부 산하에 편제돼 있다가 2019년도에 별도 본부로 독립했다. 고액자산가를 위한 전문적이면서 명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다.

이 대표는 “고액자산가 시장은 업권 간의 경계가 모호한 시장”이라며 “따라서 차별화를 갖추지 못하면 타사가 하는 서비스와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기업금융(IB)과 리테일, PB 비즈니스를 결합하면 자산관리 서비스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올해 고액 자산관리 서비스의 큰 전략은 단순히 어떤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인 OCIO 시장을 공략하고 IB딜 상품을 판매하는 등 회사 내 본부들과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본부들이 각각 윈윈하는 성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ig Story]이재경 NH투자증권 전무 “고액자산가 시장 리드… ‘개인 OCIO’로 차별화”
다음은 이재경 대표와의 일문일답 내용.

최근 고액자산가 시장 분위기는 어떤가..
“고액자산가 시장은 회사 규모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최근 들어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프리 IPO 시장에 투자하는 고객들이 많아졌고, 지난 2~3년간 비상장 벤처기업들이 상장을 하면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수십조 원 규모의 기업들이 탄생하고, 인수·합병(M&A) 시장도 커지면서 스톡옵션을 받거나 비상장 주식을 보유했던 다양한 경제적 이해관계자들의 자산 규모가 급증했다. 실제 30억 원 이상의 개인 자산가들은 지난 1년간 우리 본부에만 20% 가까이 늘어났다.”

고액 자산관리 시장에서의 오랜 경험이 있지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고액자산가 시장은 생산성 대비 비용 구조가 높기 때문에 회사로부터 항상 수익 가능 여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고액자산가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그간의 설움을 전부 보상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실제 고액자산가 시장의 성장세를 최근 7~8%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 시장은 은행, 증권, 보험 등 업권 간의 경계가 없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 주도권을 갖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최근 성과는 성공적이라고 자부한다.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에 있던 자산이 증권사로 많이 넘어왔고, 증권사의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PB 비즈니스가 최근에는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고 본다.”

타사가 가지고 있지 않은 서비스의 장점은 무엇인가.
“NH투자증권은 자타가 인정하는 IB 명가라는 점에서 현재 우리 본부도 그 덕을 많이 보고 있다. IB본부에서 성사된 거래에 대해 프리미어블루의 PB 서비스로 연결하거나 고액자산가들의 매각 건이 발생했을 때 거꾸로 IB본부로 연결해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이러한 시스템이 정착 단계 전이라서 앞으로는 IB본부와의 협업을 더욱 강화해 서로 윈윈하면서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 IB-리테일-PB가 협업을 이룬다면 엄청난 고액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을 어떻게 갖추고 있나.
“프리미어블루는 WM사업부와는 인센티브나 지점장제도가 전혀 다른 구조다. 영업형 지점장 제도를 도입해서 지점장들도 영업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객과의 미팅에서 PB 혼자 독대하지 않고 항상 본사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을 응대할 때 팀을 이루는 방식에 대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최근 기억나는 성과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지만 가장 큰 변화는 컨설팅팀을 새롭게 꾸려서 고객을 응대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고객 입장에서 응대가 가능하도록 PB가 한 팀을 이루거나 리서치센터장, 본부장 등이 동반해서 미팅을 성사시키도록 하고 있다.”

올해 어떤 목표와 전략을 구상하고 있나.
“NH투자증권은 IB와 OCIO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인프라를 잘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것이 올해의 전략이자 목표다. 특히 프리미어블루 본부의 올해 전략은 개인 OCIO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NH투자증권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 즉 잘 만들어진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매출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초반에는 OCIO 시장을 놓고 돈이 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현재 증권사 중에는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우리가 OCIO와 시너지를 내는 사업 방향성을 놓고 더 많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 IB본부에서 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고유계정 북을 셀다운해서 고액자산가에게 리패키징해 판매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안정성이 확보된 헬싱키 프로젝트도 계속해서 추진하려고 한다. 앞으로는 고액자산가를 위한 PB 비즈니스가 IB와 OCIO, 리테일과의 협업을 통해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PB가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PB는 고객에게 항상 신뢰와 진정성이 느껴질 수 있는 서비스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고객이 원하는 시장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회사에서 전문가들을 최대한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프리미어블루 본부는 120명 정도의 PB들이 정-부 관리자가 한 팀을 이뤄 고객을 상대하고 있다. 팀 체제로 꾸려 고객을 상대하는 이런 시스템은 NH투자증권만이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본다.”


이재경 대표(전무)는
1992~1995년 인텔코리아 마케팅부
1995~2002년 한국씨티은행 PB
2002~2021년 삼성증권 삼성타운센터 본부장(전무)
2021년~현재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대표(전무)


글 이미경 기자 |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