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한 데카몬 대표 인터뷰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 이어 대형주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악재가 쏟아지며 코스피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과연, 투자자들에게 올해 주식시장은 ‘줍줍’의 기회일까, 악재의 연속일까. 이 질문에 누구보다 바짝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 투자 전문가이자 인기 유튜버, 사업가, 그리고 이제는 작가로 거듭난 배진한 데카몬 대표를 만나 투자의 방향타를 짚어봤다.
배진한 “쉬어가는 주식시장, 하반기 다시 움직일 것”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동학개미’, ‘주린이’의 탄생까지 활황을 이어갔던 자산시장이 연이은 당국의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지수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올해 추가 금리 인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이 가시화되고 있어, 투자자의 심리를 꽁꽁 얼어 붙이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올해 주식시장의 향배는 어떻게 이어질까. 주식투자 전문가인 배진한 데카몬 대표는 “지난해 지수가 많이 올라 쉽지 않은 시장이긴 하지만 올해 1분기를 지나 하반기에는 우상향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 대표는 현재 구독자 23만6000명의 인기 주식투자 유튜버로, 주식에 진심인 ‘주린이’들 사이에서는 꽤 입소문이 나 있는 투자 전문가이자 사업가다. 그는 지독한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고 싶었던 청소년 시절부터 성공한 사업가를 꿈꿨다. 반드시 부자가 되리라 마음먹었고 성인이 돼 투자를 시작했다. 운이 좋아서인지 500만 원을 투자했는데 5000만 원의 수익을 올렸고, 그 돈으로 꿈꿨던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꿈만 가지고 초기 사업을 시작했기에 냉혹한 현실과 마주쳤고 결국, 쓰라린 폐업을 마주했다.

이후 20대 후반, 그는 사업에 재기하기 위해서 자금이 필요했다. 자금을 만들기 위해 주식투자를 좀 더 열심히 하기로 했고, 그렇게 20여 년 진심을 다해 투자를 하다 보니 슈퍼개미가 됐다. 그 과정에서 대륙제관, 국일제지 등 다수의 회사에 5% 이상의 지분 취득을 신고했고, 여러 종목에서 1000% 이상 수익을 올린 그는 20여 년간 연평균 50% 이상 수익률을 달성했다.

현재는 투자사인 노블리제인베스트와 교육 플랫폼인 데카몬, 반찬천국 등 여러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IMF 외환위기, 닷컴버블,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으며 폭락장과 상승장을 두루 경험했던 그는 성공한 투자자로 투자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자 최근 저서 <투자를 잘한다는 것>을 집필했다. 아직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투자로 부를 이룰 수 있도록 친절한 멘토링을 이어나가는 배 대표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새로운 미래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주식투자 노하우와 올해 주식 전망에 대해 이야길 나눠봤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 돈에 대한 애착으로 이어진 걸까요. 어쩌면 결핍이 성공의 씨앗이 됐다고도 보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경제적인 이유로 부모님 사이가 좋지 못했습니다. 자주 싸우셨죠. 그나마 형과 누나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대학을 가긴 했는데 저까지 갈 만한 형편이 못 됐어요. 그래서 일반 대학 대신 방송통신대에 들어가서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제적 자유를 꿈꿨습니다. 그런데 막연했죠. 특히, 제가 베이비붐 세대라 당시 입시부터 취업까지 모든 게 경쟁이 치열했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 늘 고민이 많았고,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돈이 필요했으니까요. 횟집 주차도우미부터 신문배달, 우유배달, 건설현장의 막노동까지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큰돈을 벌기 위해서는 사업을 해야 한다는 꿈도 키웠죠. 아르바이트만으로는 자본의 한계가 있어서 회사에도 다녔어요. 물론, 취업도 녹록지는 않았어요. 단, 포기하지 않고 취업을 위해 전기기사, 전기공사기사, 소방기사 등 각종 자격증 공부도 열심히 해서 1년 반만에 세 가지를 취득했죠. 이 자격증들을 토대로 전기공사 업체와 KT에서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었어요. 이런 경제적 자유에 대한 절실함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아마, 제가 금수저로 태어났다면 방탕하게 살았을지도 몰라요.”

슈퍼개미 유튜버로서도 성공을 얻었는데 책을 쓰게 된 이유는요.
“솔직히 처음엔 출판사의 권유가 컸죠. 그래서 고민을 좀 했는데 살면서 내 자서전 하나 정도는 책으로 남겨둬도 좋지 않을까 싶어서 집필하게 됐습니다. 주변에서도 많은 조언을 해주셔서 겸사겸사 책을 냈습니다.”

지금 주식시장이 굉장히 어려운 장입니다. 올해 주식투자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꼭 시장이 어렵다기보다는 지난해 지수가 많이 올라서 지금은 쉬어가는 장세로 보여요. 물론, 고점에서 주식을 사신 분들에겐 굉장히 힘든 시기일 겁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좋은 종목은 계속해서 순환매가 이뤄지고 있어요. 가령, 지난해 메타버스·2차 전지·게임주들을 선택한 분들은 올해도 나쁜 흐름은 아닐 거예요.

다만, 올해는 금리 인상이 시작된 만큼 시장이 녹록지는 않아요. 아마 앞으로도 금리 인상이 될 때마다 조금씩 충격은 가해질 테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예방주사는 이미 맞았다고 봐요. 추가로 1~2% 금리 인상까지는 큰 충격 없이 하반기에는 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보여요. 문제는 인플레이션과 실적이 동반될 수 있느냐인데, 현재 우리나라는 올해 순이익 면에서 10%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성장 가능성이 더 크죠. 주가는 실적을 선행하기 마련이니까 올해 1분기 지나서 시장이 움직이지 않으까 싶습니다.”

저서에서 주식투자를 잘 하기 위해서 미래를 읽는 연습을 하라고 누누이 강조하셨는데, 어떤 학습이 필요할까요.
“다들 주지하시다시피 신문이나 책 등 다양한 정보들을 습득하는 건 기본이죠. 단, 그 정보와 연관해서 상상하는 능력을 키우셔야 해요. 가령 예를 들어볼게요. 최근 BMW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서 전자잉크(E-ink)를 활용해 차량 외장 색상을 원하는 대로 변경하는 ‘iX 플로’를 공개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10~20년 전 이런 차가 있으면 무조건 성공하겠다 싶었어요. 생각해보세요. 기분에 따라 혹은 취향에 따라 자동차는 물론, 휴대전화, 냉장고 등등 가전제품의 색을 변하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매력적이겠어요. 제가 이공계를 전공했다면 꼭 한번 관련 기술을 접목한 사업을 해봤을 겁니다. 정작, 여기에 필요한 기술력은 생각보다 간단한 경우도 많아요. 더 중요한 건, 사람들의 미래 니즈를 상상해보려는 자세죠. 이런 것들이 산업 트렌드를 읽고, 주식투자를 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돼요.”

신문 외에 책이나 영화도 많이 보시나요.
“그럼요. 특히 저는 SF영화를 무척 좋아해요. 쉬는 날에는 여행을 자주 가고, 골프도 치고, 명상도 즐겨요. 너무 일에만 치우쳐 살기보다는 이런 여유를 가질 때 스스로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커지거든요.”

요즘 상상하는 미래 투자 섹터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우선, 저는 하늘을 나는 차는 무조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그건 모두의 로망이기도 하잖아요. 지금 당장 실현되진 않더라도 한 5~10년 이후엔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로봇 시장도 마찬가지고요. 이제는 더 현실에 가까이 다가왔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로봇공학 기술에 힘쓰는 것도 시대적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머지않아 우리 일상 곳곳에 로봇들이 눈에 띄게 될 거라고 봅니다. 그 밖에도 의학 분야에서는 ‘이종장기’도 점차 실용화될 거 같아요. 실제로 최근에 미국에서 돼지의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장기이식’에 성공했다는 소식도 나왔잖아요. 관련 분야의 발전이 더 가속화될 거라 생각합니다. 자율주행차나 레일로 충전되는 자동차 인프라 역시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투자 원칙으로 ‘저삼고팜(쌀 데 매수, 비쌀 때 매도)’을 얘기하셨습니다. 사실 투자자들에게 진리 같은 말이기도 한데 동시에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저평가된 소외주들을 발견하고, 매수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누구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쉽게 투자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이 투자하는 분야에 대한 확실한 신뢰가 없어서 그래요. 예를 들어보죠. 카메라 렌즈를 만드는 중소형 주식을 찾았다고 가정해봅시다.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지만 매출은 꾸준히 오르고 있고, 무엇보다 앞으로 자율주행차 시장이 확장되면 관련 카메라 렌즈 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거든요. 자동차 외에도 로봇에도 사용할 수 있고, 다양한 기기에 접목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회사가 저평가돼 있는 상태일 때, 주가가 조금만 내려가도 사람들 대다수가 그걸 기다리질 못해요. 가령, 일시적으로 실적이 빠지기만 해도 매도를 하죠. 왜냐하면 자기만의 확실한 투자 신념이 없어서예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직접 뛰어야죠.

회사에 대한 정보도 찾아보고, 직접 회사 탐방도 하거나 전화를 걸어서 회사 사정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고요. 이런 과정을 토대로 신뢰가 쌓여야 진짜 ‘저삼고팜’을 할 수 있고, 이 과정을 겪은 사람만이 다시 자신 있게 투자를 할 수 있답니다.”

보통 매수한 주식은 얼마나 오래 보유하나요.
“종목마다 차이는 있는데 저는 평균 3년은 보유하는 것 같아요.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도 보유하긴 하는데, 3년 정도는 가지고 있어요. 사람들이 주식을 사서 오래 보유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단기간 내 일확천금을 원해서 그래요. 그건 욕심이고, 자칫 잘못된 투자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배진한 “쉬어가는 주식시장, 하반기 다시 움직일 것”
대륙제관과 국일제지 에피소드가 역시 인상적입니다. 무엇보다 대륙제관의 경우, 대표님이 가진 네트워크, 실전 지식 등을 투자에 활용한 사례기도 한데, 두 종목 외에도 그런 비슷한 사례가 있나요.
“흔히 지난해 ‘흠슬라’로 불린 HMM이 비슷한 성공 사례입니다. 제가 해당 주식을 매수할 때 주가당 3000원 정도였는데 수익률이 1500%가 됐죠. 사실 몇 년 전까지 HMM은 적자가 이어졌어요. 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들이 있었지만 전 결코 그렇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어요. 일단은 KDB산업은행이 HMM을 인수했잖아요.

주식시장의 선례들을 봤을 때 대형 금융사가 위기에 처한 기업을 인수한 뒤, 회사가 정상화되는 사례가 많았죠. 무엇보다 HMM은 국내 유일의 대형 컨테이너선 선사이고, 항만에서도 상하차 하역을 다 도맡는 회사죠.

사실상 독과점을 하고 있는 만큼 향후 원양선사로서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파악했어요. 해운업 경기가 상승기에 접어들면 수익성은 보장된 회사라고 예상했죠. 제 예상대로 HMM은 2020년 2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어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그때도 사람들은 흑자 전환에 성공한 HMM에 관심이 없었어요. 지금으로선 신기하죠. 결국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건 이듬해 HMM의 주가가 폭발적으로 오르면서였어요. 투자의 성공은 공부하고 상상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습니다.”

투자의 다양한 원칙을 강조하셨습니다. 그중 주린이에게 특히 더 강조하고 싶은 원칙이 있다면요.
“사실 요즘 투자자들 상당수가 기본적으로 분석은 다 잘하는 것 같아요. 결국 중요한 건 멘탈 관리더라고요. 이 부분이 특히 취약한 경우를 많이 봤어요. 방법은 앞서서도 말씀드렸지만 결국 자기가 투자하려는 종목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폭락장에서도 멘탈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매수도 중요하지만 역시 주식은 매도의 예술이라고들 합니다. 적정한 매도의 시기는 어떻게 정하면 좋을까요.
“딱히 이때다 하는 순간은 없어요. 기본적으로 저는 오를 때마다 분할매도를 해요. 참 재밌는 게 사람의 심리가 아무리 올라도 좀 떨어지면 팔지를 못해요. 가령, 1000원짜리 주식이 10000원이 됐다고 가정해보죠. 그런데 욕심이 생겨서 좀 더 보유하다가 9000원으로 주식 가격이 하락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깝다고 느껴져서 하락장이 예상돼도 팔지를 못하는 거예요. 만약 저라면 1000원짜리 주식이 2000원이 됐다면, 일단 원금은 회수하고 나머지 주식이 텐배거가 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분할매수 하겠어요. 그리고 가급적이면 저는 주식을 양봉에 팔고, 음봉에 사요. 무엇보다 지나친 욕심은 주식투자에서 독입니다. ‘생선 대가리와 꼬리는 고양이한테 나눠줘라’ 하는 마음으로 매도하세요.”

자녀들의 주식투자 교육을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관련 교육을 시킨 걸로 아는데, 어떻게 교육하는 것이 합리적일까요.
“제가 청소년 금융아카데미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일단 아이들에게 돈의 흐름을 먼저 가르칩니다. 자본의 역사는 물론이고, 왜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을 투자해야 하고, 자기만의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이해시키죠. 그리고 실제로 주식을 금융교육 목적으로 자녀들에게 주식투자를 직접 하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가령, 아이가 특정 게임 회사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좋아하면 함께 상의해서 관련 회사에 투자도 해보는 식이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주식투자에 대해 입체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업가, 트레이더, 장기투자자, 유튜버, 작가 등등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성공하는 자신만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요즘은 새롭게 시작한 스타트업 사업을 키워 나가는 재미가 큽니다. ‘데카몬’이라는 지주사 밑에 교육 중개 플랫폼 사업을 하는 ‘레슨몬’, 청소년 금융아카데미 사업을 하는 ‘파인스타트 아카데미’, 기업 분석 플랫폼 사업을 하는 ‘블릿’ 등을 운영 중입니다. 물론, 아직 제대로 만든 건 없지만 ‘세상에 없는 사업’을 꼭 이루겠다는 간절함으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완전 맞춤형, 환자식 반찬 사업도 피버팅 중인데 이러한 사업들의 가장 큰 목적은 세상을 이롭게 만들고자 하는 바람입니다.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을 창조하고 싶습니다.”

역발상 투자도 강조하셨습니다. 지금으로선 어떤 역발상이 필요할까요.
“지난해 메타버스,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NFT), 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올라갔습니다. 이제는 그것보다 남들이 잘 관심을 두지 않는 지주사나 오히려 중장비·제철 섹터들을 유념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증권주, 보험주도 마찬가지고요. 또한 위드 코로나 시대가 온전히 정착되면 카지노 쪽이나 여행, 영화 관련 주식들도 향후 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단, 재료만으로만 너무 많이 오른 NFT·메타버스·게임주 투자는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글 김수정 기자 사진 서범세 기자
김수정 기자 hohokim@hankyung.com